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가을학기> 10주차 수업 스케치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0-12-16 14:35
조회
194
날이 추워지고, 코로나가 더 심해지면서 여러모로 조심하게 됩니다.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벗지 않게 하고, 산책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곳 위주로 다니고 있는데요. 아이들은 코로나가 어떻든, 날이 아무리 춥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덩달아 혜원쌤과 저도 같이 즐겁네요!

머리를 단발로 자른 이우입니다. 저 밑에 열심히 낙서한 흔적도 보이네요.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헉과 짐의 여행에 왕과 공작이라 사칭하는 사기꾼들과의 동승하여 함께 떠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왕은 자신을 프랑스 혁명에서 처형당한 루이 16세의 아들 황태가 루이 17세라 소개하고, 빌지워터란 이름의 공작은 자신을 영락한 귀족의 자손이라고 소개합니다. 헉은 이들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금세 눈치챘습니다. 그럼에도 헉은 이들의 동승을 받아들여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신분을 강조하더라도 군말 없이 대접합니다. 헉과 짐은 사실상 쫓기는 신세입니다. 그들이 밤에 미시시피강을 타고 내려가는 것도 타인의 눈에 띄는 것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상황에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왕과 공작의 재치 덕분에 밤에만 여행하던 헉과 짐은 낮에도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왕과 공작은 헉과 짐에게 ‘신분차’를 요구하면서 그들을 불편하게 했지만, 사건마다 헉과 짐이 더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이것은 헉과 짐이 나름 괜찮은 동반자들을 만났기 때문일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도 원래부터 그들과 알고 지냈던 것처럼 감쪽같이 자신을 꾸미는 헉의 적응력도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헉도 왕과 공작 못지않은 사기꾼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수시로 자기 이름과 내력을 다르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원래 그들과 오랫동안 지냈던 것처럼 대화를 유도하죠. 헉이 웬만한 어른도 결심하지 못할 여행을 떠나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뻔뻔하리만치 적응하는 능력 덕분 아닐가요?

사실 헉이 왕과 공작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그들에게 계속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 사건들이 없어야 여행이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밤에 슬금슬금 여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헉은 왕과 공작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기보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새롭게 만나며 여행을 떠나는 것이죠. 헉은 자기 입으로 어떻게 여행해야겠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태도에서 여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여행을 떠나는 데 필요한 물건과 규율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공통적으로 나왔던 여행의 필수품은 ‘돈’이었는데, 헉과 짐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그들이 여행을 지속할 수 있는 뗏목이었습니다. 뗏목은 그들의 이동수단인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죠. 이렇게 어떤 곳을 여행하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필수품도 달라집니다. 돈이 있더라도 결국 우리는 여행에 가서 어떤 물건들을 사고,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일지 각자가 떠날 여행지, 컨셉에 맞게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지록위마' 한자 밑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도현이입니다. 나름 성어에 맞는 그림을 그리죠.


이번에 배운 고사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입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인데요. 이 성어는 진(秦)나라의 ‘조고’라는 권세를 쥔 신하가 군주를 농락하는 이야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조고는 누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인지 아닌지, 자신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알기 위해 사슴을 가져와서 군주에게 ‘말’이라고 우겼습니다. 군주는 조고의 위세에 짓눌려 사슴을 보고도 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지요. 상황은 다르지만,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도 자신을 다른 이로 소개하는 장면이 난무합니다. 원전과 달리 끊임없이 자신을 변신하는 성어로 ‘지록위마’를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책을 떠나기 전에 한자시험을 다시 봤는데요. 급하게 벼락치기하는 도현이입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1개 빼고 다 맞았습니다!

아이들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쓰고 있는데요. 재윤이는 맛나게 간식을 먹고, 세희는 천진난만하게 도현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네요.


이번 산책은 따로 주제가 없었습니다. 대신 각자 어떤 컨셉으로 어떤 여행을 떠날지 산책하면서 친구들과 생각하는 게 과제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행을 계획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지난 시간부터 오후 과제를 쓰는 데 많이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주제를 말해주니 어렵다고 원성이 자자했지만, 열심히 생각해봅시다! 열심히 생각하는 만큼 나중에 신박한 여행 계획도 세울 수 있을 거예요!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텐션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를 만지려고 남의 집 지붕에까지 올라가려는 재윤이;;



세희와 도현이는 오가는 길 내내 끝말잇기를 하면서 딱밤 때리기를 했습니다. 가장 안 친했던 둘이, 어느새 많이 친해졌습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먹을 불끈!


뒤에서 세희, 도현이가 끝말잇기를 하는 동안, 앞에서 경택이와 재윤이는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이우는 고독하네요.


이 사진에서도 보이는 세희와 도현이의 끝말잇기!


도현이와 놀던 세희가 갑자기 경택이를 취조(?)하는 모습입니다.


도현이는 참 잘 먹습니다. 마스크를 낀 채로 간식을 먹을 기세네요.


산책을 다녀와서 서로의 컨셉을 나눴습니다. 각자가 구상한 컨셉에서 각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평소 그 친구만의 독특한 느낌이 나기도 했지만,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이우는 고독하게 혼자 몽골을 여행하는 계획했습니다.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는군요. 경택이는 유럽을 혼자 돌아다니는 ‘행복한 떠돌이’를 계획했습니다. 강요 당하는 일, 짜증나는 일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요. 이우 같은 경우에 고독하게 돌아다니고 싶다는 얘기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경택이가 혼자 떠돌고 싶다고 얘기한 데서는 놀랐습니다. 항상 도현이와 사이좋게 붙어 다녀서 여행도 친구들과 함께 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함께 다니는 것은 신경 쓸 게 많다고 얘기한 데서 경택이에게 어떤 고민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혜린이는 BTS(특히 정국)를 덕질하기 위해 부산으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혜린이의 계획에서 재밌었던 점은 가족이 함께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가족에게 보살핌을 받으며 여행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자신이 가족을 보살피며 여행하겠다고 했죠. 이러한 여행에서 저는 헉이 짐을 돌보는 모습이 겹쳐보였습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은연중에 혜린이의 몸에 밴 걸까요? ^^

재윤이는 눈이 많으면서 적막한 곳을 가고 싶고, 세희는 고독한 미식가처럼 식도락 여행을 떠나고 싶고, 도현이는 영국에서 혼자 사진 찍으며 여행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 로망을 버릴 수는 없지만, 로망을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여행이란 어떤 것인지 그동안 배운 것들을 돌아보면서 다시 계획을 세워봅시다!

집에 가기 바로 전까지 칠판 앞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ㅋㅋ



*12월 19일까지 해 올 것*


① <허클베리 핀의 모험> 끝까지 읽어옵니다.


②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출간 당시 문제작으로 지목된 이유 중 하나는 헉이 '지옥에 가자!'라고 결심한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신성하고 정당한 사유재산인 노예를 빼돌려 풀어주기로 결정하는 주인공을 당시 독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헉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나이도 신분도 피부색도 다르지만 모험에서 온갖 고생을 한 짐과의 우정을 차마 저버릴 수 없어서였습니다. 이처럼 여행은 우리에게 여행지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우정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헉과 짐의 관계에 대해 분석해 보고, 여행과 우정을 주제로 글을 써 봅시다.


③ 우리는 여행을 갈 장소와 룰을 정했습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여행을 가야 할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 교통수단은? 예산은? 누구와 함께? 인원은? 어느 계절에? 어떤 컨셉으로 여행을 갈까요? 이 모든 항목을 하나씩 생각해서 여행계획을 세워 봅시다. 계획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④ 쓴 글은 8장 뽑아옵니다.

마무리는 남아서 숙제와 후기를 올리고 가는 세희의 성실한 모습~
전체 9

  • 2020-12-17 15:36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쌤들은 사진을 참 못골라...
    저를 저렇게 대두로 찍어서 올려주시면 어떻게합니까!!

    • 2020-12-19 10:28
      ㅋㅋㅋ 인정!

    • 2020-12-19 17:16
      잘만 나왔구만! 도현이 얼굴이 잘 나온 걸로 고른 거라고! ㅋㅋㅋ

      • 2020-12-19 21:16
        허도현 얼굴이 잘 나오긴 했죠 대신 머리도 크게...

  • 2020-12-22 13:12
    질문있어여!! :D
    이번주 숙제는 어디있나요??
    아님... 혹시 없나요..?! (초롱초롱**)

  • 2020-12-22 13:14
    바로 위에 있는 걸 못 본 1인... 참 한....휴..

  • 2020-12-22 13:16
    바로 위에 있는 저번주 걸 읽어보지도 않고 이번주 건 줄 안 1인... 참.. 한심하다....

  • 2020-12-22 13:17
    그..그래서 이번주 숙제는...??

    • 2020-12-22 15:58
      진정해 도현아. 곧 보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