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2월 선물목록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03-02 16:19
조회
335

<2월 선물 목록>


 설날 연휴 때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몇 년 전 사 둔 비트코인이 수 천 만원으로 올랐다며
들떠있더군요. 그의 상기된 모습을 보며 축하해주긴 했지만 뭔가 착잡한 감정이 일었습니다. 대피소 베란다에서 지리산 능선을 따라
자욱하게 안개 핀 풍경과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는 친구를 번갈아 보고 있자니, 벽소령에 오르기 전 날 구례에서 만났던 친한 형이
생각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감이 떨어졌다며 생계를 고민하던 형은 몇 달 전 봤던 모습보다 많이 수척해 보였습니다. 보나마나
돈 아낀다고 제대로 안 챙겨먹었을 것 같아 음식과 과일을 좀 사드리고 차에 기름을 채워드렸습니다. 그래야 제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더군요.예전 같으면 구례의 아는 형을 보곤 자신의 처지만을 긍정하고 대피소 친구의 비트코인에 부러워했을 겁니다.
순전히 타인의 풍경 속에서 저만을 생각했겠죠.


 규문에서 공부하며 매일 산책 삼아 골목길을 걷다보면 집집마다 사람이 드나는 문이 보입니다. 그 다양한 문의 꼴을 보며 좁은 길은
걷고 있자면 저 문들은 하나같이 길이 있는 쪽으로 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뭐 그게 대단하냐고 묻겠지만 너무나 당연해
인지 못했던 것을 살피는 과정에서 뭔가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면 각자가 내 집이라는 공간에서 문지방을 넘어서면 공동의 길인 것입니다. 그런 길에서 저는 마주치는 풍경과 사건에
시선을 두면서 '자기'라는 의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길이 없이 집들만 빼곡하다면 우리 모두는
자기 집에 고립된 채 살아야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마음에도 고립되지 않도록 밖으로 나져있는 문이 있고
그 문턱을 넘으면 공동의 길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2월 선물목록도 그런 공동의 길과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샘들이 내어주신 그 마음을 길을 헤아리는
과정 속에서. 자기라는 문턱을 넘는 공부의 장으로 삼겠습니다.


2월 첫째 주는 연구실 대청소와 단합회가 있었습니다. 작년의 다사다난했던 날들의 때들을 벗겨내고 새 단장을
하려고 다들 닦고 쓸고 문질렀죠. 창문을 맡은 민호샘과 규창샘은 박력 넘치게 무거운 창문을 떼어서 ‘바득바득’ 소리가 나게
닦고 혜원샘과 건화샘은 주방과 냉장고를 일사불란 정리하고 아직 다리가 불편하신 정옥샘은 곳곳에 때를 지우고 책장을
정리하고 저는 규문각 책장의 먼지를 닦아냈습니다. 아. 채운샘께서는 특유의 끊이지 않는 목소리와 분주함으로 감시망을
작동하셔서 다들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답니다. ㅎ


청소하는 중에 헤아려보면 연구실 공간에 배치된 거의 모든 것들이 여러 샘들이 직간접적으로 선물로 주셨거나
주신 세미나 비를 통해 산 것들이라 여겨졌을 때 무엇 하나 샘들의 마음과 수고가 관계되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또한 샘들
각자가 바쁜 일상 중에 시간을 쪼개 규문에 오시는 것을 헤아려봤을 때, 채운샘의 감시망이 아니라도
연구실 청소는 허투루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안 좋으셔서 잠시 불교 세미나를 쉬고 계시던 은하샘께서 크림빵을 사들고 규문에 방문했습니다. 이 날
제 룸메이트의 병원 퇴원 기념으로 지인들과 파티를 하느냐고 쉬었던 터라. 방문하신 모습을 뵙지 못했네요.
다음날 빵을 먹어보니 크림들과 어울려진 다양한 앙꼬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작년 몸 세미나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항상적으로 책상에 앉아 공부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신체를 돌보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였습니다. 요즘 그래서 건화샘과 저는 소음인이라 하여 소금을 자주 섭취하고 민호샘과 혜원샘은
산책으로 건강을 돌보고 규창샘은 아침마다 더덕가루에 꿀을 타서 먹는 등.., 연구실 식구들은 저마다 건강관리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샘들의 공부하게 된 사연을 들어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마음을 내게 된
경우가 적지 않더군요. 은하샘께서도 속히 쾌차하셔서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네요.


니체 세미나에 인영샘께서 영광굴비를 선물로 보내셨습니다. 바닷가에 겨울 내 매달려서는 거친 해풍을 견디며,
짭짜름하게 간이 벤 굴비는 9월에서 2월 사이에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 중 하나입니다. 연구실 생선구이 장인 민호샘께서
손수 겉 비닐을 제거하고 쌀뜨물에 제어 비린내를 제거하는 듯 갖은 노고 끝에 다들 맛있는 굴비를 먹을 수 있었답니다.


신상미샘이 채윤샘 뵐려고 오셔서 유명한 명인이 만든 우전차(녹차 종류 중 하나로 이른 봄 가장 먼저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고급 진 포장 박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 맛이 얼마나 훌륭할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그 맛 이상으로
선물로 주시려고 들고 오셨을 그 정성 또한 짐작이 갑니다.


세미나 겸 일찍 공부하러 오신 정아샘께서 한과 선물을 '번거롭고 무거우셨을 텐데' 손수 들고 오셨네요. 연구실에 오면
'무슨 책 이예요'라고 물으며. 어떤 책을 읽나 항상 궁금해 하시던 정아샘이 이번 시즌에는 굵직한 세미나 '들뢰즈<차이와 반복>'과
'니체로 읽는 문학'를 두개나 들으셔서 작년보다 연구실에서 자주 뵙게 생겼습니다.
이 날은 채운샘께서 고등어찜, 멸치볶음 등 저녁 식사 준비하신다고 오후 3시부터 부엌에서 분주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가끔 컨디션이 좋으신 날은 이렇듯 채운샘의 저녁 특제요리가 나오는 날이라고 할까요~


금요일이나 토요일 쯤 일주일에 한번은 ‘꼬옥’ 공부하러 오시는 희진샘께서 치즈 볼과 카레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희진샘 오시는 날은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도 같이 한답니다. 특히나 민호샘이 최근에 연재하는 글을 읽으시면
'너무 즐겁게 읽었다고~!!' 매번 읽으시고 그 감상평을 산책 중에 해주는 것을 보면, 민호샘에 대한 팬 심이 어마무시하시다는~!!
그것에 쑥스러워 “아, 감사합니다”라고 특유의 군대식 멘트를 날리시는 민호샘에게, 희진샘의 “어쩜~ 영혼 없이 말을 한다~!!”라는
정곡을 찌르는 농담에 다들 한바탕 웃었습니다.


작년부터 비학술적 학술제의 참가하고 있는 들불에서 '무너져가는 공동체의 맥락과 문학의 시각을
연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책자를 선물로 보내주셨네요. 공동체로서 고민들을 담고 있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고자
보내주신 값진 선물이네요.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한 전통과자 세트를~!! 윤지샘께서 선물로 주셨네요. 개별적인 포장지에 싸인 저것들을 하나씩 맛보고
싶은 충동이 일만큼 맛있어 보입니다.
작년에 윤지샘께서 잘 아시는 한방병원을 통해서 연구실 식구들의 체질과 피해야하고 섭취해야 할 음식, 운동법을 알아내
주셔서 다들 그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건화샘과 저는 소음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평소 짜개먹는 것이
좋다 길래 소금을 자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윤지샘께서 소음인한테 좋다고 해초소금이라고 챙겨주셨는데,
특히 건화샘은 공부할 때 옆에 두고 매일 차 마시듯이 섭취하고 있네요. ㅎ
이 날은 시몽동과 중용 주역팀 2차 종강파티가 있던 날로 얼마나 많은 장을 보시던지. 장보는 시간만 한 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홈플러스와 편의점을 털어서 와인을 비롯한 듣보잡 다양한 음식들로 성대한 종강파티가 치러졌습니다. 그리고 화이트와인의
샹그리아였던가요. 저는 그게 젤 맛있더라구요. 너무 즐겁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 사진을 찍어놓지 못한 게 못내 아쉽네요.


공부하러 오실 때마다 꼬박꼬박 맛나는 것을 사다주시는 태미샘께서 이 번에는 천일염과 한라봉을~!!
그러면서도 매번 다른 것을 사다주시는 비결은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자'하는 태미샘의
따뜻한 헤아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금요일이면 공부하러 오시는 희진샘께서 이 날도 맛 나는 한과를 사가지고 오셨네요. 수제 한과 인 듯 모양이
제각각이었지만 부드럽고 쫀득한 안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구정에 천안으로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가 민호샘께서 호두과자를 사가지고 오셨네요. 역시 호두라면
천안이 아니겠습니까~!! 포장지를 벗겨내고 호두 하나를 반쪽으로 잘라먹었더니 그 안에 앙꼬와 호두가
가득이네요. 역시나~!!!
며칠 전 민호샘이 조만간 아버지 환갑이라고 선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묻길 래. '매일 책 읽고 글 쓴다는
아들한테 손 편지 한 장 못 받으면 섭섭하지 않겠어요. 손 편지 어떻습니까?' 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옆에 건화샘 왈 "그거 괜찮은 거 같은데.."


구정이라 과일들이 비싸고 귀할 텐데 정옥샘께서 천혜향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평소 이것저것 필요한 식자재며
선물을 많이 주시지만 사진 찍기를 강력히 거부하셔서 안 찍었지만. 이번 달 선물들이 저조한 관계로 제가 쓸게 없더군요.
그래서 찍어야한다고 강하게 어필해 올렸습니다. ㅎ


들뢰즈<차이와 반복> 세미나에 영님샘께서 자몽청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제가 식사시간 외에는 일절 아무것도
먹지 않는지라 그 맛을 보지 못한 게 아쉽지만, 맛있지 않으면 손도 안 되는 혜원샘이 자주 타먹는 것을 봤을 때,
겉에 포장된 고급 진 수제의 느낌만큼이나 짐작이 갔습니다.


니체의 경희샘께서 계란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요즘 조류 인플루엔자(AI)여파로 계란 값이 폭등하고 살 처분 대상
범위에 해당된 농장들이 위기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까이 성대마트에 가도 계란 값은 물론 야채 값과 과일 값도
장난이 아님을 체감합니다. 서민들의 식당에 오르는 식자재들의 심상치 않은 가격 상승이 느껴지는 요즘.., 마음을 내어주신
선물들이 얼마나 소주한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영주샘께서 뭘 그리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시더니, '짜잔' 주방 탁자 위에 펼쳐놓으셨네요. 역시 안동 출신이라 일단
대따 큰 안동 고등어 두 마리와 안동 시골집에서 보낸 참기름, 그리고 뭔가 남다른 굵기를 자랑하는 새우를 말입니다.
저 특별 고등어는 그 가치에 어울리게 혜원샘이 마늘과 후추를 넣은 특제 소스에 재어서 저녁식사 시간에 먹었더랬는데..
다들 연구실에서 여태껏 먹은 고등어 중 가장 맛있고 마치 연어구이를 먹는 것 같다는 칭찬일색이~!!
아무래도 영주샘의 특별 고등어와 혜원샘의 특제 소스요리의 콜라보가 이루 낸 행복한 저녁 밥이었습니다~!!


푸코의 <성의 역사>세미나를 하러 오신 미현샘께서 냉동고에 넣고 먹으라고 쑥떡을 선물로 가져다 주셨습니다.
미현샘 성품에 '뭐 이런 거 찍냐고'라고 그럴 거 같아 뒤돌아보실 때 빠르게 '찰칵' 찍었습니다. 구정이 껴서 2주 만에 뵙는 샘들이라 반가운 마음에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더군요.


저녁 식사로 뮐 할까 냉장고를 뒤지는데, 못 보던 냉동고에 찰순대와 단팥호떡이 있어 '아. 누가 사다 넣으셨지..'하고
급히 수소문해서 희진샘께서 몰래 넣어두신 걸 알았네요. 찰순대는 세미나 간식에서 남은 떡볶기와 버무려 볶아서 먹고
호떡은 끼니 때 후식으로 먹었답니다. 참 맛있더군요.


토요일이면 빠짐없이 공부하러 오시는 은남샘께서 이것저것 살림에 필요한 것들을 한살림 표로 사다주셨네요. 때 마침
비었던 냉장고가 채워지고 저 식자재들로 만들어질 음식들을 생각하니 '은남샘께서 정말 필수 식자재들을 꼼꼼히 챙겨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요즘 파, 계란, 감자 등등.. 폭등한 야채 값을 생각하면 귀하디 귀하신 식자재들입니다.
그리고 건화샘이 위의 당근과 단감을 갈아서 점심에 당근 쥬스를 만들어 주어서 다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태미샘께서 낮에 공부하러 오셔서 딸기 두 케이스를 주방 식탁에 올려놓으시더니, 연구실로 '쪼르르' 오셔서는
'선물목록 보니까. 뭐가 잔뜩 올라와 있더라구.'라며 쑥쓰럽다는 듯 호두식품을 책상에 올려놓으셨습니다. ^^


1월에는 차지고 맛 나는 옥수수를 보내주셨던 효신샘께서 이번엔 김부각을 선물로
보내주셨습네요. 직접 먹어보시고 보내주시는지, 옥수수도 그랬지만 저 김부각은 정말 맛있고,
흔히 먹어볼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었습니다.


주역팀의 정정랑샘께서 커블 의자 15개를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저 의자가 요즘 그렇게 광고를 많이 하고 유명한
제품이라더군요. 샘들이 좌식의자에 앉아 장기간 세미나하면 간혹 허리가 아프시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연구실 식구들이
앉아보니 정말로 허리를 부담 없이 곱게 잡아줬습니다. 겉보기에는 얇고 별거 아니게 보인 것이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만든 것이라더니, ‘정말 유명한 것은 다 이유가 있구나’라는 결론이 ㅎ
그리고 불티세미나 샘들과 푸코<성의 역사>샘들이 첫 단체 개시를~!! 하셨네요.


불티 은미샘께서 방울토마토처럼 색감이 이쁘고 맛있는 낑깡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구정이 지나고 샘들이
오시기 시작하니 저조했던 선물들이 하나둘씩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낑깡과 더불어 연구실에
간식들과 샘들의 수다가 풍성해져가네요.


영주샘께서 버섯말린 것과 다시마를 국물 맛있게 내라고 선물로 주셨습니다. 얼마 전 들고 오신
안동 고등어도 맛있게 잘 먹었는데, 이런 세심한 선물까지~!!


푸코 <성의 역사>을 들으러 오시면서 후남샘께서 한라봉을 선물로 주셨네요. 근래 수정샘이 주역세미나 간식으로
성대마트에서 두어 가지의 과일을 샀는데 어마무시하고 비싼데, 싱싱하지도 않다며 분개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살짝 봤는데
과일들이 흐물흐물~!! 그런 요즘인 만큼 여러 샘들이 가져다주시는 과일이며 식자재들은 귀하디귀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


신현숙샘께서 다시마, 돌자반, 말린 버섯, 다시마, 파래자반 등등.. 마지막으로 센스 넘치게 ‘마이쭈’까지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딱 마이쭈에서 평소 색깔 양말을 자주 신으시는 현숙샘의 성격이 딱 드러나는 포인트라고 할까요.
이렇게 다양하게 마음을 내어 보내주셔서 연구실 살림 부쩍 늘어나버렸습니다. 보기만 해도 저 박스의 풍성함이
얼굴에 미소 짓게 하더군요.


'누가 보냈나?' 보낸 분 성함이 없어 수소문하던 중.., 일요일 주역팀 세미나 하러 오신 '"영주샘이 제가 보낸 김 어디 있는 줄 아세요?"
하고 물어보셔서 알게 되었네요. 저번 달 역기 선물해줄 때도 그렇고 '보낸 이에 성함을 적지 않으시는 구나~'라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나타나셔서 "역기 어땠어요?, 김 어딨어요?" 라고 물어보신다는 것도요. ㅎ


2월 마지막 일요일 날 윤지샘께서 마파 두부을 직접 하셔서 이우에게 들려 보내셨네요. 서양기초반 점심과
주역팀 저녁으로 먹으라고 해주셨다네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저 뒤에서 현란한 국자 스킬로 밥알을 ‘꾹꾹’ 눌려가며 볶음밥을
하시고 있는 수정샘이 농 삼아 마파두부를 먹고 싶다 그랬는데, 그것을 듣고 윤지샘이 정말 해주셨다는~!!! 저희 서양기초반 샘들은
다들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은남샘께서 뭘 그리 무겁게 들고 계단을 올라오시나 봤더니.. 김치였습니다. '포기포기' 어찌 저리도 빛깔이 단정한지요. 김치를
먹어보기도 전에 얼마나 맛있을지 짐작이 갑니다. 2월 마지막 일요일인, 이 날은 주역과 서양기초반 세미나가 있던 날로
평소보다 규문의 활기찬 날이었습니다. 날은 영상 10도 정도로 봄처럼 따스했고 은남샘의 김치선물로 이번 달 선물은 마무리가 됐네요.


구례의 천은사에 갔을 때 홍매화가 이쁘게 피었길래 '찰칵' 사진 찍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 날 햇살이 얼마나 따스하던지
그 볕에 등을 대고 돌아서 있으면 '아. 봄이구나'라는 탄성과 동시에, 혹 나무들도 이런 감각으로 꽃을 피울 때를
아는 것이 아닐까 상상을 해봅니다.
꽃 피는 나무들처럼 겨우내 잊었을 우리 몸의 감각들이 다시 되살아나고, 이제 '곧' 봄이라는 들뜬 마음이 코로나라는
엄중한 시국에도 장롱에 넣어둔 봄옷을 꺼내 입고 싶게 만드는 것처럼, 규문의 여러 샘들의 신체에도 공부에 대한 감각들이
살아나고 작년에 미진해서 아쉬웠을 마음들이 규문의 새 시즌을 맞이해 '새록새록'
공부에 대한 도반들의 열기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3

  • 2021-03-04 22:12
    갈수록 규문의 공양 목록이 길어지는 것 같아요
    공동체라는 말이 단순한 어휘가 아니라 그야말로 생물처럼 느껴져요
    마음이 한 공동체를 키우는구나 ᆢ실감이 납니다
    감사함이 ᆢ보기만해도 배가 불러요

  • 2021-03-08 11:04
    선물목록이 풍성한 선물과 훈샘의 감성이 만나 점점 드라마틱해지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짧은 2월에도 이렇게 많은 선물이 있었다니!!

  • 2021-03-09 19:44
    영주샘의 고등어와 인영샘의 굴비! 2월은 생선풍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생선만이 아니라 개강과 더불어 온갖 선물들로 가득했었다는 것을 선물목록을 보며 새삼 다시 느끼네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특히 저는 (훈샘이 몇차례나 강조하셨듯) 윤지샘이 선물해주신 소금의 힘으로 요즘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윤지샘!
    훈샘도 정성스레 선물목록 작성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3월 선물목록도 잘 부탁드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