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절차탁마 들뢰즈 4학기

들뢰즈&가따리, 《천 개의 고원》 읽기

“이른바 혁명적이라는 계급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욕망적 표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반면 아무리 왜곡되어 있더라도 하부조직들 속에는 욕망의 표현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권력의 파시즘에 대항하여 우리는 욕망과 욕망의 기계들 그리고 욕망의 사회적 구조화에 이르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탈출선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혹은 개인적으로 달아나자는 것이 아니라 관이나 종기를 터뜨리듯 경색된 것이 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사회적 기호체계 아래 도관을 따라 흐르든가 막혀 있는 것을 마음껏 흐르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억압에 대항하는 욕망은, 아무리 지엽적이거나 미약한 것이라 할지라도, 점차 자본주의 체계 전체를 흔들어놓고 그것의 누수현상을 초래하게 되어 있습니다.”(<대담>)

들뢰즈와 가따리는 조직에, 시스템에, 의식에 “항의하는 무의식을 위해” <안티 오이디푸스>를 썼다고 했습니다. 푸코는 <안티>를 “反파시즘의 에티카”로 규정하기도 했지요. 욕망이 자본주의의 동력이라면 자본주의를 파괴하는 동력 또한 욕망이다, 욕망을 총체화하는 편집증에 맞서 욕망을 분열증화하라, 생산하고, 접속하고, 탈주하라! <안티>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오해되었습니다. 미치면 되는 것인가? 탈주하면 되는 것인가? 욕망의 창조가 아니라 망동(妄動)과 병증이, 돌파가 아니라 붕괴가 있었습니다. 들뢰즈와 가따리는 더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들은 정신분석 비판과 욕망의 문제에서 초점을 이동하여 더 구체적인 삶의 영역들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본주의와 정신분열증2”라는 부제가 달린 <천 개의 고원>(1980)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천 개의 고원>을 읽는 건 <안티 오이디푸스>를 다시, 그러나 전혀 다르게 읽는 일이기도 합니다.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욕망의 새로운 개념과 마주쳤다면, 이제 우리는  “다양체가 의식과 무의식, 자연과 역사, 영혼과 육체의 분리를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고원의 세계를 탐사합니다. 고원마다 새로운 개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아주 다른 풍경들이 보이겠지요.  여전히 우리는 어떻게 시스템과 자본에 항거할 수 있는지를 고민할 겁니다. 9월 7일, <천 개의 고원> 읽기가 시작됩니다!

= 개강 : 2016년 9월 7일 수요일 저녁 7시(세미나는 2시부터 시작합니다)
= 강사 : 채운
= 반장 : 수경, 건화
= 참가비 : 35만원(강의 14주+에세이 1주)
= 교재 : <천 개의 고원>(새물결)
= 문의 : 수경(공일공.8887.8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