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읽는 일요일

11.1 '대반열반경' 후기

작성자
수영
작성일
2015-11-05 16:27
조회
651
이번 주에는 <일체대중소문품(一切大衆所問品)>부터 <성행품(聖行品)①>까지를 읽었습니다.

<일체대중소문품>은 이름 그대로 대중들이 질문하는 것에 대해 답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래의 대답에는 언제나 '남는 바가 있'습니다. 어째서인가, 그가 중생들에 따라 가지가지로 답하기 때문에.
즉, 여래의 가르침은 언제나 '인연이 있어서 설한 것'입니다. 하여, 상황에 따라, 중생의 근기에 따라, 고민의 맥락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지요. 하여 언제나 '남는 바'가 있습니다.

(...) 여래가 인연이 없이 이러한 게송을 설한 것이 아니고 인연이 있어서 설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우리는 여래의 가르침에서 남은 바가 있는 것과 남은 바가 없는 것 또한 알아야 한다고 하네요.
남은 바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남은 바가 없는 의미라고 하며, 다시 어떤 것을 이름하여 일체의(一切義)라고 합니까?"
"선남자야, 일체라는 것은 오직 도를 돕는 것을 제외하고는 항상 선한 법을 좋아하는 것이니, 이를 일체라고 이름하며 또한 남은 바가 없는 것이라고 이름한다. 그 나머지 모든 법들은 남은 바가 있다고도 이름하고 남은 바가 없다고도 이름하니, 법을 좋아하는 모든 선남자들로 하여금 이 남은 바가 있는 것과 남은 바가 없는 의미를 알도록 하는 것이다." (251)

부처님 법을 좋아하는 것은 언제나 기본이 되는 성품인가 봅니다.

여기서는 남은 바가 있는 설법 하나를 옮겨 볼게요.
남은 바가 있다는 것으 어떤 의미인지 더 감이 옵니다. (실은 맘에 들어 옮기는 것입니다만-)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이러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어찌하여 부모를 공경하며 / 수순하고 존중하여도 / 어찌하여 이러한 법을 닦게 되면 / 무간지옥에 떨어집니까?'

이에 대하여 여래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문수사리에게 답하셨다.
'탐욕과 애착으로 어머니 이루고 / 무명(無明)으로 아버지 이루어 / 수순하고 존중한다면 / 곧 무간지옥에 떨어진다.'

그 때 여래께서는 다시 문수사리보살을 위하여 거듭 게송을 설하셨다.

'모든 것이 남에게 속했을 때는 / 그것을 이름하여 괴로움이라 하고 / 모든 것이 자신에게 말미암을 수 있을 때 / 자재하고 안락한 것이다. //
모든 것에 교만한 자는 / 그 기세가 지극히 포악하지만 / 어질고 착한 사람은 / 모든 것을 애념(愛念)한다.'

문수사리보살은 위의 게송에도 남은 바가 있다고 말을 이어갑니다.
가령, '모든 것에 교만한 자는 그 기세가 지극히 포악'하다고 하지만,
모든 열녀(烈女)들은 그 마음이 교만한 까닭에 출가하여 금기와 계율을 보호하고 지키게 된다는 식이지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분명 위의 게송이 먹히는(?) 중생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는데요;; '공경'하고 '존중'한다고 하여도 중요한 것은 부처님 법에 맞게 공경하고 존중함이지, 탐욕과 애착에 따라 존중하거나 공경한다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

'남은 바가 있는 가르침'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진짜 정답이 뭐냐'는 식의 의심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짜', '완전하게 영원하게 맞는 무엇'에 대한 갈망. 하여, 당장 자신이 처한 궁금증들도 외면하고 무언가 '완전한' 것을 찾아 헤매다 길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뜬금없지만,
노신 에세를 쓰고 있는데요;;; 우리가 묻는 바에 따라 노신도 각기 다르게 읽히고 답을 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맥락과 우리의 난관들이 그에 맞는 답을 맞이하게 되리라!

끝으로, 웃긴.... 것은 아닌데, 희안한 내용이 있어 옮기고 마치겠습니다. 위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또 모든 범부들의 몸에 있는 뼈 마디마디는 서로 닿지 못하였으나, 인간 역사의 마디는 끝이 서로 닿았고, 발건제의 몸에 있는 마디들은 서로 붙었습니다. 또 나라연의 몸에 있는 마디들은 끝이 서로 연결되었고, 십주 보살의 여러 뼈마디들은 아직 승천하지 못한 용의 형상으로 모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살의 힘이 최상입니다. (258)

십주 보살은 뼈마디들마저 우아합니다. '그러므로' 보살의 힘 또한 최상이라고.
교훈은... 각자 생각해 봅시다!


담 주에는 결석자가 조금 있지요. 그래도 모여모여 잘 읽어 보도록합시다-
2시, 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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