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

1128 예감세미나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5-11-24 15:22
조회
628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랩소디>를 읽었습니다. 자본주의도 모르는데 기호/인지 자본주의라니 겁부터 났는데 의외로 이해가 잘 됐어요. 용어를 잘 모르는데 이렇게 와닿다니 싱기방기한 책...ㅇ0ㅇ 비포는 봉기 이후로 처음인데요. 아주 현대적이다 못해 너무 거리감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창조경제부터 시작해서 더이상 안정을 바라지 않는 불안정한 것이 자유롭다 못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77년 이후의 근대를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매끄러운 디지털시대의 관계맺기가 더 익숙해서 더이상 공동체 담론도 통하지 않는 지금 세대의 모습도 그렇고. <피상성 예찬>이 다소 극단적인 예언서 같았다면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랩소디>는 진단서 같았습니다.

77년까지만 해도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것은 좋은 것'이라고 외쳤답니다. 더이상 총생산, 경제활성화, 산업의 부품으로 소비되고 싶지 않았던 노동자들은 생산장비를 점거하고 파업을 하고 게으름을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보시는대로. 노동유연화와 노동시간의 파편화, 극심한 고용불안정이 당연한 시대가 되어 버렸죠. 마치 '불안정이 좋아? 알았어!' 라고 말하는듯한 결과였습니다. 그러고 나자 저자는 '우리는 잘못된 요구를 했던 것인가?'라고 회의합니다. 답을 내리길 불안정은 필연적인 시대정신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지요. 일단 이렇게 되었는데, 이 파편화된 노동시간과 노동환경/시간의 괴리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모니터를 마주하고 인터넷을 쓰면서 일을 하는 환경에 놓여 있고, 모니터 속 시간은 내가 사는 시간보다 훨씬 빠르고, 그 환경은 지금 내 신체가 기대고 있는 환경보다 더욱 매끄럽습니다. 그 괴리 속에 전염병처럼 퍼지는 정신질환이 존재합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상황이 익숙하다못해 편하기까지 한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플루서가 예견했던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없어진 시대에 이 정신병 앓는 신체를 지고 어디로 가야 할까요?


다음 시간은 < 테마 현대미술 노트 > 3장까지 읽어옵니다. 드디어 예술의 영역으로 갑니다 ㅇ0ㅇ9 근대가 끝난 77년 이후의 미술...과연 어떨지...

그리고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랩소디>도 가지고 옵니다. 우리 결론 가지고 좀만 더 얘기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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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25 16:08
    '예언서'랑 '진단서'를 읽었으니, 정신병 치료하러 임상예술로 가야겠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