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0613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06-02 19:41
조회
554
다들 아시겠지만... 6월 6일 휴강합니다~~ 현충일이랑은 무관하고, 동사서독에서 소세키를 공부한 학인들이 함께 답사차 나흘 간 일본에 방문하게 되어서요, 불가피하게 그리 되었답니다. 에...저는 소세키를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할 거기도 하고, 뭐 암튼 이런저런 (마음의) 이유들로 함께 가게 되었어요. 미영쌤, 은하쌤, 수정쌤, 명애쌤, 모쪼록 한 주의 달콤한 휴가를 즐기시어요 ^^

지난 시간에는 사정상 세미나만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책도 너무 어렵고, 간식은 너무 많고...(공통과제 안 해오신 분들이 과제 대신 바리바리 먹거리들을..!) 이런저런 어려움 속에서 두 시간 조금 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담 시간에 '이해하고픈' 것들만 늘어놓자면...

하나, 인지과학의 입장에서 훗설과 메를로퐁티가 보여준 어떤 성과 및 가능성, 그리고 한계(이 모두는 '생활세계' 개념과 연관됩니다. 과학에 의해 침범당한 생활세계와 거리를 두고 원래적 생활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현상학의 과제라고 설정하지요 끙...)에 대한 바렐라의 정리가 초반에 쭉 이어지는데, 현상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둘, 인지과학과 구분해 기존 인지론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죠. 인간의 인지 메커니즘을 컴퓨터 메커니즘과 유비적인 것으로 파악한다는 점, 그리고 이게 갖는 문제적 지점들. 여기서 인간의 기호 사용이 컴퓨커의 기호 처리와 구분된다는 이야기가 잠시 등장하는데 뒤에서 더 설명될지는 모르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음... 은하쌤께서 기존의 인지론적 관점이 우리에게 보다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도 이렇게 우리의 사고를 표상하지 않는가 하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하네요. 대상이 있고 그것을 표상한다는 생각 하에 객관과 주관을 나눌 수 있는 것 아닌가... (은하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은하쌤은 여전히 무아가 아니라 어떤 내가 있는데 그게 변한다... 이쪽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것 같다 하셨던 말도 갑작 떠오릅니다)

셋, 수련과 공부에 대한 현옥쌤의 질문이 있었죠. 명상 경험이 있으신 은남쌤과 명애쌤께서 주로 답해주셨어요. 명상할 때의 화두, 느낌, 하고 나서의 변화... 하지만 금세 되돌아오고 마는 습관; 은남쌤 말씀으로는 명상은 그때 뿐인 반면 공부를 하면서는 습관도 훨씬 많이 바꿀 수 있었다고.(산만함이 훨씬 줄었다는... 그에 덧붙여 수정쌤도 공부하고 나서 말도 생활도 훨씬 덜 산만해졌다고.) 수행할 때도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시는 게 수련하는 스승들의 공통된 말씀들인 듯합니다.  여기에서 시작해 각자 공부하면서 바뀐 습관이 뭔가를 간증?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답니다 ㅋㅋㅋ

개인적으로 이번에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인간의 뇌리듬에 대한 신경과학의 실험과 지관수행이 연결되는 대목이었어요. 피질의 리듬은 일정하다는 것, 그 리듬에 따라 '지금'이 만들어진다는 것, 그런데 최초의 지각 순간과 그것을 상호 연결하고 종합하는 데에는 시간차(100~200밀리세컨드)가 있다는 것, 지관수행은 바로 그 미묘한 순간의 차이까지 집중해 알아채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식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보는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결국 알파리듬이 있다 해도 고도의 뇌 훈련을 통해 인간은 찰나를 알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고 간주될 수 있다는 것, 그 뇌훈련이 곧 번뇌망상을 떨치는 수행일 수 있다는 것.... 제가 이해한 게 오류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수행을 뇌훈련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놔서 아주 재미있었답니다.

암튼, 이런 이야기들을 하며 지난 세미나 시간은 마쳤고요, 마음 맞는 분들, 덜 피곤한 분들끼리 즐거운 뒷풀이도 진행되었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물건너 온 과자들과 함께 금강경을 읽어봅시다~ 이번에는 모두, 기필코 공통과제를~~

 
전체 1

  • 2016-06-03 06:20
    넘치는 간식에 대한 이야기는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제가 왔을 때는 흔적도 없었지만. 어쨌든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고요, 다음 시간(6월 13일)에 바렐라의 책을 들고 오소서. 금강경 분량이 얼마 안 되니, 그거 끝나고 못다한 얘기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