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읽기

7/20 후기

작성자
만두
작성일
2017-07-25 16:33
조회
255
Q. 스피노자의 내재성은 과거 [순수 일자로부터의] 유출과 [모델의] 모방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는가?

 
  • 분유 개념의 변천


초기 플라톤이 보인 분유자(개별 감각 사물)의 초점에서 벗어나 포스트-플라톤주의는 자신 안에 머물며 분유하는 이데아에 초점을 맞춘다. 개별 사물이 폭력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분유를 분유하는 것의 증여의 관점으로 대체한다. 이제 분유는 원인과 증여물을 동시에 유출하는 것이고 진정한 능동성을 갖는다. 따라서 유출인은 증여하는 원인, 선, 덕이다. 분유자는 그 결과다. 하지만 유출인은 분유의 원리 자체를 분유하지 않으며 ‘너머’ 또는 ‘위에’ 위치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유출에 따른 위계적인 질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유출인과 내재인은 공히 생산하기 위해 자기 안에 머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출인은 생산된 결과가 원인 밖에서만 실존하며 원인에 의지해서만 실존한다. 유출인의 관점에서 “결과의 실존의 결정은 초월적 목적성의 퍼스펙티브에서 원인이 으로 나타나고, 필연적으로 ’일자‘는 ’존재‘보다 상위라는 탁월성 개념이 신플라톤주의의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또한 각 존재는 제1원인 또는 제1원리로부터 ’원격의 정도‘에 의해 ’위계‘가 결정된다.

이에 반해 내재인은 원인이 그 자신 안에 있는 것처럼 결과 또한 원인 안에 머무른다. 원인의 관점에서는 변양이나 양태이지 피조물이나 생산물이 아니라는 것. 또한 내재성의 관점에서는 ‘일자’로부터 위계상 서열이 없이 각각의 존재는 동등성을 나눠 갖는다. ‘원인’은 결과보다 상위이지만, 그것이 결과에 증여하는 것보다 상위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출과 내재성은 오랜 기간 역사적으로 부분적으로 동일시 되어왔다. 그것은 ‘복합-펼침’이라는 상관적인 두 운동의 연결 고리 때문이다. “만물은 그들을 복합하는 신에 현존하며, 신은 그를 펼치고 함축하는 만물에 현존한다. 신이 사물들을 복합하기 위해 자기 안에 머무는 것처럼 사물들 또한 신을 펼치거나 함축하는 한에서 신 안에 머문다.” 들뢰즈는 이러한 세계상을 ‘그 중심은 도처에 있고 원주는 어디에도 없는 원’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한다.

 

- 스피노자주의의 의의

이러한 내재성의 전통은 스피노자에게 이어진다. “신은 자신 원인이라는 바로 그 동일한 의미에서 만물의 원인이다.” 신은 형상적으로 실존하는 대로, 혹은 표상적으로 스스로를 이해하는 대로 생산한다. 신은 그의 본질을 반영하는 관념들 속에 스스로를 표현한다. 그의 본질을 구성하는 형상들 속에서도 스스로를 표현한다. 표현은 이렇게 존재함과 인식함에 동시적이며 일의적이다. “실체와 양태들, 원인과 결과들은 전자의 본질을 현실적으로 구성하고 후자의 본질을 현실적으로 담고 있는 공통 형상들에 의해서만 존재하고 인식된다.”

스피노자는 더 나아가 이전의 전통들에서 보인 혼란스럽게 하는 두 영역을 대립시킨다. 적합한 인식의 영역과 기호나 유비에 의한 인식의 영역을 대립시킨다.

1)신체 상태에 따라서 무언가 결론을 끌어내게 하는 지시적 기호

2)법칙을 도덕 법칙으로 파악하게 하는 명령적 기호

3)우리를 복종시키고, 신의 고유성들을 드러내는 계시의 기호

‘지시’는 관념이 스스로를 펼치거나, 자기 원인을 표현하는데 무력한 혼동의 상태이다. ‘명령’은 자연의 법칙들을 그 수만큼의 계명들로 믿게 하는 혼동된 인상이다. ‘계시’는 신의 상위성을 위해 유비적인 규정들을 신에게 돌리는 것이다.

또 스피노자는 전통적인 유출에서도 벗어난다. 실체의 존재론적 단일성을 그 속성들의 질적 복수성과 화해시킨다(실재적 구별의 관념). 분유한다는 것은 관여하는 것이며 부분이 되는 것이다(수적 구별의 관념). 실체를 분유하는 본질들은 각각의 양 혹은 역량에 따라 양적으로 구별된다.

하지만 양태의 역량에 따른 위계적 체계는 없다. 각각의 본질은 다른 모든 본질들에 적합하고 각각의 본질의 생산에 포함되어 현실적으로 무한한 집합체를 형성한다. 그래서 신(자연)은 각 본질을 다른 모든 본질들과 더불어 생산한다. 결국 실존 양태들은 신(자연)을 직접 원인으로 한다. 어느 한 양태라도 그것의 원인과 함께 고려한다면, 그 원인이 모종의 결과를 낳도록 결정하는 원인으로서의 신에 도달하게 된다. 신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로부터 <~인 한에서>가 나온다.

1)무한한 한에서, 무한한 변양으로 변양되는 한에서

2)특수한 변양으로 변양되는 한에서

유출물들의 위계는 각각의 양상으로, 신은 직접적으로 스스로를 표현하거나 혹은 그 결과들을 직접 생산한다. 그래서 모든 결과는 신 안에 있고, 신 안에 머물며 신 자신은 그 결과를 각각에 현존한다는 <동등성의 원리>를 확인시켜 준다.

1)실체는 모든 속성들과 동등할 뿐만 아니라 모든 속성들은 다른 속성들과 동등하다.

2)신 관념에 상응하는 사유역능은 속성들에 상응하는 실존 역능과 동등하다.

3)양태들은 실체와 동질하지 않지만 어떤 우월성/탁월성도 동반하지 않는다. 속성들은 양태들의 본질을 ‘복합하며’ 그것들을 통해서 스스로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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