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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동사서독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7-03-27 17:22
조회
160
이번 동사서독 전날을 회상해 보자면 저랑 건화, 이응언니가 마치 말라비틀어진 나무처럼 늘어져서 대체 뭘 얘기해야 하는지 몰라 멍하니 앉아 있었답니다. 남곽자기가 자기를 잊은 것과는 다른 것이겠지만…ㅎㅎ 제물론에서 고목이나 재와 같은 이미지가 '나를 잊었다'는 이미지와 연관되는데요, 그것을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볼지 아니면 다르게 볼 것인지는 '나'가 무엇인지, '만물제동'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죠.
장자는 [소요유]에서 大와 小를 나누어 봅니다. 그런데 이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요? 붕새가 하늘로 올라 내려다본 지상은 하늘과 마찬가지로 경계가 없는 것이었는데요. 大와 小를 굳이 나누어 보는 것은 또 무슨 이유일까요? 채운쌤은 大와 小의 차이는 경계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하셨어요. 만약 노자라면 큰 것은 작은 것과 같다는 식으로 썼겠지만 장자가 보기에 경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 구분되는 것이었던 거죠. 그래서 <장자>에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송영자나 바람을 타고 다니는 열자 역시 '자신'과 '바람'에 의지하는 인물이라는 꼬리표가 붙습니다. 둘 다 훌륭하지만 의지할 바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붕이 위대한 까닭은 자신이 의지하는 구름마저도 떨치고 날아가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래서 [소요유] 맨 앞장은 붕의 '변신'으로 시작되는 것인지도.
그런데 이 기대는 것을 벗어나는 일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예컨대 인간세상의 가치로부터 떨어지는 것은 결국 인간세상에 기대는 것입니다. 세속과 세속 아닌 것의 구분이 있는 것이니까요. 끝없는 경지에 머무른 자만이 의존하는 것이 없기 됩니다. 장자는 자기가 없으므로 명예와 비난이 없는 경지를 이야기하죠. 자신의 의지처가 있으면 세계는 매번 같은 모습으로, 자신이 의지하는 관점대로 필터링되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세계를 그 자체로 긍정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처를 떠나서 세계를 겪어내는 것이 세계를 긍정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유란 '~가 없으면 못 살아'가 없는 상태. 아무것도 의존하지 않는 차원입니다.
소요유에는 요임금과 허유의 유명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허유는 '명예는 실질의 손님'이라는 말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을 누리며 만족하는 것이라고요. 만족, 안명(安命), 안분(安分), 모두 <장자>에서 중요한 키워드인데 어쩐지 치열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모습처럼 읽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유가의 입장에서 장자를 보는 것입니다. 장자는 유가와 다른 차원에 서 있었죠. 그에게는 천하를 다스리는 유가의 비전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거기다 장자는 어쨌든 문자로 남았습니다. 장자가 정말 탈속했다면 흔적이 남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지금 버젓이 남은 장자를 읽고 있죠. 유가와는 다른 차원이었지만, 세상에 분명 관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장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우리의 몫이겠지요. 지금까지 읽어온 텍스트들을 이리저리 엮어보면서 생각해 봅시다.

자세한 후기는 건화가 쓸 것이어요^^

<장자> [제물론] 끝까지, [양생주] 읽어옵니다.
제물론으로 한 주제, 양생주로 한 주제 뽑아서 각각 공통과제를 쓸 것
간식은 정옥쌤, 완수쌤.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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