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절탁Q 2월 22일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7-02-16 21:12
조회
342
안녕하세요. 절탁 Q 첫 시간은 어떠셨는지요? 다른 조의 상황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희 2조 같은 경우에는 많이 헤맸습니다. 채운쌤이 화두로 던져주신 좋은 혼과 좋은 삶 그리고 대화 방식을 주제로 얘기하려 했는데, 좀 난잡하게 주제를 마구 옮기면서 얘기했습니다. ㅎㅎ;; 시간이 지나도 아마 이 부분은 해결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결국 끝나고 자기가 모르는 것을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하나라도 건지는 것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겠네요. 남은 8주 지나고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국가란 뭘까? 정치란 뭘까? 흠......' 이런 허무한 대답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빡시게 텍스트와 접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지만....... 모두 파이팅입니다. ^^

전 이번 주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었습니다. 트라시마코스의 말마따나, 소크라테스의 말하는 방식은 말꼬투리를 잡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그가 스스로를 무지자(無知者)를 자처한다는 것입니다. 무지자인 그는 지자(知者)에게 그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물어봅니다. 그런데 이런 물음이 역설적으로 지자가 자신의 앎을 의심하게 만들고, 정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종국에는 무지자인 소크라테스가 지자로 보이고, 지자를 자처한 상대방은 오히려 무지자로 보이는 '소크라테스적 아이러니'가 발생해버리죠...!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서 우리가 건질 수 있는 것은 공부란 자신의 앎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과정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부법은 또 동양의 공부법과 비슷합니다. 자신의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 엽등(獵等)하지 않고 구덩이를 메우듯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 영과(盈科)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가』 1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름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가진 자신의 올바름을 의심함으로써 그 단계를 채워나가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결국 소크라테스의 올바름이 무엇인지 1권이 끝나도 나오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공자와도 살짝 겹쳐 보입니다. 인(仁)에 대한 정의를 하지는 않지만, 마부에게 얘기하는 ‘인’ 다르고 제자들에게 얘기하는 ‘인’이 또 다릅니다. 결국 '인'이 뭔지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 앎은 또 일상에서의 나와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행동을 끊임없이 살피고 반성하고 고치는 과정을 가져야 하고, 소크라테스가 1권에서 올바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도 이와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2조의 한 선생님께서는 ‘오늘 나의 올바름은 딴 곳으로 새지 않고 규문에 와서 학인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ㅋㅋㅋ 앞으로 어떤 논의들이 전개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살~짝 호기심이 생깁니다. 자세한 내용은 양지연쌤과 이현정쌤이 멋진 후기로 풀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다음 주 간식은 서현희쌤과 이정수쌤입니다. 발제는 1조에서 채영님쌤과 배현숙쌤, 2조에서 서현희쌤과 이미영쌤, 3조에서 금란쌤과 임길례쌤입니다. 그리고 후기는 양지연쌤과 이현정쌤입니다. 간식과 발제, 그리고 후기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 만나요!

추신. 혹시 학구열에 불타 좀 더 관심이 있으시다면 R. L. 네들쉽의 『플라톤의 국가론 강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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