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3월 5일 후기 + 공지

작성자
김유진
작성일
2017-03-05 21:49
조회
257
오늘은 나카자와 신이치 자가님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이번 수업을 시작하면서 수경 선생님께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내 양말을 기리는 노래'를 가져오셨습니다. 시의 내용은 마루 로리 라는 여인에게 직접 짠 양말 한 켤레를 선물받은 시인에게 양말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시를 읽고 시인이 양말을 선물받은 것에 크게 기뻐하고, 그 양말을 그저 새장에 가둬놓듯이 어딘가에 넣어 놓고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양말을 양말의 쓰임으로 쓰는 것을 보고 진정으로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물건의 쓰임 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경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 시가 단순히 물건을 소중히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네루다 라는 시인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에 애착이 컸다고 합니다. 그는 하나의 물건을 만날때 그 쓰임을 먼저 생각하고 그 물건의 의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하나의 물건을 만날 때 자신이라는 존재와 물건이라는 존재 하나가 만나 그때 그 물건이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 오는지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마루 모리에게서 받은 양말 하나에 이토록 기뻐하며 넘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시를 쓴 것이라 합니다. 이런 그는 더 나아가 선물은 내가 모르는 존재로부터 오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인류는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이번 수업에 이 시를 가져 오셨던 이유가 바로 이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속에 나왔듯이 사랑의 본질은 증여이고, 증여는 선물(주는 것)이 증식되는 것이니까요.

다음으로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단지 그들이 자신의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교환 가치'로 사들였습니다. 문제는 그 값이 노동자가 행하는 노동력의 지출인 '사용 가치'를 무시한 값이라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교묘하게 서로 다른 가치를 한데 섞어 그들에게 마치 정당한 값을  지불한 것 처럼 믿게하는 마법을 부린 셈입니다. 그리하여 자본가들은 수많은 잉여가치(이익)를 착취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그런 마법에 속아 자신의 시간으로부터 소외받게 되었다고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책에서도 자본 주의가 노동자들을 '소외된 인간'으로 만든다고 나옵니다. 각자 공부가 잘 되는 시간, 잠을 잘 잘 수 있는 시간이 다른 것처럼,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시간이 존재하는데 노동자들은 노동을 하는 시간이 자본가에 의해 특정한 값으로 정해짐에 따라 자신의 시간을 빼앗기고,  자신의 시간에서 스스로가 소외받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모두 함께 자신이 생각하는 '순수증여'에 대해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우리 속에도 순수증여의 흔적이 있는 게 아닐까 라는 동생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수업 마지막 부분에 인문학이란 것은 지금 스스로가 하고 있는 고민을 좀 더 넓은 세계로 가져와 고민해 보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순수증여가 어딘가 확실히 존재하지만 실체 할 수 없는 어떤 힘이라고만 생각하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을 제 삶 속으로 가져오는데까지는 못 갔던 것 같습니다. 아직 시작조차 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자본주의가 뿌리 깊이 박혀 있고, 제 삶 속에서 자본주의 습관이 깊숙이 박혀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자본주의 속 제 삶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여러 고민들을 해봐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해서 발견한 문제들을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사랑'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님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나는 여러분에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부담감이 아닌 작은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 간식....누구였죠..?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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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6 13:36
    간식은 지현이와 가람이. 다음 주에는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의 서문과 1, 2, 3부까지 읽어오는 걸로. 나카자와 신이치에서 생긴 의문을 더 구체화해보고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는 나눌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