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2] 알베르토 망구엘

안토니오 그람시는 지식인의 역할을 햄릿의 정반대 편에 놓고 지식인들에게 “기다리거나 사색하지만 말고, 사회의 복잡한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탐구하고 해결하라”고 강하게 다그쳤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이행하고, 사회주의 국가가 운영되는 데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혁명적 엘리트뿐만 아니라 글 읽는 대중 모두가 의식적으로 지적 재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람시는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에 큰 관심을 보였고, 문화를 단순한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간주하는 생각을 공격했다. 특정한 학생과 전문가들의 태도를 지적하며, 그들이 자신과 대중을 계층적으로 구분하려고 핑계를 댄다고 몰아세웠다. (…) 그람시는 말한다. “인간의 활동은 모든 형태의 지적 참여에서 배제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지적 활동을 수행하고, 세상의 특별한 신념에 참여하며, 도덕적 행동에 의식적으로 가담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세상의 신념을 지지하거나 변경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그리고 묻는다. “비판의식 없이 생각하는 것과,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의식적, 비판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옳은가?”  (…) 그람시의 이분법은 햄릿에게 두 가지 독특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는 상아탑이라는 서재에 머물면서 독서의 한계가 소장한 책과 일치하는 독자로 남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열린 공간으로 독서의 범위를 확대해 아우구스티누스가 제안한 세상-책과 맞닥뜨리는 것이다. -<은유가 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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