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본색

8.6 서사본색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7-08-02 17:28
조회
139
170806 서사본색 공지


어느새 서유기도 8권까지 읽었습니다. 이제 딱 2권 남았어요 ㅇ0ㅇ 처음 서유기를 처음 잡았을 때는 이걸 언제 다 읽나 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다음 권을 보기가 아깝네요. 우리는 이렇게 후딱 읽었지만 어쨌든 작품 안에서는 시간이 10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삼장법사 일행은 변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똑같을까요. 손오공이 죽었다는 생각에 얼른 짐을 챙겨 돌아가려고 하는 저팔계를 보면 변함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손오공이 사고치는 빈도가 급격히 불었고 삼장법사도 욱해서 그를 내쫓거나 하지 않으니 어느 정도 팀워크가 좋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번 시간에 저팔계의 슬픔에 대해 써오신 완수쌤에 이어이번 시간에는 은남쌤께서 저팔계에 대해서 써 오셨지요. 그의 탐욕과 게으름, 그런데 또 감추지 못하는 공명심은 여러 차례 이야기 되었습니다. 저팔계는 여러모로 가장 이입하기 쉬운 캐릭터예요. 삼장법사만 해도 보통 인간의 몸으로 죽을 위기를 몇 번이고 겪었지만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이고 손오공은 만능 캐릭터니까요. 그리고 사오정은 뭐라고 말하려 해도 도무지 나타나지 않으니 결국 저팔계만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손오공? 그 역시 세상이 저를 알아주지 않는 분노에 날뛰고 삼장법사의 편애에 서운해 하고 급기야 9권에서는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은 석가여래의 농간이다!’라는 (우리 모두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지만 꺼내지 않았던) 울분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지요. 저팔계와 손오공, 욕망과 분노를 우리는 쉽게 발견하고 또 이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반면 사오정은 참 발견하기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8권까지 온 고로 도대체 이 캐릭터가 뭘 하고 있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오정의 활약(?)을 떠올려보니 이 캐릭터들이 처음 모여서 오합지졸을 이뤘을 때로 돌아가야 했네요. 그때는 삼장법사도 의욕이 넘쳤고 계율을 꼬장꼬장 지켰으며 손오공에 대해서는 가차 없었지요. 손오공도 그런 삼장법사에 대한 반항심이 넘쳐났고 또 분주하게 움직였고요. 그 와중에 저팔계는 이런 여정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틈만 나면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돌아보면 지금과 별로 다른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삼장법사 일행은 분명 변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손오공은 이렇게 행동하면 삼장법사나 저팔계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예측하고 하지 않는 자제심을 길렀거든요. 저팔계도 나름대로 공을 세우는 것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이 생겨나도 손오공이 공을 채갈 새라 얼른 함께 덤벼들지요. 이제 틈만 나면 편한 곳을 찾아 ‘디비져 자는’ 저팔계는 없습니다. 그런데 사오정은? 사오정이 기억에 남는 등장을 한 건 이 둘과 함께 사고 칠 때 함께 했죠. 가령 인간 모양의 과일을 가로채야겠다는 계략을 부릴 때, 아니면 도관에서 제사음식을 차지할 때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때도 있는 듯 마는 듯 했지만 어쨌든 눈에 띄는 적극성을 보였던 것은 이런 사고칠 때 정도겠네요. 그 외엔 마치 본인이 삼장법사의 대변인인 양 올바른 소리를 하거나 아니면 손오공과 저팔계가 잡혀간 삼장법사를 찾으러 갈 때 짐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오정은 ‘어리석음’을 상징한다고 주로 얘기합니다. 그런데 어리석음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무엇이길래 분노나 탐욕과 함께 다니면서도 굳이 드러나지 않는 것일까요? 스포일러(?)에 의하면 사오정은 손오공이나 저팔계보다 더 높은 보상을 받는다고 해요. 이건 또 뭘까요. 그에게 서역행이란? 지금으로서는 사오정이 보여주는 어리석음이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가 아닐까, 그래서 손오공이나 저팔계가 나서는 것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게 아닐까? 정도의 짐작뿐입니다. 설마 남은 2권중에 뭔가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해보며, 급 사오정의 포지션에 관심이 가는 세미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은 9권 읽어옵니다.

간식은 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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