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세미나

11.26.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11-22 17:43
조회
455
일단 공지가 너무 늦어진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ㅜ
늦어진만큼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터라 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율리시즈 3권 읽기 마쳤습니다.
이제야 율리시즈의 재미를 느끼셨다, 그런데 너무 늦게 그걸 알았다는 현옥쌤의 짜증(?) 섞인 즐거운 하소연으로 세미나 시작했고요.
역시 작품 자체의 난해함으로 대부분의 학인들이 범위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읽어온 부분에서 각자 재미있었던 이야기, 궁금한 이야기들을 한바탕 나눴지요.
3권에 실린 14, 15부는 스타일이나 구성 측면에서 단연 압권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번역문이기는 하지만 14권에서 현란하게 바뀌는 문체들, 15권의 연극적 구성 방식과 전위연극을 연상케하는 환각들의 묘사를 읽느라 아주 즐거우셨던 듯합니다.
저도 즐거웠어요^^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진희쌤의 질문이었는데요.
15부는 현실의 사건과 대화 비중이 아주 적고 대부분 블룸과 스티븐의 환상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그건 화자가 그들의 환상을 보고 쓴 것이라고 간주하면 되느냐는 것이었죠.
이에 대한 현옥쌤 말씀- 그런 생각이 곧 '실재하는 것'이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런데 문학이란 게 실재에 대한 재현은 아니지 않은가.
네, 15부에서 나오는 유령이라든지 말하는 사물(비누, 부채 등)이 실제 블룸이 본 환상이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전에 거리에서의 블룸, 해변에서의 스티븐의 의식 안의 흐름을 이번에는 이런 방식으로 '드라마화'한 것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고요.
블룸 본인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 그의 의식 안에서 일어난 일이 15부에서는 기나긴 사이코드라마 혹은 카니발 축제 같은 모양새를 하고 묘사되는 건 아닌지... ^^;;
아무튼 15부에서 작은 단어 하나에 의해 블룸의 정체성이 휙휙 바뀌고(혀짤배기 아이/프롤레타리아 지도자/종교 지도자/법정의 죄인/여인...), 블룸의 온갖 소망과 죄책감 등등이 하나하나 극화되어 펼쳐지는 방식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현란한 문체를 만끽한 뒤라 그런가 제일 마지막권인 4권에서는(지금 16부를 읽고 있는데요) 약간 김이 빠집니다...
이건 이거대로 무슨 의도 혹은 효과가 있는 거겠죠. 그게 뭘지 생각해봐야겠어요.

자, 다음 주 드디어 율리시즈 마지막 세미나입니다.
다들 모쪼록 끝까지 즐겁게 성실하게 읽어오시고요.
공통과제 맡은 혜원, 진희쌤,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 간식은 미영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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