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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서독 2학기 첫번째 공지(9.12)

작성자
woogi31
작성일
2015-09-06 22:09
조회
1080

나름의 설렘과 기다림의 날들이 끝나고, 드뎌~~~ 힘어질 게 분명한 긴 여정의 첫발을 내딛었네요. 어떠셨는지요들. , 이번 학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재미와 긴장감으로 충만한 시간들이, 그야말로 공부의 진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예감과 기대가 확실히 와 박혔는데요, 이게 걍 첫날이라서 내뱉어보는 빤한 오프닝 멘트가 아니라는 데 아마 다들 동의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인원도 지난 학기보다 늘어 공부방이 꽉 찰 정도였고, 무엇보다 여러 새로운 학인들의 동참으로 인해 공간의 기운 자체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확연해, 뭔가 좀 타성에 젖어있던 이제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마음과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각오 같은 걸 하게 만들었거든요. 게다 젊은 친구들이 내뿜는 싱싱한 생명력이라니~~. 요순, 소담, 민호!(그대들을 주시하는 눈들이 많다는 걸 늘 잊지 말길~~. 군침 흘리며 눈독 들이는 아줌마까지 감당해가며 살아남으셔야 한다는 거.) 여튼, 역대급의 첫날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첫 시간이니만큼, 20주간의 공부 일정과 방식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학기와 크게 달라진 건, 2분기로 나누어 에세이를 두 번 써야 한다는 것과 에세이 쓰기 한 주전에 준비 주간을 별도로 두고 있다는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대충 썼네 어쩌네 하는 이딴 소리 초장에 눌러버리시겠다는 건데, 그 때사 어찌되더라도 일단 고맙게 받아들여 잘 활용해 보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암튼, 좀 더 글쓰기의 부담이 커진 건 사실! 글고, 루쉰의 글 암송 타임! 그 주에 읽은 루쉰의 글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을 암송해 와서 학인들 앞에서 암송해야 합니다. 기존 학인들은 맹자 암송에 길들여져 있어 큰 부담이 없겠지만, 새로 시작하신 분들은 빨리 적응하셔야 벌금내고 욕들어먹는 일 없이 산뜻하게 그 날 공부를 하실 수 있을 듯요. 이렇게 1시간여에 걸친 암송이 끝나면 1시간 30분 가량 조별 토론, 그리고나서 공통과제에 대한 채운 샘의 멘트 및 강의까지, 2시부터 6시까지가 매주 토요일 우리의 공부 일정입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을 넘기지 않으시겠다고 단단히 약조하셨으니, 믿으셔도 좋을 듯요^^.

토론 조는, 규문의 얼굴로 부상한 두 남성 학인의 이름을 따서, 요순 조와 민호 (왠지 우탕 조나 주공 조라 해야할 듯^^)로 나뉩니다, 어느 조에 속하는 지는 본인들이 다 아실테니 따로 적진 않겠습니다. 토론이 여의치 않거나 공통과제가 부실하면, 두 조장에게 책임을 지운다고 하니, 다들 조장 얼굴을 봐서라도 성실히 준비해 와야 할 거 같네요. , 오늘 못 오신 현옥 샘은, ‘요순조이십니다.

 

수업 시간에는 먼저, 루쉰 연표와 중국 현대사 연표를 간략하게 훑었습니다. 루쉰의 초기 저작부터 말년까지의 저작을 연대 순으로 읽어 나갈 예정이니, 연표를 옆에 두고 읽어 나가면서 자기만의 루쉰 연표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은 공부법이 될 거라 채운 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루쉰이 죽기 직전에 쓴, ‘이것도 삶이다죽음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달고 있는 두 편의 글을 읽었습니다. 결기 같은 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글이었습니다만, 솔직히 어려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글을 여덟권이나 읽어야 한다니, 좀 끔찍하단 생각까지 들었던 게 사실. , 글에 쓰인 개념이나 사상이 난해해서가 아니라 확실한 뭔가가 잡히지 않아서 더 어려웠습니다. 특정 이념이나 코드화된 언어로 포획하기 힘든 삶의 결이나 단면들을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포착하고자 하기에, 드러나지 않는 행간이나 여백을 읽어낼 수 있어야 루쉰에 제대로 가 닿을 수 있다고 하시네요. 루쉰이라는 사람 또한, 계몽주의자인가 싶으면 니힐리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고, 사회주의자로 묶어보려 하면 또 어느새 여기서 빠져나가 버리는, 다양한 얼굴을 지닌 모순적인 존재일 수 있다고 하니(사실, 모든 인간이 그렇지 않던가요?), 고정된 상을 버리고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그의 글이고 인간이고에 다가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쉽지는 않을 듯싶습니다만, 쉽고 만만했다면 굳이 이런 도전을 하지 않았겠지요?^^ 20주간 루쉰의 매력에 푹 쩔어 살아 보도록 하지요, 우리. 화이팅!!!

 

<공지>

1.읽을 책 : 왕스징, <루쉰전, 기꺼이 아이들의 소가 되리라> (다섯 수레)

2.발제 : 윤요순 님

3.간식 : 김완수, 김덕순 님

4.다함께 : 공통과제(A4 1매 이상), 이번 주엔 루쉰의 전기를 읽는 관계로, 암송은 없습니다.

 

각설이도 아닌 게, 어쩌다 보니 죽지도 않고 살아 와 또 공지 글을 올리고 있네요. 끝까지 못하겠다고 버티려 했으나, 공지 하청권을 하락하신단 말씀에, 허울 좋은 학습 반장 노릇을 덜컥 받아들이고 말았네요. 앞으론 번갈아 가면서 공지 및 후기 글을 올릴 예정이니, 저랑 눈이 마주치시는 분은 그 날로 준비하셔야 하는 걸로 아시고, 다른 때보다 더 수업을 열심히 들으시고 성실하게 후기를 올려 주시길요(). 그리고, 채운 샘 당부대로 가급적이면 지각이나 결석 없이 갔으면 좋겠고요, 혹시라도 사정이 생기시는 분은 게시판에 꼭 글을 올리시어 학인들의 우려를 덜어주시길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담주에 뵙지요. 안녕.

전체 6

  • 2015-09-07 09:44
    반장님이 다시 반장님이 되셔서 넘 좋아요^^ 어찌나 학인들의 심정을 잘 대변하셨는지요..
    꼼꼼한 공지도 고맙슴다! 저는 한문이 아닌 문장 암송은 어떤 느낌일까, 잘 외워지기는 할까 요거이 흥미진진합니다.
    참,공통과제를 홈피 동사서독 숙제방에 꼭 올려달라는 말씀도 계셨지요..하두 안올려서 뜨금했어요~

  • 2015-09-07 09:46
    '나는 반장이다!' 뭐 이런 느낌의 공지네요.ㅎㅎㅎ 한 학기 또 잘 부탁드려요~~~

  • 2015-09-07 10:41
    각설이도 아닌게 죽지도 않고... ㅋㅋㅋㅋㅋㅋㅋㅋ

  • 2015-09-08 10:32
    공지를 읽는데,,,, 어째 무슨 중계방송같은 것도 생각나고... 슈퍼스타K같은 프로그램 진행자 느낌? ㅎㅎ 역쉬!
    암튼 한 시즌 또 화이팅입니당:)

  • 2015-09-10 20:48
    각설이도 아닌게 죽지도 않고 살아.... 완젼 빵 터졌습니다!!!
    책 밀리지 않고 읽는게 목표인데 그 양이 엄청난걸요. 겁은 나지만 못먹어도 go!

  • 2015-09-15 05:27
    읽다보니 태욱쌤의 목소리가 저절로 들려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