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18주차 수업 스케치 및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0-08-19 22:31
조회
134
지난주만 해도 매섭게 내리던 비가 어느새 그쳤네요. 토요일 당일에는 비가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했었죠. 그러다가 산책할 때 조금씩 내리더니 마구 쏟아져서 갇히기도 했었습니다. ㅋ 이번에는 절반이 빠져서 휑하긴 했지만, 비가 그 자리를 채워준 것 같네요. 프로그램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모두 재밌게 놀아보죠!



4명밖에 없지만 토론시간을 알차게 썼습니다! 평소에는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넉넉하게 시간을 써서 한 사람의 글을 나눌 수 있었죠. 토론하면서 가장 풀기 어려웠던 것은 ‘자립’을 돈을 많이 소유하는 상태와 연관 짓는 것이었습니다. 자립을 떠올리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떠올리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아이들은 자립을 돈이 많아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사고 싶은 것을 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데 자립이 곧 혼자 사는 일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너무 어렵다면서 난색을 표했지만, 그래도 자기들 나름대로 계속 고민하더라고요. 저도 이 문제를 한창 고민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앞으로 이 고민을 어떻게 품어갈지 기대됩니다. 5년 뒤에 똑같은 주제들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학부모님들이 준비해주신 반찬으로 맛있게 밥을 먹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나갈 때만 해도 비가 조금씩만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우산을 가지고 갔어야 했는데 말이죠. 하하...



무서운 얘기를 하면서 산책하는 도중 조금씩 비가 거세지더니, 쏴아아아~ 하고 장마가 시작돼버렸습니다. 저희는 경로당 앞으로 피신해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쉽게 그치질 않더군요. 결국 제가 비를 맞고 우산을 가지러 뛰어 갔는데, 그 짧은 새에 비가 그치더군요. 저만 홀딱 젖었습니다.



지쳤는지방석 위에 쓰러진 이우입니다. 그 밑에서 혜린이는 환하게 웃고 있네요. 왠지 장난 칠 생각인 것 같은데요?



도현이는 간식을 정말 잘 먹더라고요. 옥수수를 다 털어버렸습니다.

오후에는 이번 학기 마지막 강의를 들었습니다. 주제는 ‘자유는 가질 수 있는 것일까?’였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방종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혜원쌤은 오전의 낭송자료를 예로 들면서 자유를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손에 넣는다고 해서 곧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보장은 없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대상조차 언젠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라나는 신체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더 두드러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유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혜원쌤은 특정한 것에 집착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의 표현을 빌리면, 자유란 끊임없이 초점을 다시 맞추는 일이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글쓰기가 따로 없지만 각자 계속 고민해보세요. 나중에 그 고민이 빛을 발할 때가 올 겁니다!

5f3d280665b689833547.jpg5f3d2806634521321018.jpg5f3d2806519783942507.jpg5f3d28064d4d97027145.jpg

마지막 역사 발표 장면입니다~ 이제는 덜 긴장한 채로 발표를 하더라고요. 어느덧 발표하는 스킬들도 늘었네요. ㅎㅎ

역사시간에는 팔레스타인의 성립과 현재 상황을 위주로 우리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구를 중심으로 한 역사관에 익숙해져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발달된 정치체고, 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은 나라들은 모두 후진국 혹은 야만국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죠. 그러나 타밈 안사리는 선형적 역사관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그들의 독특한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에서 특정한 것들을 계속 발표하도록 시켰던 것은 그런 연습의 일환이었습니다. 지식이 얼마나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첫 단추가 끼워졌기를 바랍니다.



 

다음주는 예고 드린대로 교실을 벗어나 소풍을 갈 예정입니다. 성곽길을 걷고, 낙산공원 벽화마을을 둘러보고, 그동안 낭송했던 구절을 외워보기도 하며 걸어다니려 합니다~

8월 22일 (토) 일정

10:00 규문 집합
10:00~12:30 성곽길 및 낙산공원 산책+걸으면서 낭송
12:30~13:30 규문에서 점심
13:30~14:30 낭송 발표

 

토요일에 만나요~

 

 
전체 1

  • 2020-09-02 22:51
    역사 이해의 길잡이
    규문에 감사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