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6.19후기 + 6.26 공지

작성자
김상현
작성일
2016-06-23 00:08
조회
486
오늘은 처음으로 폭풍의 언덕을 읽고 수업을 했습니다. 시작부터 살벌했는데요, 지각한 사람, 안 읽어 온 사람, 안 외워 온 사람들에게 벌금을 3000원 씩 물렸기 때문이죠. 책 안 읽어 오면 3000원, 안 외워 와도 3000원, 지각해도 3000원...결국 우현이 형만 벌금을 내지 않게 되었었죠...라고 할 줄 알았어, 우현이형? 우현이형은 책을 읽어왔고, 외웠다고 했으나 실제 시켜보니 외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쌤과 오지 못한 지현이 말고는 모두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ㅠㅠ

 

『폭풍의 언덕』은 일단 첫인상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약간 정신없고 혼란스럽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었습니다. 인물들이 뭔가 이상해 보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인물들이 시대에 길들여지지 않은 인물들이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뭔가 그 시대에 길들여지지 않은 인물들을 ‘미쳤다’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그런 시각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뒤로 일단 우현이형이 외웠습니다. 외운 부분은 캐서린이 엘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부분이었습니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어떤 같은 영혼을 가진 절친한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린튼과 결혼해도 그와 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린튼의 돈으로 히스클리프를 자신의 오빠의 손아귀에서 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엘렌에게 물어보는 대목이었습니다. 정확히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당신이든 누구든 자기를 넘어선 삶이 있고, 또 그런 삶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만약 내가 이 지상만의 것이어야 한다면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서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란 문장이었습니다. 우현이 형이 이 부분을 외운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해 주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뭔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부분을 이해해 보려고 했습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당신이든 누구든 자기를 넘어선 삶이 있고, 또 그런 삶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이 문장은 무슨 뜻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표면적으로 느낀 바로는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자신을 넘어선 삶이라는게 히스클리프, 이타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했습니다. 그러나 뭔가 다른 게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ㅠㅠ

 

『에티카』는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연 안에 있는 존재이고, 따라서 자연 밖의 작용이나 전지전능한 신은 없다는 이야기의 연장선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선 인간이 받는 모든 작용은 자연 안에서의 작용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원인과 결과를 모두 알 수는 없는, 부분적인 원인과 결과만 알고 있는 어떤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을 때, 그것을 작용 받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모두 자연 안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안에 모든 원인이 있지 않고 알 수 없는 다른 원인이 있을 때 그게 어떤 전지전능한 신이 자연 밖에서 그 신에 의한 일들인 것이 아니라, 모든 일들이 다 자연 안에서 일어난 일이란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 안의 원인들로만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이렇게 증명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는 능력, 코나투스는 자연의 능력이 아닐 수 없고, 그것도 유한한 자연의 능력, 즉 인간의 현실적 본질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유한한 것은 무한한 것의 일부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유한한 자연의 능력만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무한한 자연에 일부일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또 인간이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 겪을 순 없다는 것은 이렇게 증명했습니다. 일단 인간이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 겪을 수 있다면 인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 겪을 수 있으려면 자연의 무한한 능력에 근거해야 합니다. 자연의 무한한 모든 것들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인간은 무한한 자연의 능력을 알고 있으므로 자신의 코나투스를 이용해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다른 경우에선 자연이 인간이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을 경험할 수 있도록 모든 개물을 조종해야 합니다. 이것도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인간은 무한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고 합니다. 이것도 부조리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타당한 원인의 일들만을 경험할 순 없고, 또한 항상 수동적 감정의 작용을 받고 거기에 예속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이 예속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한 내용은 아닙니다...앞으로 이에 대한 이야기가 더 설명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뒤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했습니다. 감정은 우리의 코나투스에 의해 한정되지 않고 우리 외부의 우리가 알 수 없는 원인들에 의해 한정되어진다는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즉 감정은 우리의 외적인 것과 만나지 않고서는 생길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에서 우리가 감정을 제어할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감정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원인들의 작용이므로 우리에게 작용하는 더 강력한 것이 없는 이상 우리가 스스로 감정을 제어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제가 『에티카』에서 이해한 것은 이 정도 였습니다...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주에는 『폭풍의 언덕』에서 10장~20장, 『에티카』에서 정리14~정리20까지 읽어오면 됩니다. 다음주에도 지각하거나, 책을 안 읽어오거나, 책에서 한 부분을 외워오지 않으면 벌금이 있습니다...꼭 읽고 외워서 지각하지 말고 오세요.

 

일주일 잘 보내시길...
전체 2

  • 2016-06-23 01:23
    잌ㅋㅋㅋ벌금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느껴진다

  • 2016-06-23 11:01
    어떻게든 정리해보려는 분투, 그리고 눈에 띄는 카오스들... ㅋㅋ 상현이가 적은 '타당한 원인의 일만 경험한다', 이게 대체 무언지는 담 시간에 들어봐야겠네. 암튼, 단박에 스피노자 선생님을 이해 못하는 건 당연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앞으로도 주구장창 읽고 같이 이야기해보자. / 간식은 우현+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