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여섯이 니고향" - 규문 함백소풍 사진 대방출!

작성자
규문
작성일
2017-09-01 09:12
조회
221
2주 전, 규문의 여섯 식구가 함백으로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저희 여섯과, 함백이 고향이신 고샘과 영주, 이렇게 여덟이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지요.
문득, 오선민의 차에 올라 건화의 우크렐레에 리듬을 맡긴 채 봄날의 정기를 흡입했던 수목원 소풍이 생각나는군요.
봄날이라니.... 고작 몇 달 전인데도 마치 전생 같습니다.
아니, 실은 함백에 다녀온 기억조차 이미 가물가물합니다.
그나마 사진이라는 흔적이 있으니, 기억을 더듬어더듬어 그날의 풍경과 사건을 재구성해볼까요?

1. 이곳이 바로 함백산장으로 가는 관문 예미역입니다. 강원도 두메나 산골에 있는 이 역의 이름은 무려 예미(禮美)!
"난 예의도 없고 아름답지도 않은데!"라며 전갈의 눈으로 역이름을 노려보시던 고샘의 음성이 아스라하게 들려오는군요.ㅋㅋ
참고로 예미역은,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에 위치해 있으며, 태백선과 함백선의 철도역입니다.
여기서 함백역을 경유해서 조동역까지 우회하는 함백선이 본선인 태백선과 분기된다는군요.  흠흠... 혹시라도 알아두면 쓸데가 있을까 하여.
암튼, 청량리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세시간쯤 달리면 예미역에 도착합니다.



함백의 걸출한 이야기꾼 옥현샘께서 저희를 마중나와 주셨지요.(오른쪽 사진)
옥현샘 덕분에 외지인들은 절대 볼 수 없는 함백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왼쪽 사진은 함백의 쾌남 영주군입니다.(영주군은 규문의 '명예회원'이기도 합니다. 당사자는 아직 모릅니다만;;)
보시다시피, 다년간의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입니다. 얼핏 살처럼 보이실지 모르지만,  아니요, 분명 근육입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그는 자신의 근육을 부끄러워하게 됩니다.(아래 물수제비 에피소드 참고) 어쩐지 사진도 좀... 부끄럽군요...ㅋㅋㅋ



2. 드뎌 함백산장에 도착했습니다.
네, 감이당 MVQ에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곳, 고샘의 생가이자 어린시절의 영주가 벌거벗고 뛰어놀던 곳이지요.
서울 사대문 안 창경궁 옆 규문에 콕 쳐박혀 있는 규문 촌것들에겐 강원도 두메나 산골의 모든 것이 신기합니다.
(단, 함백산장은 명실상부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 정문을 기준으로 좌커피숍, 우편의점이 있고요, 천지가 음식점입니다.
이로써, 시골이라 모든 게 불편할 거라는 편견을 불식시켜드리는 바입니다.)
어쨌거나, 이렇게들 좋아라 하는 것을.... 직원 복지 차원에서, 더 자주 와야겠습니다.^^
함백산장의 엠블럼인 '함백슈퍼' 간판 아래서 진부한 단체샷!



3. 쌍둥이의 모친인 그녀는 유독 이번 소풍을 만끽했습니다.
별거 아닌 들꽃에도 마음을 뺏기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을 고야~'라는 애티튜드로 늘 혼자서 저~만치 걷고 있었지요.
육아에 지친 그녀를 위한 특별샷, 공개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함백에서 자유를 얻게 됩니다....



4.  일행이 처음 들른 곳은 '엽기소나무'가 있는 타임캡슐 공원.
<엽기적인 그녀> 마지막 부분에 나온 그 소나무라네요. 그래서 이름이 '엽기소나무'랍니다.
21세기 구글 유저답게 검색을 좀 해보니, 영화에서는 요래요래 볼품이 없던 소나무더구만요.



이곳을 어떻게 한번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소나무에 영양제 들이붓고 울타리치고 잔디심고 하여, 지금은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었답니다!
단체컷 뒤로 보이는 나무가 영화에 등장한 바로 그 나무랍니다.
'엽기언덕'에서 보이는 함백의 풍광은 고즈넉하고도 아름답더군요. 사방이 고냉지배추밭.
수확철이 되면 아프리카의 청년들이 배추 알바를 하러 온다던데, 때맞춰 규문의 청년들도 이곳으로 하방(下放)을 좀 보낼까 싶습니다.^^



5. 그다음 행선지는 단곡계곡입니다. 고즈넉하다 못해 적막한 곳이죠.
함백의 가장 큰 장점은 관광객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관광객유치는 옆동네 영월의 몫이라지요.
뭘 좀 해볼라치면 번번이 선수를 빼앗긴 덕분에, 함백은 아직 맑고 깨끗합니다. 영월 화이팅!^^
사방에서 초록이 뚜욱뚝 떨어집니다.



6. 겉에서 보면 전혀 맛집일 거라 상상도 할 수 없는 식당에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맛인 곤드레밥을 뚝딱 해치우고(먹느라 정신이 없어 사진도 없습니다;;), 일행은 동강으로 향합니다.
동강은 영월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함백엔 그보다 훨씬 기~인 동강이 흐르고 있지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곳 동강에서 규문의 두 청년은 드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발견이었으니, 그것은 바로 물.수.제.비!!
그들의 물수제비는 그냥 물수제비가 아니었습니다.
은쟁반의 다이아몬드처럼, 그들이 던진 돌은 강의 표면을 또르르 구릅니다.
이건 뭐, 말로도 사진으로도 표현이 불가합니다.
테크니컬하면서도 아티스틱합니다. 파워풀하면서도 델리케이트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이들의 재능을 찬탄하시고, 그들의 물수제비에서 새로운 비전vision을 간파하신 고샘께서는
이날 이후로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남녀노소와 학력, 출신, 재력을 불문하시고, 무맥락적으로, 그들의 물수제비를 예찬하시게 됩니다.
고샘의 전도에 힘입어, 그들은 '물수제비계'의 바화와 규차르트로 신격화되기에 이르렀고,
(잠시, '물수제비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미미한 논쟁이 있었습니다만)
중국에서 오신 쭌언니도, 출국을 앞두고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던 해완이도, 용인의 문탁샘도, 북드라망의 김사장님도,
고샘의 열띤 예찬론을 경청하지 않으실 수 없었다 합니다.
규문의 두 청년은 이렇게 떴습니다!
인물도 아니고, 성품도 아니고, 글은 더더구나 아니고, 물수제비로요.....................
뭐든 떴으니 됐습니다만, 이러려고 제가 그렇게 그들을 공부하라고 볶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그들의 물수제비 하나는 정말 일품이었지요.
추측컨대, 앞으로 함백에서 개최되는 모든 감이당 프로그램에 바화와 규차르트가 초청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냉지배추뽑기보다 더 우아한(?) 알바를 찾은 듯하네요... 축하해.
각설하고, 몇 컷 감상하실까요?
규차르트와 바화, 그리고 그들의 물수제비에 환호하시는 고샘입니다.^^

 

그러나 저들이 환호하던 바로 그 때, 우리의 근육질 쾌남은 이곳에서 깊은 적막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대체 난 왜 근육을 키웠단 말인가, 나의 근육은 어떤 쓸모가 있는 것일까, 왜 내 돌은 물 위를 구르지 않고 번번이 물에 빠지고 마는 것인가....
기차에서 바화의 옆자리에 앉았던 그는, 돌아오는 내내 자신의 근육을 자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면서 눈꼽만큼의 트라우마도 없었던 그에게, 드디어 트라우마가 살포시 자리잡게 됩니다.
물수제비 트라우마.... 영주야, 힘내! 너는 짐을 잘 나르잖니.... 정규직이고.... 또... 또.. 고모가 곰샘이잖니...ㅋㅋㅋ
한바탕의 물수제비 파티가 끝나고,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흐르는 물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7. 굽어흐르는 동강을 볼 수 있는 나리소 전망대에서 부심 넘치는 바화와 규차르트입니다.
이들의 꿈이 뭔진 모르겠으나, 그게 뭐든, 아무 꿈 하나가 이루어진 듯합니다.

   

8. 이곳 함백에 별장 하나를 만들어 두면, 우리나라의 물수제비계에도 혁신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그런 야무진 꿈을 품고, 어디 버려진 집 하나 없는지 물색하러 다니는 것으로 소풍을 마무리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옥현샘이 쪄주신 옥수수 보따리가 한아름입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모두에게 잊지 못할 소풍이었습니다.^^

전체 2

  • 2017-09-01 16:41
    그러잖아도 혜원이 글에서 선민쌤이 빠져있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즐기고 계셨군요. 오늘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눈알이 빠질뻔했는데, 눈이 션해지네요. 바화, 규차르트. 곳곳에 숨어있는 깨알같은 유머들. ㅎㅎ. 딱 제 취향이네요. 아, 취향 하니까 또 니체 생각나네. 머리 아포.

  • 2017-09-01 23:30
    넘 즐거워들 보이시고~ 글도 넘 유쾌하고 ㅋㅋ 바화와 규차르트의 물수제비 증말 보고싶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