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Q

절차탁마Q 2학기 2주차 수업 후기

작성자
서현희
작성일
2017-05-22 14:43
조회
189
절차탁마Q 『에티카』 제2주차 후기 2017.05.18 서현희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총 5부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서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존재론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1부와 부록을 공부했는데요. 기대했던 만큼 정말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도대체 스피노자는 왜 일반적이지 않은 글쓰기를 했을까요? 그 이유는 기하학을 이용한 글쓰기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스피노자는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수학을 하는 것과 똑같이 철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기하학적인 형식을 이용하여 규칙에 의해 인도되는 철학적 탐구의 산물이 최대한 설득력 있게, 그리고 합리적 반대를 위한 여지가 없게 납득이 가도록 제시한 것입니다. (『에티카를 읽는다』 스티븐 내들러) 사실 이 책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은 스피노자가 새로 만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개념들을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뜻과는 다른 것으로 전복시켜서 사용했습니다. 스피노자는 1부에서 '신'을 말합니다. 그는 '자연'을 신으로 보았고 여기에서 '자연'은 '생성,변화,소멸의 역동적인 장'으로,  불교의 '인드라망'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선뜻 와닿지 않는 말인데요. 그 동안 알고 있던 신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지는 스피노자의 신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을까요? 신을 이해하려면 먼저 생성하고 변화하고 소멸하는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 이해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껴야합니다. 이것이 안되는 것이 예속이고 스피노자는 자기 스스로에 의한 예속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이것을 벗어나려면 나의 욕망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욕망은 지성과 연동되어 있고 내 욕망과 정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진짜 '앎'입니다.  1부 부록은 목적론을 비판하며 '인과관계의 필연성'을 다룹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실체는 오직 '신'밖에 없고, 그 밖의 것들은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신을 초월적인 존재로 만들고 그 초월적인 존재가 개체를 생성,변화,소멸시킨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피노자는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편견이라고하며 그것의 거짓됨을 설명합니다.

"플라톤이 그리워질거에요" 라는 채운쌤의 말씀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생각나더군요. '플라톤이 참 자상한 사람이구나!' 그를 그리워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방학이 길었음에도 스피노자 읽기는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지만 참 궁금해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도도한 그는 자신을 쉽게 내보여주지 않습니다. 다만 그를 여러 각도로 해석하고 있는 다른 철학자들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지칠만 하면 한 문장씩 와닿는 말을 던지면서요. 몇 주동안, 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고 책을 읽다가, 채운쌤의 수업을 들으니 사이다 한 잔 마신듯 했습니다. 고단하셨을텐데 오시자마자 열성적으로 수업하시는 선생님을 보며 또 한번 반성했습니다. '나도 쫌 더 열심히 살자!!!'

후기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전체 3

  • 2017-05-22 17:13
    수포자로서는 암호같은 스피노자의 책 ㅠㅠ 신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보여주는 스피노자의 부록에 비해 본문은 어렵다고 느끼는 것도 사고방식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반면 플라톤이 친절하다고 느껴지는 것도ㅠㅠ

  • 2017-05-22 17:25
    스피노자의 글쓰기를 보면서 들었던 단 하나의 생각은 '여태껏 책을 어떻게 읽었었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뭔가 다른 사람의 글을 원래 그냥 받아들이면서 읽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에티카는 개연성 없이 툭툭 던져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ㅠㅠ 스피노자는 정말 어려웠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어렵겠죠......

  • 2017-05-23 12:12
    욕망과 정서는 앎과 떨어져있을 수 없다는 것. 저한테는 정직해지라는 말로 들리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