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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부♡' - 주역수업(04.02)을 듣고

작성자
윤몽
작성일
2016-04-07 15:44
조회
3737
오늘 살펴볼 괘는 대축괘(大畜卦)입니다! (요런조런 사건들로 인해 듬성듬성 빠진 괘들이 있는 건 모두 눈치 채셨죠! 사정상 우리가 배운 모든 괘를 후기에서 다루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심화과정으로 두 번째 바퀴에 돌아갔을 때, 내지는 규문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주역과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모든 괘가 빠짐없이 다뤄지게 될 것을 기대해봅니다♡ 호홋. 일단 오늘은 제 마음에 드는(?!) 대축괘입니다!!!! )

소축괘에서 배웠지만(여동생 하나가 모든 오빠들을 컨트롤했던 소축괘를 기억하시나요! 음의 부드러움에서 양을 제어할 힘이 나왔더랬죠), 여기에서의 ()의 첫 번째 뜻은 저지한다, 막는다는 뜻이었어요. 그러니까 소축괘는 작게, ‘살짝 막는다’는 뜻이고, 대축은 크게 막는다는 뜻이 되겠죠. 대축괘의 상괘인 간괘(艮卦)에서도 저지한다(止)는 뜻이 들어있고요. 실제로 효사에 보면요. 송아지가 여기저기 들이받아서 자기 뿔이나 다른 것을 상하지 못하도록 뿔에다가 캡(보호대? 씌우개?)을 씌우기도(童牛之牿) 하고요. 난폭한 멧돼지를 거세시켜서 어금니의 힘을 빼는 식으로(豶豕之牙) 저지하기도 하는 둥 다양하게 막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두 번째로 축(畜)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의미는 쌓는다, 저장한다, 축적한다는 뜻이었는데요. 그럼 대축은 크게 쌓는다는 의미가 되죠. 그럼 무엇을 크게 쌓느냐? 이 맥락에서 중요하게 나왔던 온축(蘊畜)’이라는 단어가 있었죠. 지금 우리에겐 생경하고 이상하지만 원래 우리 할아버지들은 ‘온축한다’는 말을 자주 쓰셨다고 해요. 요즘처럼 돈, 땅, 재물 같은 것들을 쌓아두는 걸 으뜸으로 삼았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요. 자신의 내면에 좋은 것들을 쌓아 꽉 채워놓는 것이죠. 상전에 보면요. 군자가 대축괘를 보고, 위대한 옛 성현들의 언행을 많이 배우고 익혀서 그것으로 자신의 덕을 쌓는다(君子以 多識前言往行 以其畜德)고 했어요. 즉 여기의 ‘축덕(畜德)’이라는 말을 정샘께서 온축이라는 표현을 써서 열심히 설명하셨던 거예요. 정샘 말씀을 그대로 빌려보자면요~

사람이 온축한다는 것은, 배움으로 말미암아 커지며, 옛 성현들의 말씀과 행위들을 많이 듣고, 그 자취를 고찰함으로 그 쓰임을 관찰하고, 그 말씀을 살펴보는 것으로 그 마음을 구하고, 익혀서 그것을 얻은 것으로 그 덕을 쌓아 이루는 것에 있으니, 이것이 대축의 도리이다. (人之蘊畜, 由學而大, 在多聞前古聖賢之言與行, 考跡以觀其用, 察言以求其心, 識而得之, 以畜成其德, 乃大畜之義也)

아무튼 모든 것의 첫걸음은 뭡니까. 일단은 배우는 것(, )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알아야 행할 것 아닙니까. 그러니 우샘 말씀처럼 항상 “->->->공부” 아니겠습니까. 이 원칙에 충실하신 정샘은 틈만 나면 ‘공부하라’는 말을 다양한 괘의 다양한 곳곳마다 촘촘히 빈틈없이 쏙쏙 넣어대셔(^^)요. 온갖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아무튼 결국은 희한하게도 공부하라는 얘기로 너무도 자연스러운 귀결이 되는 왠지.. (생략) 허허.. 어쨌든 이렇게 후기로 다시 괘를 초간단하게나마 복습하고 있는 우리는 예쁘고 착하게 바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이죠♡ (제가 봄이 되니 요즘 분홍색과 하트가 너무 좋아져서, 평소보다 좀 더 남발하게 됩니다. 이해해 주시어요.) 물론 주역에서는 언제나 방심은 금물이지만요. 고걸 명심하고요.

대축의 시대는 어진 사람을 제대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상현(尙賢)의 시대이고요. 따라서 더 이상 출세로 향하는 소통의 길이 막혀있지(否,塞) 않은 열린 시대예요. 이럴 때는 집에 틀어박혀서 집밥 먹지 말고(不可食), 나가서 큰일을 해야 한다(利涉大川)고 하죠. 능력만 있으면 등용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에요. 이런 좋은 시대에 집밥을 먹고 있는 건, 평소에 공부하고 준비하지 않아서 능력이 부족한 탓에 쓰임을 받지 못하는 것이므로 부끄러운(恥) 것이라고 했습니다. 혼란의 시대에는 오히려 벼슬하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만요. 좋은 시대에 놀고 있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거죠. 지금의 시대가 열린 시대인가요, 막힌 시대인가요. 전보다 기회가 많지 않아 백수들이 많은 시대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이든 상관없이, 지혜로운 사람은 성실히 온축하여(내면에 덕을 가득 쌓아두어서) 언제든 때가 되면 국가와 천하를 밝게 비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막히고 뚫리고 올라가고 내려오고 커지고 작아지고의 흐름은 항상 돌고 도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결국, 내가 준비가 되어있는가의 문제가 남는 것이겠어요.

 

그러니, 우리 모두 오늘도, 내일도, 공부합시다^^*

아프고, 귀찮고, 사건이 생기고, 비가 오고, 짜증이 나고, 피곤하고, 봄기운에 마음이 살랑여도, 아무튼 조금씩 매일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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