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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5 사오정의 명상 일기

작성자
지영
작성일
2019-11-25 19:25
조회
109
2019.11.25 감정 명상

지난 주 생각 명상을 하기 전 윤지 샘이 알아차림과 생각을 허공과 구름에 비유해 주셨는데요.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 윤지샘께서 다시 한 번 보충해 주셨는데요, 알아차림을 하늘에 비유한 건 하늘=알아차림이 아니라, 하늘이 늘 있는 것처럼 알아차림도 늘 있다는 의미라고 하셨습니다. 알아차림은 일상을 떠난 어떤 특별한 상태가 아니라고도 강조하셨죠. ‘손을 들었다’거나 ‘손을 흔들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처럼, 우리가 사소하다거나 특별할 게 없다고 여기는 행위, 느낌, 생각들을 의지를 내서 알아차리는 게 알아차림이라는 거겠지요.

오늘 배운 감정 명상은 말 그대로 기쁨, 분노, 실망, 슬픔 등등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건데요. 초보자인 저희 수준에 맞춰 가벼운 감정부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새치기 하는 사람 때문에 화가 났다던가 하는 것부터요. 오늘 아침 특별히 떠오르는 감정이 없다면 그 전에 경험했던 감정을 대상으로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나처럼 열린 알아차림을 먼저 하고, 3분 동안 감정 명상을 했습니다. 이렇게 짧게 하는 건 저희가 매 주 약 30분 정도 명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보자들의 경우 감정 명상을 길게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어제 밤 인터넷이 안 돼서 답답했던 감정을 떠올렸는데요, 요새는 잠들기 전 음악 몇 곡 듣고 자는 게 낙이라, 얼른 단말기도 껐다 켜보고 코드도 다시 껴보는 등 제가 해볼 수 있는 거를 해봤지만 변화가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이것저것 해 보는 사이 잠이 쏟아져 그대로 잠들었는데, 오늘 그 감정을 대상으로 알아차리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감정을 떠올리는 순간 감정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너무 순식간이라 뭐지? 하는 사이 스스륵 생각의 폭포수에 빠져 헤매다 종이 울려 깨어났습니다.

명상이 끝나면 매번 윤지샘이 몇 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이번 명상을 어떠셨는지부터 감정을 알아차리신 분이 있는지 혹은 헤매신 분이 있는지 등등입니다. 오늘은 헤맸다고 손을 드시는 다른 때에 비해 많았습니다. 당시 저는 어디에 속하는지 몰라 잠자코 있었습니다(지금 보니 알아차리기도 했고 헤매기도 했네요). 호정샘이 “감정을 알아차리는 순간 바로 사라졌는데, 이것도 감정을 본 건가요?”라고 질문하시자, 윤지샘은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또 감정이 사라지고 어떤 대상에도 머물지 않는 그 순간이 열린 알아차림 상태라고 하셨지요. 거기서 소리 명상이나 보기 명상 등으로 자유롭게 넘어가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단 각각의 명상 사이에 꼭 열린 알아차림을 해야 한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몇몇 샘들이 감정을 보는 게 어렵다, 감정과 내가 분리가 잘 안 된다고 하셨는데요, 윤지샘은 감정이 강렬하면 쉽게 분리 되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오늘 명상 중에 감정이 바로 사라졌던 경험을 채운샘께 말씀드렸더니, 제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렸던 이란 여행을 떠올렸으면 그렇지 않았을거라 말씀하셨습니다. 그 감정은 많은 과정을 거처 지금은 깊은 고마움으로 남았지만, 살아오면서 털어내지 못하고 쌓인 다른 감정에 대해선 저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보니 감정을 보기 어렵다고 하신 선생님들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사실 알아차리려고 하기는 커녕 거부하려는 마음이 강하지요. 명상을 하다보면 언제가 마주해야 겠지요?

 

아! 이번 주 부터는 숙제가 있네요. 매일 일정한 시간에 3분씩 형식을 갖추어 명상하기 입니다.

명상 자세를 잡고 열린 알아차림 후 각자 원하는 명상을 하기이죠. 어떻게 명상을 하셨을지 샘들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전체 1

  • 2019-11-26 19:03
    명상을 하다보면 '폭포수같은' 생각이 뭔지 실감하게 됩니다. 감정을 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감정을 보겠다'는 생각마저 휩쓸려 가버려 헤매다가 끝나기 일쑤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