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읽는 일요일

'대반열반경' 읽기 셋 째날 후기

작성자
수영
작성일
2015-10-06 23:53
조회
884
간만에 '불경일' 셈나 소식을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불경일 셈나에서는 <대반열반경>을 읽고 있지요-
<대반열반경>은 총 40권 13품으로 되어있는데요,
그 중 <수명품>, <금강신품>, <명자공덕품>을 지나고, 지난 시간에 <여래성품> (5, 6권) 부분을 읽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인상적인 내용 몇 가지를 전하면요.

먼저, '여래에게는 비밀장이 없다'는 것.
여래의 가르침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열려 나와 있고 뚜렷이 드러나 있고 청정하여 가리는 것이 없다."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보고 알 수 있게 하시니 (...)"

우리에게 불법이 어렵게 느껴진다하더라도 그것은 그 가르침이 무언가를 숨긴 채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
환하게 드러나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뿐.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이런 게 어리석음인가 봅니다-.-...

감춘 것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어째서 여래의 가르침은 감춘 것이 아닌지에 대한 구절이 이어지는데요. 이 또한 흥미롭습니다.

"(...) 화내는 마음으로 질투하고 아낀다면 곧 감춘 것이라고 이름하겠지만, 여래는 화내는 마음으로 질투하지 아니하니 어떻게 감춘 것이라 이름하겠느냐?" (103)

여래는 인색한 마음으로 말하는 자가 아닙니다. 하여 그의 가르침 또한 아무 것도 감춘 것이 없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차이는 있다고 합니다.

"(...) 큰 법의 비인 대열반경을 내리는데, 만일 모든 중생들로서 선한 종자를 심은 자라면 지혜의 싹과 열매를 수확하고 선한 종자가 없는 자는 수확할 것이 없다. 그러나 수확하지 못하는 것은 여래의 허물이 아니니 부처님,여래께서는 실로 감추는 것이 없다."

왠지 씁쓸하기도 하지만,
감추어진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우리들에게 아낌 없이 주어지고 있다고 하니 - 우리에게는 그저 차분하게 듣고 익힐 일만... 남은 것이지요?! ㅎㅎ

또, 이번 <대반열반경>에서는 경전을 듣고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복있는 것이지 말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희안한 것이, '둔한 근기를 지닌 자들'이 곧 '박복'하다는 것입니다. 어째서 박복하다는 건가.
진짜 좋은 것 - 경전을 듣는 것 - 을 몰라서 하잘 것 없는 것 속에서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또는 어떤 사람들은 오로지 좁쌀이나 돌피씨를 먹으면서도 그 사람은 역시 말하기를 자신이 먹은 것이 최상의 것이고 제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박복한 사람은 업보를 받은 결과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의 복 있는 사람은 좁쌀이나 돌피씨는 이름도 듣지 못하고 오직 멥쌀, 감자, 석밀, 제호만 먹을 것이다.
이 대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역시 그러하다. 둔한 근기를 지닌 자들은 박복하여 듣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그것은 마치 박복한 사람이 멥쌀이나 석밀 등을 싫어하는 것과 가다. 이승(二乘)의 사람들도 역시 그러하여 위없는 《대반열반경》을 싫어할 것이다. 한 중생이 이 경전 듣는 것을 달게 여기고 좋아하며 듣고는 환희하여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은 저 복 있는 사람이 멥쌀을 먹는 것과 같은 것이다." (130)

대단한 무엇인가를 알고 모르고 이전에 경전 듣기를 좋아한다는 것, 이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귀하게 칩니다.
심지어 어쨌거나(?) 경전을 듣는 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 네이버 백과사전들;;에 따르면 '완전한 깨달음'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해요.

"또한 선남자야, 이 대열반의 미묘한 경전이 유포되는 장소가 있다면 그 장소가 곧 금강이고, 그 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금강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러한 경을 듣는 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할 것이고, 그 소원에 맞추어 모두 성취하게 되니, 오늘 내가 선언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잘 받아 지니도록 해라. 어떤 중생이든 그러한 경전을 듣지 못하는 자는 매우 불쌍한 사람이니,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이러한 대승 경전의 매우 깊은 의미를 받아 지닐 수 없기 때문이다." (131)

음... 자, 다들 경전 읽기 시작해봅시다요=^-!

끝으로, '해탈'에 대한 한 구절 남기며 후기를 마칩니다.
5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해탈'에 대한 내용이었지요. 몇 장(?!)에 걸쳐서 해탈이 어떤 것인지를 갖가지 비유로 설명하는데요.
그래서 '해탈'이 뭔지는, 각자 읽고 생각해 보시기를^^;;;
인상적이었던 구절 한 개만 남깁니다~

"또한 해탈은 끊는 듯한 핍박이 없는 것을 이름한다. 비유하면 봄에는 따뜻해하고 여름 날에는 단 것을 먹고 겨울 날에는 추위를 느끼는 것과 같다. 참된 해탈 가운데는 이렇게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없으니, 끊는 듯한 핍박이 없음은 참된 해탈에 비유되고 참된 해탈이 곧 여래이다."

이 구절은 여로모로 멋집니다. 음, 먼저 여름 날에는 단 것을 먹는 것이 해탈이라는 것 부터요?!^^;; 해탈은 정말로 고원한 어떤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겨울에 추위를 느끼지 않는 것이 해탈인 것이 아니라, 겨울의 추위를 느끼는 것이 해탈이라는 것...... 추위를 느낀다는 게 핍박이 되지 않을 수 있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또, 온갖 것으로도 핍박;;받을 수 있는 게 우리들인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불경읽는 일요일 - <대반열반경> 읽기는 계속됩니다~ & 상시 환영!
돌아오는 일요일에는 많은 분들이 '화엄음악제'에 가기로 하여 셈나를 쉬지요.
요번 주 일요일은 나름대로 잼나게 보내시고요, 10월 18일 (일요일 2시)에 만나면 되겠습니다-
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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