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0810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08-06 14:39
조회
663
아마 <앙띠> 첫 시간부터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정신분석과 자본주의를 함께 비판적으로 고찰하는데, 정신분석의 메커니즘이 자본주의 기계의 메커니즘과 포개진다는 것, 그것은 전자가 후자에 대해 이론적이고 실제적인(이걸 나누는 게 무슨 의미랴 싶지만;) 뒷받침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죠.
자본주의를 말하기 위해 정치경제학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왜 정신분석이어야 하는가 — 이 같은 아연함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만, 들뢰즈+가타리 콤비의 놀라운 통찰이 빛을 발하는 것 또한 이 지점이죠.
지난 시간에 채운 쌤께서 풀어주신 ‘가족’의 역사와 효과가 바로 그 답이었죠.
푸코도 몇 개의 저작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가 가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분석한 바 있는데요. 다소 거칠게 말하자면, 규율권력이 작동하면서 동시에 흐름으로서의 인구를 관리하는 것이 근대라 분석한 <감시와 처벌>, 그리고 부르주아 가족의 性 관리와 근대 사회 시스템의 상관관계를 고찰한 <비정상인> 등이 그렇죠.
푸코가 생명 관리와 성 담론을 통해 가족과 자본주의를 연관 지었다면, 들뢰즈+가타리는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자본주의 기계는 어떤 사회적 투자를 통해 개인의 욕망을 생산하는가를 보고자 합니다.
텔레비전 드라마도, 온갖 소설들도 곧잘 우리의 욕망을 곧 엄마-아빠와의 문제, 어린 시절의 사건, 그로부터 얻은 메울 길 없는 결여와 연관 짓곤 합니다만, 들뢰즈+가타리는 그와 같은 방식, 욕망을 가족/아빠/결여와 묶어버리는 그 방식을 비판하면서, 그런 방식이야말로 자본주의 안에서 탄생한, 자본주의적 방법론이라 말합니다.
두말 할 것 없이 그게 바로 ‘정신분석학’이랍니다. 자본주의가 낳은 자본주의의 환자들을, 다시 잘 자본주의화시켜 자본주의로 돌려보내는 것, 그것을 반복 또 반복하면서 화폐를 벌어들이는 것이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하지요.

개인적으로 지난 수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사적’ 가족의 문제로 돌리고, 동시에 모든 곳에서 가족을 발견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였어요.
사이코패스와 변태가 만들어지는 것은 가족 탓, 동시에 회사는 하나의 가족이고 사장은 나의 아버지라는 식의 언설들.
그러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이 가져오는 효과를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지요. 모든 문제(결과가 좋건 아니건)의 출발점이 가족이라고 간주하게 되는 효과가 하나. 그리고 나를 살게 하는 것이 가족(회사)이요, 가족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니, 가족을 책임지는 것이 나의 임무라는 ‘가족주의’가 다른 하나.
정신분석은 여러 모로 이 역할을 아주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게 들뢰즈+가타리의 주장입니다.

저자들이 힘주어 강조하는 바는, 그러나 욕망이란 사적인 것 내지 사적 가족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에 의해 특정하게 생산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를 ‘구조’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의미의 논리>에서 보았듯 들뢰즈가 구조라고 할 때도 그는 무의미(=多의미)의 장에서 역동적으로 생산되는 새로운 계열화에 더욱 주목하지요.
하여 들뢰즈+가타리가 욕망을 ‘생산’ 그 자체로 간주하고, ‘기계작동’으로 설명할 때, 그것은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게 됩니다.
하나, 욕망은 집단적이다. (우리는 개체와 집단이 아니라, 차라리 예속적 집단과 주체적 집단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문장, 기억하시죠?)
둘, 욕망은 코드화되지만 언제나 코드를 흘러넘친다. 욕망은 사회적 투자에 의해 코드화되고 또 탈코드화된다.(자본주의 사회는 극도로 이를 수행해내는 사회 기계랍니다. 한쪽 손으로 탈코드화, 다른 한쪽 손으로 공리화)
…그리 썩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여기서 지난 시간에 나온 편집증적 극과 분열증적 극 / 사회체의 편집증적 투자와 분열증적 투자가 연관되는 듯합니다.
채운 쌤 말씀에 의하면 두 개의 극은 선택지로서 주어진 게 아니랍니다. 두 개의 극, 두 개의 투자는 사회체에 모두 존재하는 것인바, 관건은 우리는 어떤 마주침을 조직할 것인가에 있다고 해요.
아마 앞서 나온 도주선 그리기, 탈주, 혁명의 문제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인 듯한데, 아직 잘 정리가 안 돼서 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네요; 이 부분은 좀 더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
놀랍게도… 다음 시간이 종강이군요. 에세이 발표도 코앞=_= 남은 시간동안 모쪼록 잘 읽고 잘 복습하셔서 에세이 발표일에 만납시다.

후기는 최정옥쌤! 어여! >0<
간식은 고지영쌤+수영.
수요일에 만나요. 종강일이니 전원 출첵! 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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