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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동사서독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6-10-11 01:47
조회
573
10.15 동사서독 공지

드디어 <도덕경>을 본격적으로 읽은 시간이었는데요. 저희 조는 대체 이게 다 뭐란 말인가! 라는 질문만 하다가 끝나 버렸습니다. 정말 열심히 진고응과 왕필을 오가며 본문을 읽었는데 결론은 이런 질문만 나오더라고요^.ㅠ 반면 완수쌤 조는 많은 것을 깨달으신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절반의 성공?
이번 시간에는 왕필의 생애를 읽었습니다. 중국 사상사가 인정하는 유일한 20대 천재(!) 왕필. 대략 24년을 살았지만 <주역>과 <노자>의 주를 달아서 당시 이미 권위를 인정받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의 이 사람은 위진 시대 사람이었습니다. 혼란의 시기이기도 했고, 그만큼 그 시대를 돌파하려는 철학이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했죠. 현학과 불교가 성하고 자연, 인간을 둘러싼 사고가 혼란한 현실정치와 비껴가서 전개된 시기가 바로 위진시대였다고 합니다.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술을 즐기고 투호 놀이도 하던 ‘멋진’ 인간 왕필이 살았던 시대.
당시 위나라에서는 기존의 유학이 새롭게 흥기하던 <노자>, <장자>와 길을 다투는 시대였습니다. 원래 정치적 집단의 사상이었던 황로사상은 한무제의 유가 존숭 정책으로 인해 축출되어 지하수처럼 명맥을 이어갔었는데요, 한나라 말기에 이르러 번다하게 변질된 경학 형식과 신비화, 종교화 이론에 대한 반감으로 다시 대두된 것이 <노자>와 <장자>의 자연주의였습니다. 당시 유가와 도가가 논쟁한 것은 본말本末과 체용體用, 그리고 유무有無의 문제였다고 해요.
왕필이 <노자>를 요약하는 한마디는 ‘숭본식말’입니다. ‘근본을 높이고 말단을 살리는 것’이 노자의 글이라고 본 것이죠. 본말, 체용, 유명 모두 대립되는 개념인 것 같지만 <노자>에서는 이것들이 개념적으로 구분되면서도 같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근원과 말단을 어떻게 같이 사유할 것인가. 현상적인 세계를 말해도 절대화하지 않는 차원은 어떤 것일까. 절대화 하지 않는다고 하면 곧장 상대주의의 함정에 푹 빠져버리기 쉬운데요. 이 상대성을 말할 때 노자가 상도常道를 맨 처음에 거론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항상되다고 할 때, 그 항상됨은 시간성이 없는 영원함과 다릅니다. 노자가 상반된 개념을 절대화하지 않으며 말하는 것처럼, 동양의 상常이란 불변함이 변함을 매번 포함한 개념으로 보아야 합니다. 항상됨 속에서 계속 변화하는 것. 마치 별들이 동일한 궤도를 그리며 도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찌그러진 채 돌면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도는 그런 항상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계속 그린다는 것입니다.
도道는 구체적인 장의 움직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로 도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늘 같아 보이지만 작동되는 장이 그때그때 다르고, 그럼 도道 역시도 다를 테니까요. 이럴 때 도道를 한 가지 이름으로 붙잡으려고 하면 그 항상되면서도 늘 다른 궤적을 말할 수 없게 되는 거겠죠. 도道로 만물을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도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까요. 규정을 하면 그 외의 것은 모두 달아나므로 결국 도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우리는 그 구체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됩니다. 보편적인 정의는 바로 정의하는 순간 실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놓치게 되니까요.
도道 개념을 말하려면 현玄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현은 심원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저갱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경계가 없는 차원을 말하기 때문에 현玄이라는 글자를 쓴 것입니다. 동일성 만으로는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으며, 자기 존재 근거가 타자와의 관계 속에 있음을 현玄이라는 글자로 노자는 다 말한 것입니다. 자기가 먼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나타난다면 무엇인가에 이름붙이고, 규정하는 나라는 존재도 불가능한 것 아닐까요? 그렇게 규정되지 않는 세계가 현玄. 그 규정되지 않는 세계에서 항상 계속 변이하는 지러가 도道. 그래도 여전히 도가 뭐라고 말하면 항상됨이나 변함을 같이 말하고, 또 무엇인가 작동한다고 말하고, 또 도를 무엇이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ㅠㅠ 규정할 수 없고, 이름 붙이면 벗어나 버리고, 또 정의내릴 수 없는 세계의 항상성이란 무엇인지...

다음시간 부터는 과제 형식을 바꾸겠습니다.

1. 진고응 번역을 기본으로 하고
2. 왕필의 본문과 번역을 참고하여 괄호 처리를 하고
3. 개념에 대한 공통과제를 써 옵니다.
4. 과제를 할 때 최진석 쌤의 <노자>와 <하상공장구>를 참고합니다.
5.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는 품절이라고 해요. 일단 이번에 볼 분량만 올려놓겠습니다.

이번에는 <도덕경> 1~8장 다시 읽어 오시고
프린트로 나누어드린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해제와 업로드 해 드리는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1~8 읽으시고 비교, 정리 해 오시면 됩니다. 본문 옮겨 적고 해석할 필요는 없으시고요, 진고응, 왕필과 달리 도교 계열인 이 텍스트는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보시고 과제를 써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지현쌤, 완수쌤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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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1 09:49
    진고응 번역+ 왕필, 하상공 주석본으로 본문 숙지하시고, 공통과제는 모든 걸 참고해서 개념이나 구절을 중심으로 써오시면 됩니다. 이왕 읽는 거 긴장감을 가지고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