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6월 11일 후기 + 공지

작성자
김유진
작성일
2017-06-12 16:12
조회
208
요번 수업에서는 그동안 읽었던 책들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다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후에 요번주에 읽은 책, '눈 뜨는 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장 먼저 읽었던 고미숙 작가의 '호모 에로스'에서 우리는 '시절인연', '실패하는 짝사랑은 없다', '사랑/공부', '고양이' 등 여러 키워드를 칠판에 적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절인연이란 사람과 사람간의 사랑이 생기는 시절과 시절이 만나 인연이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절이라는 단어의 뜻과 같이 불타오르게 사랑하는 것도 한 순간, 시절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라는 뜻 또한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짝사랑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시절과 시절이 안맞았기 때문에 인연이 생겨나지 않은 것이죠. 그러니 간절히 발원하며 시절이 맞는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또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속에 나온 작가의 실제 이야기처럼 수학 선생님과의 사랑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수학공부가 남았듯이 사랑을 한 나에게는 분명 무언가 변한게 있을테니까요. 여기서 우리는 사랑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는 사랑도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사랑과 공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사랑은 호기심과 함께 시작해 뭔가를 알아간다는 과정에서 공부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사랑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말에는 '사랑이 뭘까?'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되는 공부가 떠오르기도 하고,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공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아마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상대방에 대한 앎이 사랑에는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대한 이야기에서는 '돈(400파운드), 자기만의 방'과 'I와U', '남/녀 n개의 성'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가는 여자가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연간 4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작가가 살던 시대에는 여성이 자기만의 시간을 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을 갖는 것이란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이죠. 여기서 좀 더 깊이 들어가 작가가 말하는 자기만의 방이란 무엇인가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전 예전에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 '내가 나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 메모했습니다. 수경쌤의 말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나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 작가는 익숙해져 있는 나, 세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다른 시각으로 나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에게는 과연 그런 공간이 있을까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n개의 성'이라는 키워드는 수경쌤께서 '양자역학'과 함께 설명해주셨습니다. 양자역학에서 세계는 미세한 양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흙과 먼지보다 더 작은 입자가 흩어져 있다 모이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에서의 윤회도 양자역학에 따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한 사람을 이루고 있던 작은 입자가 나라는 인간이 생길때 함께 모아져 내 안에 존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의 성도 꼭 여성과 남성이 아닌 n개의 성이 존재한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입자가 존재하는데 그 속에는 여성과 남성이 섞여 있기에 두 가지의 성만으로 그 사람을 구분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위의 이야기를 다 나누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에는 프랑크 베데킨트의 '눈뜨는 봄'을 읽고 나서의 책에 대한 느낌과 각자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희곡이라 그런지 예전의 책보다 좀 더 술술 읽혔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눈뜨는 봄은 이제 세상을 보는 눈을 막 따기 시작한 청소년들이 학교와 선생님, 부모님으로부터의 억압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청소년 비극입니다. 서로의 인상깊었던 구절을 이야기하며 깊이 이야기 한 내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착한 일, 선한 행동이 사실은 우리의 기쁨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37페이지에 나오는 멜히오어와 벤들라의 대화내용에서 나온 것인데, 어머니를 따라 가난한 아이들을 도우러 가는 벤들라에게 멜히오어가 벤들라가 하는 선한 해동도 결국에는 스스로의 기쁨을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니냐고 벤들라에게 묻는 대목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당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도덕이나 윤리적 가치가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 기준에 의해 휘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히 선한 행동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엔 불편함이나 나의 기쁨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또 악하다도 볼 수는 없지요. 도덕이던 윤리적 가치던 자신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항상 남이 정해주는 가치에 맞게 살아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수경쌤께서는 수업의 끝자락에 모두에게 좀 더 예민해 졌음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지금 살고 있는 세계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타입이 아닐까 합니다. 그게 편하니까요..^^..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삶에 좀 더 예민해지면 분명 더 많은 것들이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모두 지금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예민해져 보는걸로^^...

다음주 간식은 저와 서연이입니다. 그리고 이번주는 우리모두 여태까지 배웠던 내용으로 에세이를 써와야 합니다. 이번에는 사랑과 성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그리고 요번 수업때 이야기를 나눈 결과 자신의 짝사랑에 대한 경험을 통해 사랑도 공부해야한다를 주제로 글을 써오기로 했습니다. 모두의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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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2 16:35
    참견하고 싶은 말들이 엄청 많지만 다 참기로 하고,,, 지금까지 올라온 후기 중 제일 길어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감동. 너희의 힘은 막강하구나, 날 이렇게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ㅋㅋㅋ 자, 모두 에세이 잘 써오고 10시에 시작할 테니 집에서 에세이를 출력해오던지 아니면 그 전에 미리미리 와서 출력하도록. '짝사랑에 실패한 없다' '사랑도 공부다' 등등 <호모에로스>에 나온 주제를 자신의 사랑 경험을 통해 잘 풀어보세요~ ^_^

  • 2017-06-17 21:19
    간식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