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0914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09-08 17:55
조회
724
강의 커리큘럼을 보내느라 메일에도 썼습니다만, 어제 모든 분들 반가웠습니다.
한달 만에 뵙는 만두쌤 얼굴도 반갑고, 처음 뵙는 두 중년 남성학인도 그렇고.
성비가 이렇게 얼추 맞아떨어지기란 규문에서 하늘에서 별 따기인지라 아주 신기한 느낌입니다.
이 기념할 만한 날을 사진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어제는 정신이 없는 관계로 수업 사진도, 뒷풀이 사진도 못 남겼네요.
다음 주에 반드시 찍을 계획이니, 염두에 두심이... ㅋㅋㅋ


어제는 첫 날이니만큼 자기 소개와 강의 일정 공유 후 화엄경에 대한 아주 짧은 글을 함께 읽었습니다.
<대방광불화엄경>을 처음 읽었을 때의 곤혹스러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낀 아름다움 등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빛과 꽃으로 장엄된 거대한 세계는 이 세계 바깥 다른 곳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지금 여기가 바로 부처의 세계라고 말하고 있었지요.
완수쌤은 그 환희와 충족감이 낯설다는 이야기를 에세이에서 쓰셨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


어제의 글에서 인상적인 것 몇 가지만 추려볼게요.
일단, 세계의 空性을 볼 수 있는 자가 곧 여래를 보는 자...라는 이야기.
여래란 여타의 종교에서처럼 실체화된 신의 형상이 아니라는 것, 개체로서 현상된 모든 사물은 연기에 의해 바로 그와 같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 이를 깨달은 자에게 이미 세상도 그리고 나도 부처라는 것.


이어 법성게의 한 구절,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 티끌과 세계에 대한 분별, 순간과 영겁에 대한 분별에 대해 의상은 이와 같이 답했답니다.
채운쌤의 코멘트가 인상적이었어요. 기억에 의존해 복기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대체 우리가 '세계'라고 부르는 것은 뭘까? 지구? 우주? 아무튼 모든 사물을 다 포함한 거대한 것? 세계는 의식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지, 객관적으로 저기 있는 게 아니다. 관건이 되는 건 우리가 우리의 시공간을 한 찰나에 무엇으로 채우는가 하는 것 아닐까? 예컨대 누군가에 대해 미움을 일으키고 있을 때 그의 세계는 이내 미움으로 가득해져버리고 만다."  


마지막 하나는 發心.
글에서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초발심은 매순간의 발심이랍니다. 맨 처음 먹은 마음, 이 아니라 매번의, 고로 끊임없는 발심!
그럼 발심이란 뭔가? 일상에서 우리는 '마음을 먹는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와는 사뭇 다르죠.
불교에서는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마음을 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방향이 안이 아니라 밖을 향해 있는 거잖아요.
채워야 할 마음이 아니라 떠나고 내보내는 것으로서의 마음.
깨닫고자 하는 마음의 방향, 이라는 것에 대해 어제 처음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더 생각해보고 싶네요.


자, 이제 간단한 워밍업 끝났습니다. 앞으로는 팍팍 읽어나가며 함께 더 찔러주고 다독여주며 공부해보아요.

어제 공지된 것처럼 화엄경 / 스피노자는 한 주씩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두 책 다 이번 학기에 다 끝낸다고 하니, 숨가쁜 장정이 될 게 분명합니다. 체력과 시간 분배 잘 하며 무사히 1월까지 달려가봅시다.

다음 시간에는 <화엄경> 19권부터 25권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제 귀는 수업시간에 26이라 들었습니다만, 보니까 일정표에 25권이라고 돼있네요. 제 욕망에 따라 25라고 일단 표기해둡니다. 아니면 댓글 다시 달아둘게요.)
어제 사정상 불참하신 정우진 쌤 포함 신입생 여러분, 읽으신 대목 중 가장 꽂히는 부분 혹은 문제적이라 여겨지는 부분을 택해 옮겨쓰시고 그에 대해 나름대로 풀어오시면 됩니다.
그게 매주 공통과제. 분량은 A4 한 장이 기본이며 그보다 길게 쓰시는 건 무방합니다.


다음 주 간식은... 오늘 (무려)아침 여섯 시에 완수쌤께서 자원하셨습니다. 완수쌤, 맛난 간식 부탁드려요 ^^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전체 1

  • 2015-09-09 10:05
    만두샘 이하 함께 공부하시던 분들은 더 말할 나위없이 반가웠고, 새로 오신 두 분(정우진 샘도 함께 하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요;;) 반갑고, 환영합니다~~ 이번 학기는 더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