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F절차탁마 에세이 후기

작성자
황지은
작성일
2018-11-28 10:53
조회
266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절탁 에세이였는데…벌써 오늘이 에세이 발표 1주일째입니다.
이것만 끝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만 같았는데, 막상 끝나고 보니 또다른 문제들이 속속 터지네요 ㅎ ㅏ ㅎ ㅏ


어쨌든 약 1년간 계속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에세이를 쓰고 나니까 아 정말 끝났구나, 올해도 끝나가는구나, 뭔가 한해를 갈무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ㅋㅋ 무엇보다 1년 내내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년 동안 계속 공통과제나 에세이를 통해 서로의 글쓰는 스타일을 접하는 것도 나름 저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서로를 ‘안다’고 여기게 되는 통로가 저는 주로 대화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정도였거든요. 물론 제가 뭘 선생님들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글에 드러나는 선생님들의 성격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 글에 나타나는 선생님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또 에세이를 10주간 써보는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이 기간 동안 저는 무엇보다 글이라는게 혼자 쓰는게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거의 저는 한 달 내내 제 에세이가 무슨 문제가 있는건지 선생님들께서 아무리 말해주셔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더랬습니다;;ㅋㅋㅋ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긴 한데 선생님들의 코멘트를 다 듣고 그걸 제 딴에는 적용해 본다고 했는데 늘 제자리 걸음이고 ㅜ.ㅜ 그러다가 이제 ‘아 이 말인가?’ 싶은 것을 써보고, 쓰면서 ‘아 선생님이 말씀하신게 이건가보다’ 싶은 것들 쓰면서 내가 어떤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지 계속 구체화해보고, 고치고 또 고치고...하하 이런 과정들이 힘들긴 했지만 재미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각자의 주제는 '나의 공부, 노동, 협동조합, 정치적 올바름, 국가, 혐오, 육아' 등 많은 다양한 주제들이 있었습니다. 각자 다른 듯 하면서도 묘하게 겹치는 부분도 많아 흥미로웠구요, 그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써내려갔던 10주였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자면 저 같은 경우는 제 에세이 쓰면서 샘들의 글들을 요리조리 적용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ㅎㅎㅎ 암튼 에세이 쓰고 나서 채운샘이 각 샘들께 이 글을 쓰고 나서 어떤 지점을 새롭게 보게 된 것이 있는지 질문을 하셨었는데요. 자신의 문제를 이제 이전과는 다른 감정,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셨다는 샘들의 말에 뭉클했습니다. 뭐 뽐내거나 자랑하려고 철학을 배우는게 아니라, 정말 자신의 문제 하나 풀어보려고 애쓰는 과정이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니체와 푸코를 공부하면서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순간들이 99.9%였습니다. 하지만 키워드 몇 개는 우리 가져가 보아요… ‘가치의 가치’, ‘계보’, ‘역사화’, ‘힘의지’, ‘지식-권력’, ‘언표’, ‘담론’, 등등. 지금 내가 믿고 있는 가치들은 그 자체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성된거야~~. 명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ㅎㅎ 너무 어렵다고 불평하기도 했는데 돌아보면 그냥 대충 읽고 넘어가려고 했던 적도 많고 제 언어로 해석을 시도한 적도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 언어로 해석한다는게 뭔지도 잘 몰랐고요.


암튼!! 마지막 시간에는 크느샘도 함께 하시고, 또 모든 분들이 10장을 채워오신 고무적인 날이었죠...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내년에 또 절탁S(스피노자)를 해볼만한 것 아니겠습니까?!ㅎㅎㅎㅎ 내년이 기대가 됩니다.


그럼 현장 스케치 들어가겠습니다. 장시간 에세이를 읽느라 한 분 한 분씩 뒤로 가셔서 서서 읽는 등 고생이 많으셨죠 ㅋㅋ
아래 사진은 그래도 모두가 착석해 계시군요.
  
오 위 사진은 붙여 놓으니 파노라마 같네요 ㅎㅎ


추가 샷입니다. 이 사진 한 장에 각 샘들의 캐릭터가 보이는 것 같아요 ㅋㅋ



선생님 모두모두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내년 절탁S에서 뵈어요~~ 제발~~^^

전체 2

  • 2018-11-29 10:16
    우리 황지 글 변해가는 것 보면서, 저도 정말 글은 혼자 쓰는게 아니라는 걸 느꼈죠. 막판엔 부러움도. 올 한해 같이 공부하면서 즐거웠어요.

  • 2019-01-15 10:15
    힘든 글쓰기가 푹푹 묻어나네요.
    저의 올해 말 에세이가 벌써 걱정이 됩는데요.
    그래도 같이 쓰면 된다고 하니 걱정을 내려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