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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2강 (5장~13장) 후기

작성자
귀매
작성일
2017-05-21 22:10
조회
275
이미 꾸려진 이삿짐 더미 사이에서도 도덕경을 함께 읽으며 道는? 眞은?..오묘한 세계를 탐험했습니다. 우샘께서 기가 센 책을 읽으면 혼미해진다고 하셨는데, 저에게는 도덕경도 그런 책들의 범주에 포함되는 듯 하여요.. ..툭탁툭탁 적어봅니다.. -.-;

 

第五章

天地不仁,以萬物為芻狗;聖人不仁,以百姓為芻狗。天地之間,其猶橐籥乎! 虛而不屈,動而愈出。多言數窮,不如守中。

天地不仁은 自然입니다! 만들어 세워 교화를 베풀면(造立施化) 만물이 그 진짜를 잃게되고(則物失其眞)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則物不具存)는 왕필의 주석은 은혜로부터 세우려고 하면 감당이 안된다는 말로 마무리 되는데 自然..자연스러운 것에 대해 사유하고 어렴풋하게나마 ‘아 그래 자연!’하는 순간이 온다면 이 세상을 훨씬 느긋하게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芻狗 는 ‘제웅’이라고 제사에 사용하기 위해 풀로 만든 개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우샘이 때가 되면 사라져야 하니 ‘유통기한이 있는 것’이라고 하실 때마다 너무 재밌어서 웃음을 멈추기가 힘듭니다..왜냐하면 그런 이야기를 하실때의 표정이 너무 순수해보여서요!^^;;  芻狗를 왕필은 풀과 개로 나누어 설명합니다..천지가 동물을 위해 풀을 만들지 않았는데 동물이 풀을 뜯어먹고, 사람을 위해 개를 만들지 않았지만 사람이 개를 먹는 것으로요 ㅠ.ㅠ

多言數窮(다언삭궁)의 數는 보통 숫자를 의미하는데, 이곳에서는 ‘자주 삭’으로 쓰였습니다.

第六章

谷神不死,是謂玄牝。玄牝之門,是謂天地根。綿綿若存,用之不勤。

是謂玄牝 (시위현빈)에서 牝牡는 포유류의 암수, 雌雄은 조류의 암수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玄은 알 수 없고 인식할 수 없는 不可知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是謂天地根 (시위천지근)에서 根은 시작되는 곳(始)이자 太極, 1장에서도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라는 비슷한 문장이 나왔었지요..

綿綿若存(면면약존)의 綿綿은 육안으로 볼 수 없으리만큼 매우 가늘게 이어진 상태입니다. 우샘은 이 부분에서 세포에서 나오는 실 같은 상태.. 등등 생물학적 지식을 선보이시며 이해를 돕기 위해 애쓰셨어요.

用之不勤 (용지불근)의 勤을 왕필은 ‘勞’로 보았습니다 (無物不成而不勞也) 수고롭지 않게 한다고 풀면서 ‘고갈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음을 덧붙이시는 우샘..노자의 해석은 너무나도 다양하기에 읽는자마다 수준에 맞게 알아서 이해하는 맞춤 텍스트인 것 같기도 하고... 그토록 많은 주석을 남긴 분들이 왜 그렇게 도덕경에 매력을 느꼈을까 자문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第七章

天長地久。天地所以能長且久者,以其不自生,故能長生。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外其身而身存。非以其無私邪,故能成其私。

天長地久 는 우샘이 설레며 보셨던 연애영화 제목이기도 한데^^ 天地長久(천지는 영원하다)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以其不自生(이기부자생)에서 以는 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自生이라는 단어를 보고 자생력이 있다..그러면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되었는데, ‘스스로 태어났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왕필은 ‘혼자만 잘 살려고 한다’고 말씀하셔서 켁~하고 놀랬어요. 여기서의 生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닌, 더 오래 살고자 하는 益生입니다. 그럼 혼자만 잘 살려고 하지 않는 성인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 몸을 뒤로하고(後其身而身先), 타자를 위합니다(外其身而身存). 여기서 外其身은 몸을 소홀히 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기억해주세요! ‘내 몸을 귀하게 여기지만 이기적이지 않음’이에요…혹시 지금 온 몸을 던져 무리한 헌신을 감행하고 계시다면 이 구절을 곱씹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非以其無私邪(비이기무사야)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以를 ~때문에로 풀었습니다. 이는 公, 즉 소박함을 말한다고 합니다. 사사롭지 않음이 公이라는 것은 자동적으로 계산이 되지만, 이것이 소박함이라니요! 사욕이 없을 때 겸손하게 되고 또 자연히 남과 더불어 살게 되니..오오!! 앞문장과 같은말이잖아요?

 

 

第八章

上善若水。水善利萬物而不爭,處眾人之所惡,故幾於道。居善地,心善淵,與善仁,言善信,正善治,事善能,動善時。夫唯不爭,故無尤。

故幾於道의 幾는 近, 象, 似와 의미가 통합니다.

居善地앞에 7장의 是以聖人이 생략되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是以聖人居善地~~~로요..

善을 ‘잘 한다(能)’로 풀어주셨습니다..

心善淵(심선연)의 淵 = 沖 텅 비고 깊은 연못

與善仁(여선인) 베풀때는 인으로

正善治(정선치)의 正을 政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1. 바로잡는 것을 잘 이끈다 (導), 2. 공적인 일을 할 때 혼란 없이 술술 풀어나감 (治)

動善時(동선시) 때에 맞게

夫唯不爭,故無尤 (부유부쟁 고무우) 에서 夫唯는 해석하지 않고 앞 문장을 받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샘의 尤 설명도 흥미로웠습니다. 사람 머리에 혹이 하나 난 형상으로 ㅋㅋ 바로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결점입니다! 저는 이 문장이 흥미로웠는데요…결점이 없음을 말하지 않고, 보이는 결점이 없다고 표현한 것에서요.. ^^!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드러나지 않게 가지런히 하는..그런 수행자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第九章

持而盈之,不如其已;揣而梲之,不可長保。金玉滿堂,莫之能守;富貴而驕,自遺其咎。功遂身退,天之道也。

持而盈之(지이영지)의 持 (가질 지)는 덕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왕필: 持爲不失德也)

揣而梲之(추이예지) 揣는 ‘헤아릴 췌’이지만 이곳에서는 ‘망치질 할 추’로 읽습니다. 그냥 벽에 못을 박는 망치질이 아닌, 대장간에서 쇠를 뜨겁게 달구었다가 꺼내서 모양을 다듬기 위해 두드리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우샘의 이런 깨알 같은 설명에 넘나 재미있어요. 梲(‘동자기둥 적’인데 이곳에서는 예 銳로 보고), 이렇게 날카롭게 한 것은 不可長保(불가장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습니다.

金玉滿堂,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읷에서 또 한번 빵터졌는데요.. 金玉滿堂이라는 사자성어는 음식점 이름으로도 많이 사용되고..사람들이  좋아라하는데.. 우샘은 ‘노자를 어떻게 읽은거지..’하셔서 와락 웃겼답니다…왜냐하면  금옥만당과 같이 화려한 것은 莫之能守(지킬 수 없음)이 바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적혀있기 때문이지요!!

自遺其咎(자유기구) 스스로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라

功遂身退(공수신퇴)는 ‘겸손’을 말합니다.

 

 

第十章

載營魄抱一,能無離乎?專氣致柔,能嬰兒乎?滌除玄覽,能無疵乎?愛國治民,能無知乎?天門開闔,能為雌乎?明白四達,能無為乎?生之,畜之。生而不有,為而不恃,長而不宰,是謂玄德。

십장에서는 첫 문장이 너무 어려운 나머지 저의 정신이 잠시 혼미해져서..강의내용 적어놓은 것만 열심히 옮겨볼게요..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재영백포일 능무이호)의 載는 ‘실을 재’ 인데 왕필은 處로 보았습니다. 또 다른 주석에서는 夫나 且로 보아 해석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營= 운용, 魄= 정신활동, 그 혼백할 때 백이요.., 抱는 앞서 나왔던 持나 守이며..왕필의 주석은 심오합니다.. ‘일상생활에 머무르면서 一을 안고서 離하지 않을 수?’ ^^;;;  여기서 一은 본래 가지고 태어난 것 (眞)입니다..본래 가지고 태어났다면 아무런 爲도 없는 상태이겠지요. 이렇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왕필의 설명은 이어집니다. ‘만물이 저절로 나에게 복종한다..내가 만물에게 휘둘리며 살지 않는다 (則萬物自賓也)’ 문자 그대로 만물이 저절로 나의 손님이 되고, 나는 주인이 되는 것이지요. 감동적이지 않나요 ㅠ.ㅠ

專氣致柔(전기치유)에서專은 任으로 보아, 자연의 기에 맡겨서 부드러운 것을 취하다.

能嬰兒乎(능영아호) 생후 일년 미만의 嬰兒, 赤子 갓난아이처럼 되는 것은 과연 어떤 상태인지 숙고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滌除玄覽,能無疵乎 (척제현람 능무자호) 滌 ‘씻을 척’, 除 ‘제거 제’, 玄覽은 ‘가지고 태어난 덕, 疵 ‘먼지 자’  씻어서 욕심(먼지)을 제거합니다.

愛國治民,能無知乎 (애국치민 능무지호) 에서 無知는 무지몽매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샘은 강조하셨어요. 이는 難得之貨등을 알게하여 경쟁심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지요. 저야말로 얼마 전에 백화점에 갔다가 한달 월급보다 더 비싼 옷을 보고 허걱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바로 이런 비교하는 知가 정신을 산란시키고 眞에 먼지가 쌓이게 하는 것이겠지요.

生之,畜之 (생지 휵지) 畜은 ‘축’이 아니라 ‘기를 휵’으로 읽습니다. 바로 뒤에 이어지는 爲~,長~의 첫글자도 畜의 의미로 쓰였다고 합니다. 長(=畜)而不宰의 宰는 ‘주관할 재’입니다. 길어내도 주관하지 않음.

 

 

第十一章

三十輻,共一轂,當其無,有車之用。埏埴以為器,當其無,有器之用。鑿戶牖以為室,當其無,有室之用。故有之以為利,無之以為用。

 三十輻,共一轂,當其無,有車之用 (삼십복 공일곡 당기무 유거지용)

바큇살 26개까지 그리다가 말았는데.. -.- 30개가 있는 것을 상상하시기에 조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실제로 바퀴를 만드는 분들은 대단한 재주꾼이었네요! 그리려고 해도 눈이 핑글핑글 도는데 저걸 동그랗게 만들고 그 안에 30개의 바큇살을 넣는 것이 엄청난 기술을 요할 것 같아요.

 



 

한 가운데 바큇살들이 교차하는 검은색 동그라미가 바로 轂(곡)이라고 합니다. 바큇살들은 輻(복)이구요. 우샘이 그림을 그려주시며 轂(곡)의 한 가운데가 텅 비었다고 설명해주셔서 저는 비로소 아하! 했었습니다. 바로 한 가운데가 無, 虛이기 때문에 비로소 수레의 쓰임이 있게 되는 것이지요.

다음 문장도 부연설명입니다..진흙을 이겨서(埏埴선식) 그릇을 만드는 것도 그릇 안의 공간 無가 있어야 쓰임이 있고, 집에도 문과 창문이 있어야 방이 되고…머 그런거죠.. ^^: 有無에 대한 개념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第十二章

五色令人目盲,五音令人耳聾,五味令人口爽,馳騁畋獵令人心發狂,難得之貨令人行妨。是以聖人為腹不為目,故去彼取此。

五色,五音,五味의 五는 다 갖추어진 것을 말합니다. 화려함의 극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오만가지’라고 할때도 오가 나오네요! 아..독수리 오형제도! ^^

12장은 해석하시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실 것 같아요. 오색은 눈을 멀게하고, 오음은 귀를 멀게하고, 오미는 입맛을 잃게하고(썩게)… 馳騁畋獵(치빙전렵)은 발광하게하고…여기서 우샘이 요즘의 골프를 그 옛날의 사냥(치빙전렵)과 동급으로 설명하셨습니다. ㅋㅋㅋ

為腹不為目(위복불위목)의 腹은 3장에서 등장했던 것 기억하시지요? 성인은 배를 위하고 감각을 위하지 않습니다. 배를 위한다는 것은 貴身이겠지요..

 

 

第十三章

寵辱若驚,貴大患若身。何謂寵辱若驚?寵為下,得之若驚,失之若驚,是謂寵辱若驚。何謂貴大患若身?吾所以有大患者,為吾有身,及吾無身,吾有何患?故貴以身為天下,若可寄天下;愛以身為天下,若可托天下。

13장에서도 貴身이 등장합니다. 총애를 받아도, 좌천되어도, 놀랍니다(寵辱若驚)! 그리고 큰 걱정을 귀하게 여기기를 몸과 같이 합니다(貴大患若身). 걱정이 있는 것은 바로 몸이 있기 때문이지요… 及吾無身(왕필:歸之自然也 죽으면), 걱정이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내 몸으로 천하를 삼아 귀하게 여기면 천하를 기탁할만 합니다. 13장은 왕필 이전에 누군가 주석으로 적어놓은 죽간이 섞인 것 같다는 설명도 이어집니다. 何謂~~? 이후 문장은 부연설명으로 들리시지요? ^^

 

 

(이상)

월요병이 스물스물 올라오는데다 주말에 공부를 거의 안했다는 자책도 들고..게다가 노자님은  '너 잘 하고 있느냐?' 라고 어려운 질문을 던지시네요.

오늘 규문이 장소를 옮겼으니, 다음주 토요일에 오실때는 꼭 새로운 장소로 오셔야 해요!

지도는 규문 오시는 길을 참고해주세욤... 길치이신 분은 근처에 오셔서 규창반장에게 전화하셔요! (ㅇ1ㅇ 41ㅇ5 94ㅇ3)
전체 2

  • 2017-05-21 23:47
    이리도 빠르게 올라온 후기라니...! 감동입니다. ㅠㅠ 저는 玄이라는 글자가 왠지는 몰라도 자꾸 끌리네요. 이 글자는 도덕경 전반에 사용되고 있는데, 불가지를 말해야만 했던 노자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알면 참 좋지 않나요? -_-;;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글자를 남긴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알 수 없다만을 연발하는 건 도대체 왜....!! 남은 기간 동안 글자 하나라도 건져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네요.

    • 2017-05-22 12:34
      불가지라는데 알려고 애쓰면 폭싹 늙어요. 저와 함께 實其腹 하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