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18일 간단후기 및 25일 세미나 공지

작성자
현옥
작성일
2017-05-24 06:48
조회
296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실재성’이란 ‘외적인 인과성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내에 자기 발생의 원인과 결과를 품고 있는 경우’에 엄격하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결국 실재성은 완전성이나 영원성(필연적 실존), 혹은 무한(외부 없음으로 인한 한계 없음)과 한 가지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한데요, 그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명쾌하게 드러나죠. 만일 외부라는 원인에 의해 결과가 좌우된다면 그의 실존은 언제나 가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외적 인과에 나를 내맡기고 사는 한은 예속의 삶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게 분명하므로, 그런 가능적인 삶은 실재적인 삶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따라서 ‘어떻게 실재성을 획득할 것이냐, 다시 말해 어떻게 내게 일어나는 사건들의 원인(능동적으로 변용하는 신체)이 될 수 있을 것인가’가 <에티카>의 핵심적 문제의식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들뢰즈가 ‘표현’을 스피노자의 핵심적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하고자 하는 얘기 또한 한 가지일 텐데요, 들뢰즈에게 표현은 정확하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발생적으로(신으로부터) 이해하고, 이해함으로써 자기원인이 되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일어난 일(속성에 의해 표현된 신의 본질)을 형상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곧 표현인 셈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동안 우리가 자신을 표현한다고 여겨왔던 모든 것들- 예를 들어 옷이나 헤어 스타일이나 악세셔리 혹은 세상에서 인정하는 능력 등등-은 사실은 자신의 고유성의 일부를 드러낸 것일 뿐 ‘표현’은 아니었던 겁니다. 이 차이를 선명하게 이해한다면, 들뢰즈가 어째서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를 ‘수적구별과 실재적 구별’로부터 시작하고 있는지, 신의 본질과 고유성, 혹은 神名을 구분하는 일에 그토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데카르트 내지는 라이프니츠와 스피노자의 궁극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도 쉬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말씀드린 대로 1부를 총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서론에서 5장까지 꼼꼼하게 다시 한 번 읽으시고요, 2장 정도로 정리해오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에 공통과제 안 써오신 분께는 전체 세미나원에게 밥을 한번 쏘시는 영광을 드리겠습니다!^^ 진짜로요! (1부가 제대로 이해되면 2부부터는 훨~ 수월해진다고 자신있게 약속드리며!)

간식은 미리 말씀 못드렸는데, 은정쌤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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