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M 숙제방

에세이 수정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17-09-16 08:34
조회
34
절탁M/3학기에세이/170914/정옥

 

다시 자립을 꿈꾸며

 

나의 무지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을 통해 실로 신선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사랑도 ‘얼마면 되’냐를 물어보는 시대에, 경제는 공동체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한다. 과거엔 가난과 굶주림에 모두가 ‘먹고 살기’ 위해 노동에 내몰렸을 거란 생각에도 ‘스튜핏’을 외친다. 그리고 이것이 산업혁명을 거치며 일어난 대량 생산과 경제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한다. 가난, 노동, 개인의 생존이 어떻게 삶의 화두가 되는지 전환의 과정을 짚어가며 밝히고 있다. 그간 나는 경제적 제 문제들의 해결에 분배가 우선한다고 생각했다. 해서 갈등이 일어난 지점에서 고민을 시작하지 경제적 문제의 기원까지 내려가려고 하진 않았다. 그 지점까지 내려가면 현실의 문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원론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잠재해 있었다. 거기엔 현재의 경제시스템의 견고함과 그걸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생각 또한 잠재해 있었던 것이리라. 그런데 폴라니는 바닥을 들췄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탑을 쌓고 있었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무척 부끄러웠고(사실 많은 책이 다 그렇지만) 위축되어 있었다. 나는 늘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 돈을 내 삶의 목적으로 세웠던 적도 없었다. 돈을 벌고는 있지만 그것은 생존형 벌이이고, 과거의 경제 활동도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생활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결혼 이 후의 돈벌이는 더욱 수단으로 생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다르게 생각하면 돈이 늘 ‘후자’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돈에 앞서는 우선순위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면서도 물질 없이 인간은 존재할 수 없고, 물질은 인간존재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라는 생각 또한 견고한 한 축을 이루고 있었던 것 같다. 경제는 인간 삶의 기본조건에 관한 활동이고 그래서 인간은 당연히 제 몫의 일을 하고- 그것도 열심히,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 삶과 사고는 성실한 노동-경제-자립 이라는 프레임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부가 아닌 ‘욕망이 다른 데 있는 것 같다’는 코멘트를 여러 번 들을 때도 ‘난 돈을 욕망하지 않는데요’ 란 생각이 들었지 프레임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 자신을 위해 그리 많은 돈을 쓰지 않으며, 딱히 소비를 즐기는 편도 아니라 자본주의에서 이탈하기 쉬운 존재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소비의 이면을 들춰보면 가족과 축적이라는 딱 자본주의적인 그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에세이에서 발목을 잡혔다면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이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한 때문이다. 더 솔직히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일을 시작하며 내내 불편했다. 일이 많아지고 잘 될수록 고립감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가장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일의 진행에서도 비교적 내 의지가 잘 관철되던 그 공간에서 왜 나는 부자유함을 느끼는 것일까? 또 하루에도 몇백명의 사람들을 만나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고립감은 무엇일까? 닥친 문제들을 스스로 잘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기쁨으로 오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사실 이 모든 문제의 답은 책을 읽으며 함께 토론을 하며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이었다. 나머진 그것을 자신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맹목(盲目)이 있을 뿐.

다시 쓰는 서론만 먼저 올립니다. 나머지 정리해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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