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늦은 에세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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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8-05 19:15
조회
493
채운쌤이 후기 쓰는 사람으로 저를 지목하셨다는 이야기를 수경쌤한테 분명 들었지만,

에세이를 끝냈다는 안도감(?)이 너무 커서였는지 잠깐 잊었다가.. 수경쌤의 독촉문자를 받고 이제서야 씁니다.

아직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이건 뭔지..

그래도 에세이 쓰면서 기억나는 것들을 갈무리 해서 정리 하자면 '공'에 대해서 그렇게 한학기동안 그토록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ㅜㅜ

왜 이해하기 힘든지 이유를 잠시 생각해 봤는데,  우리의 자연스런 인식을 뒤집는  개념들을 가지고 있는 불교의 언어가

힐링이나 자기계발을 강요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내면화 한 신체에게서는 내 맘을 편하게 만드는 정신승리의 도구,

아니면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게 하는 방편으로 나도 모르게 화하기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세이를 발표가 끝나고 뭔가 답답증을 느끼신 듯한 채운 쌤께서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공이라는 것은 내가 의지하고 있던 의지처를 떠날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는 말.

그 의지처를 상으로 삼아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것, 가족, 국가, 직장 등등이 생각만큼 견고하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웬지 그것들이 나의 안전한 지반이 되어줄거라는 생각, 그리고 결국 그 의지처가 무너질 때 오는 번뇌들.

그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세번째 고통의 실마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그래도...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드는 건, 아직 저는 무지한 중생인가 봅니다.

그래도 의지처 없이 살아가는 것, 이 한마디를 수지독송하고 있다면, 언젠가 나를 뿌리째 뒤흔드는 사건이 와도

나 자신을 쉽게 놓아버리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번 한학기 동안 좋은 동학이 되어주신 현옥쌤, 은하쌤, 미영쌤, 은남쌤, 락쿤쌤, 수영쌤, 수경쌤 에세이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명애쌤,

그리고 채운쌤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계속 뵐게요~~~
전체 3

  • 2016-08-06 12:01
    !! 샘 불교n 요번 학기 같이해서 즐거웠슴다!
    혹 담 학기 불교n 못하게 되심.... 딴 셈나서 꼭 뵙시다요-

  • 2016-08-06 12:07
    그날 엘빈에서의 2차는 즐거우셨나요? 곧바로 집으로 간 저는 완죤 넉다운 ㅋㅋㅋ 다가올 가을에는 장자와 소세키에 도전해보심 어떨까요^_^

  • 2016-08-07 10:12
    수정샘 후기에 많이 공감이 가요.
    정신승리법이 되지 않는 공부가 되야 하는데, 그 사이를 계속 오락가락하는것 같아요. ^^; 다음 불교수업에서 못봐 많이 아쉽지만, 다른 수업에서 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