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1월21일 인도철학 후기

작성자
정은하
작성일
2016-11-25 01:00
조회
324
지난 시간은 「인도철학사」책 내용에 관한 강의 만큼, 공부하는 법에 관한 채운샘의 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미 수경샘이 앞에서 설명을 잘 해주셔서 생략하고요, 기억에 남는 것은 새로운 책을 어떻게 접속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 였습니다. 일단 새로운 책 또는 사상을 접할 때, 그 속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 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텍스트 안에서 저자가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제기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접했을 때, 그것의 옳고 그름, 또는 공통점과 다름과 같은 단편적인 인상에 머물지 않고, 그 차이 또는 다름이 가능하게 되는 조건과 원리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책을 읽을 때 이렇게 새롭게 사유하는 방식을 배워서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개념을 변용하고 확장 시켜야지, 기존의 것이 계속 걸림돌이 되는 방식으로 책을 읽어서는 안된다는 샘의 따끔한 당부였습니다. 반성 많이 했습니다. ^^;

3장 ‘우파니샤드로의 이행’에서는 인도의 사상이 기존의 종교적인 성격에서 좀 더 철학적인 성향을 띄우게 되는 시기라고 합니다. 인격신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가 인간의 욕망을 외부에 투사해서 그 상을 절대화 하는 하나의 망상체계 였다고 한다면, 그 망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인간 내부의식을 고찰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로고스를 이용해서 세계를 알고자 했던 첫 시도가 바로 ‘철학’의 시작 이였다고 합니다. 중심이 외부에서 인간으로 이동하는 이러한 현상이 인도 사상에서는 ‘베다의 권위를 부정’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모든 철학은 객관적 세계보다 내면세계의 탐구가 더 중요시 되고, ‘나 자신으로부터 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외부적 현상에 관한 기술보다, 그것을 겪는 나의 느낌, 또는 외부 사건과 나와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게 되면서 서사시 중심의 문학이 서정시 위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신의 실존에 관한 자각은 바로 인간이 겪은 고통에 주목하게 되는데, 이렇게 ‘고’를 강조하는 염세주의적 의식이 그리스에서는 비극과 예술로 표출되고 결과적으로 로고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발전된 반면, 인도에서는 현세의 삶을 부정하고 보다 높은 환희와 영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사색적’ 모습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모든 형이상학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은 세계, 즉 현상세계 너머의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즉 가시적인 차원을 넘어 그것을 추동하는 조건과 원리가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노력하는데, 인도사상에서는 그 조건을 바로 아트만과 브라흐만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아트만과 브라흐만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아트만은 어떤 절대적 개체가 아니라, 모든 것들 가능하게 하는 토대, 또는 무엇인가를 발생시키는 바탕과 같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보편적 주체라고 설명을 할수 있지만, 그것이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 되는 것 다시말해 발생한 것과 토대가 분리되지 않는 존재라고 합니다. 이 아트만에 관한 설명이 초월이지도 실체적이지도 않고, 경험적 존재도 아니지만, 모든 것에 편재하고 내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 하니,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좀 더 다루면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어떤 사상도 전체만 다루든지, 또는 개체만 다루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항상 그 전체와 개체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는데, 우리가 아트만과 브라흐만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 전제와 개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그것에서 어떤 윤리가 도출될 수 있는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는 채운샘의 당부 말씀이 있었습니다.
전체 2

  • 2016-11-25 11:08
    인도철학... 아직 아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만, 어떤 것이 철학인지, 인간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게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보게 되니 이게 또 재미네요. 담주에 뵈어요^^

  • 2016-11-25 11:09
    선생이랍시고 애들한테는 질문을 구성하고 사유하는 법에 대해 거품을 무는데, 그게 결국 영혼없는 외침이거나 하나마나한 개소리에 불과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더랍니다. 일상을 문제화하는 훈련이 되어 있질 않으니, 책 한권도 제 입맛이나 선판단에 따라 대충 받아들이고 기존의 앎을 견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밖에 읽지 못한다는 생각~~~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