소세키와 글쓰기

9.3 청소 공지

작성자
감자
작성일
2016-08-29 18:36
조회
399

9월이 왔습니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끝나지 않을것 같던 여름도 벌써 끝이네요.


이번 세미나에서는 소세키의 <문학론 서>, 고진의 <문학의 쇠퇴-소세키의 문학론>, 소세키와 영문학에 대한 논문 3편을 읽었습니다. 논문 읽기가 익숙치않기도 했고, 또 '카니발적 세계감각'이나 , '민중적 웃음', '라파엘전파' 등등 배경지식이 전혀 없던 상태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어려운 말들이 많아서 애를 먹었었는데 채운쌤의 설명도 듣고, 조원들끼리 서로서로 물어가며 어려웠던 부분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던 것 같아요(또 까먹으면 안 될 텐데...).


근대 이전으로 돌아가자 제창했던 라파엘전파의 움직임(전근대), 자본주의와 국가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런던과 도쿄의 근대, 그 근대에 반하는 반 근대(니체), 그리고 동양의 전근대까지...이 전부가 혼재된 게 소세키의 근대였습니다. 우리에게도 근대는 남아있고, 그런 근대가 끼친 영향과 폐해가 뭔지 논하는 포스트-근대도 있습니다. 근대와 탈근대가 공존하는 시기에 있으면서 우리는 또 근대를 처음 마주한 소세키의 글을 보고 있습니다.(우리도 매우 복잡한 것들이 혼재되어있네요. 어질...) 그래서 채운쌤은 이렇게 복잡한 흐름 속에서 소세키의 문제의식을 얼마나 예리하게 간파해내느냐에 따라서 지금 우리의 시대도 함께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런 의미에서 소세키가 어떤 시기에 어떤 내용의 강의를 했고, 어떤 글을 썼고, 누구에 대해 언급했는지 등 각자 소세키 연보를 만들어 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도 하셨습니다. 점점 공부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것 같아요. 스턴과 스위프트의 작품도, 하이쿠도 읽어봐야 할 것 같고ㅠ


최명숙 선생님의 논문을 읽으며 지난 <런던소식>을 읽고 나서 ‘어? 왜 여기에 갑자기 뜬금없이 중세배경이 나오지?’ 했던 물음이 조금 풀리기도 했는데요. 최명숙 선생님이 영문학의 영향을 받은 소세키가 영문학에서 얻은 힌트들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본 것이라고 해석한 반면, 채운쌤은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소세키는 이전의 사생문 전통, 만담전통 등을 끌고 와 영문학에 대한 나름의 저항하는 글쓰기를 보여준다는 연구도 있다고 하셨어요. 심지어 노장사상과 연결한 논문도 있다고...


어찌 보면 소세키의 작품에서 전혀 글 하나에 공존할 것 같지 않은 동양의 문(文)과 서양의 문학 둘 다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한 편, 그럴 수 있던 건 소세키가 영문학에서나 일본의 문학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들까지 아우르는 엄청난 공부를 했기 때문일 것 같아 그가 새삼 대단해 보이기도 하네요.


다음 시간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공통과제를 써오면 됩니다.


간식은 옥상쌤입니다.


 
전체 2

  • 2016-08-29 19:30
    오, 나만 빼고 모두 재미난 시간을 보내셨네요. 부럽.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만 보면 생각나는 이야기 -> 제목을 듣고 "로소"라는 이름의 고양이 이야기인줄 알았다던 어떤 사람ㅋ

  • 2016-09-01 00:06
    "스턴과 스위프트의 작품도, 하이쿠도 읽어봐야 할 것 같고ㅠ" << 이거 너무 위험발언 같은?? ㅋㅋㅋㅋ 논문 읽는데 가장 걸림돌이었던 건 소세키가 읽은 것은 너무나 많은데 우리는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못 읽은 <고양이> 부터 읽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