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는 니체

소니 08.28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17-08-25 11:43
조회
116
이번 주 읽은 부분에서 니체는 〈혼합된 의견과 잠언들〉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종교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어느새 국가에 대해서 또 예술에 대해서 떠들고 있고, 극도로 함축적인 아포리즘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리적 형식을 갖춘 의견들이 나타났죠. 물론 주옥같은 구절들은 이번에도 넘쳐났습니다. 저는 그 중 ‘소유’에 대해 니체가 말한 부분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부의 위험―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소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유는 공적으로 위험한 것이 된다. 즉, 소유가 그에게 보장할 수 있는 한가한 시간을 사용할 줄 모르는 소유자는 항상 소유하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310절)

“소유가 소유한다―소유는 단지 어느 한계까지만 인간을 더 독립적이고 더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 그 한계에서 한 단계만 나아가면, ―소유는 주인이 되고 소유자는 노예가 된다.”(317절)

니체는 소유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실없는 소리를 나누다 더 이상 이야깃거리가 없게 되면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할 거냐’ ‘자고 일어났는데 통장에 10억이 들어와 있으면 어디에 쓸거냐’하는 부질없는 문답을 주고받곤 했는데, 어쩌면 이는 제가 인식하고 있던 것 이상으로 무의미한 질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유가 주인이 되어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해 줄 테니까요.

그런데 이때 니체가 말하는 ‘소유’를 돈에만 국한해서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식의 소유’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겠죠. 어떤 생각을 새로운 경험들 속에서, 그리고 결코 같을 수 없는 매번의 상황들 속에서 변주시키지 못한다면 그 생각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 혹은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정보들이 주어질 때 우리는 그러한 정보들에 의해 역으로 규정된다는 것을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소유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의 2장 〈방랑과 그의 그림자〉를 161절(321페이지)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발제는 경아샘께서, 간식은 수늬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전체 2

  • 2017-08-25 15:37
    이번주 분량 많아 2시에 보기로 했죠^^

    • 2017-08-25 18:54
      앗! 맞습니다^^; 2시에 시작하기로 했었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