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5. 15 세미나 후기

작성자
민경
작성일
2017-05-16 18:14
조회
228
 

<비극의 탄생>에서 <반시대적 고찰>로 이어진 세미나가 이번 주 막을 내리고 다음 주부터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읽습니다.

전복적인 사상가 니체와 마주하면, 그 탁월함에 기가 질리기도 하고 그의 생애를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니체는 삶을 긍정하며, 정직하고 용감하게 자기 한계를 넘어선 천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위험하고 ‘불온한’ 천재의 사유 안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사위 놀이를 하는 혹은,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는 어린아이가 되어 이 커다란 우주를 놀이터 삼아서 근심없이 놀고 싶어지는 오후입니다.  운명을 사랑하고, 춤추며 사는 삶, 그리고 자기 삶의 끝까지 쫒아가서 그 심연의 무시무시한 디오니소스적 고통을 온 몸으로 살아내는 인간,  찢기고 찢기지만 계속 부활(생성)하는 인간이란 어떤 인간일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그의 안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고 ‘위험하게’ 살고 싶어지는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반시대적 고찰 3 교육자로서 쇼펜하우어 마지막 부분을 함께 읽고 토론했습니다. 여기서 니체는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의 산출이 문화의 목적이라며, 이를 가로 막는 장애물로 나쁜 철학자와 오염된 문화, 학자, 국가 등등을 열거하며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니체는 이런 문화 일반이 천재의 발생을 가로 막는데 특히 독창적인 인간에 대한 거부감은 소크라테스가 ‘우리 시대’(독일 당대)에 살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개탄합니다. 적어도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70세까지는 살 수 있지 않았는가 하고 반문합니다. 물론 그리스시대에도 소크라테스의 ‘돈키호테적’ 사고방식(산파술)이 자기 아들들을 나쁜 방식에 물들게 한다고 화가 난 그 시대 아버지들이 소크라테스를 죽였으나, 그래도 그때는 70세까지는 소크라테스가 살았다고 말하는 니체의 주장이 재미있어서 책을 읽다가 웃었네요.( 대사상가 인데 초등생도 할 수 있는 수준의 논리인 듯해서요)

 

세미나에서는 ‘불쾌감이 없는 자기 수치’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부터, 텍스트에서 니체가 사용하고 있는 자연의 의미, 니체가 말하는 천재의 의미, 축성을 영접한다는 말의 뜻, 개개인을 통제하는 국가의 역할 등등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불쾌감이 없는 자기 수치는 그냥 자기 안으로 들어가서 자기를 응시하고 자기를 만나는 것, 그 자기에게 있는 무엇이든(단점이든 장점이든) 만나고, 수치스러운 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거기서 성장(자기소멸과 망각, 생성)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때 만나는 자기 수치는 불쾌감이 아니라 기쁨으로 만나야 할 듯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수치를 만나는 즉시 새로운 생성을 경험 할 테니 말입니다.  천재에 대해서는 자기를 넘어선 자, 시대를 넘어선 자, 시대의 지평을 넓히는 자, 그리하여 반시대적인 정신, 미래를 여는 정신 등등의 의견이 있었고요.  자연은 생성, 신(神), 생산력 등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축성을 영접했다'는 성스러움을 영접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이외에 ‘철학적 광기를 몸 속에 가진 사람은 정치의 광기를 위한 시간이 없을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철학은 무서운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고요. 특히 ‘새로운 수준의 문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현 체계를 순식간에 전복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철학의 진정한 친구라면 행동을 통해 진리에의 사랑이 무섭고 두려운 것이라고 증명해 보이라는 말이 꽂히네요.  니체에 대해 쓰자니 공연히 주절주절 할 말이 많아지네요. 그러나 바쁜 일상을 생각하면서 여기서 맺습니다.
전체 1

  • 2017-05-16 22:11
    드디어 한 권의 책을 마쳤네요.. 정말 혼자서도 엄두도 못냈을 니체의 책을 함께 읽어주셔서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ㅠㅠ 감개무량.. 지난 주 저녁엔 다들 좋은 시간 되셨나요.. 꼭 조만간 한 번 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