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세미나

5.12 [모비딕] 전반부 세미나 후기

작성자
지니
작성일
2016-05-17 14:26
조회
583
늦은 후기입니다~

 

창조물 중 가장 큰 바다 고래, 모비딕에게 다리를 잘리고 만 에이해브 선장의, 모비딕에 대한 복수에 불타는 항해이야기. [모비딕]은 이렇게 한 줄 요약이 가능한 이야기죠. 그러나 방대한 분량의 원 작품에서 이 간단한 요약은 단지 뼈대일 뿐이고 그것을 감싸고 무수한 의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 너무나 명백한 이런 진부한 문장을 왜 쓰는지…. 개개인을 보면 너무나 다르고 복잡한 삶이란 것도 요약해보면 태어나고 살다가 병들어 죽는 것이 다인데 말입니다. - 글을 쓸 때마다 뭔가 전체를 아우를 만한 한 큐 같은 것을 찾는 이 못된 습관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무리 애써봐야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그 뼈대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700여 쪽의 작품을 앞에 두고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모비딕]이 삶 전체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모비딕]이라는 이 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을 게 아니라, 이 [모비딕]이 자신에게 보여진 바, 자기를 움직이게 한 무엇, 그것이 바로 뼈대같은 삶이 아니라 자기가 살고 있는 생생한 자기 삶이라는 것을 또 ‘글쓰기’와 관련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반장쌤 없이(^^) 시작한 세미나가 어디로 갈 것인지 잠깐 했던 우려는 [모비딕]에서 각자 자신의 삶을 읽고 있는 동학들의 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면서 금새 사라졌습니다.

모비딕을 에이해브의 내면에 대한 은유로 읽어보지만, 그럼으로써 오히려 내면 같은 것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건화쌤.

[모비딕]을 에이해브의 내면에 대한 은유로 읽을 때, 오히려 수많은 서로 모순되는 동기들 외에 인간을 움직이는 따로 떨어져 있는 내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건화

 

미영샘은 모비딕을 자신과 동일시 하면서 그 모비딕을 극복하려고 하는 에이해브로 읽으신 듯, 그런데 모비딕을 또 강인한 생명력이라 하고 그것을 탈취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있다고 할 때는 뭔가 모비딕과 에이해브를 분리하는 듯 앞과는 모순되어 보이는 … 다음 글을 기대하고요~~.

어쩌면 모비딕과의 전쟁은 전 인류가 애증을 갖는 대상과 벌일 수밖에 없는 결전, 자기 자신과의 싸움, 자기 극복에 해당하지 않을까. 더 이상 버릴 것이 없는 자의 절박한 선택, 어쩌면 모비딕으로 상징되는 강인한 생명력을 탈취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으로 읽게 된다. -미영

에이해브를 이상을 꿈꾸는 허무주의자로 읽은 소현샘,

선장으로서 누구보다 뛰어났던 에이해브,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라지 않은 때가 없을 것이다. 모비딕을 만난 그 순간에도, 그런데 최선을 다한 결과물은 실족이었고 현실에선 상실감만 느낄 뿐이다. -소현

미현샘은 다리를 잃는 고통 그대로를 모비딕에 대한 복수심으로 끌고 간 에이해브 선장과 세상에서 내몰리고 미지의 바다 속에 보이지 않는 두려움의 대상, 모비딕을 공동의 목표로 삼은 선원들의 이야기로 …

뭔가 엄청 고단해보이는(^^) 경혜쌤은 작품 속 캐릭터들에 얽힌 성경적 의미를 재미나게 얘기해주셨습니다.

 

다음 반을 읽고 나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전체 3

  • 2016-05-17 22:13
    헉, 제글 엄청 낯설군요...ㅠㅠ 이번 주엔 탁상들이 다시 원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난주엔 오각형에 가까웠는데...

  • 2016-05-17 22:30
    공통과제의 문장들을 이렇게 대하니 다시 느끼는 부끄러움, 이것은 새로운 후기의 시도로군요! ^^
    선장없이 풍랑따라 이리저리 신나게 항해했던 것 같은데 후기를 보탤만한 기억이 가물가물...
    다행히 우리에겐 모비딕을 찾을 400척 아니 400쪽이 남아있사옵니다!

  • 2016-05-17 23:11
    엑기스만 추려 놓으신 건가요. 이렇게 해놓으니 뽀다구 나네요 ㅎㅎㅎ 제가 없으니 엄청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는 건화의 말을 들었습니다. 네, 그런 거죠.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