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019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10-16 21:12
조회
565
모두들 안녕하신가요.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수업 공지가 조금 늦어졌네요. 죄송합니다 ^^;;

지난 시간에는  <화엄경> 26권~33권을 읽으며 '회향'이라는 아주 인상적인 개념에 대해 배웠습니다.
사실 처음 듣는 단어라 책을 읽으면서도 명확히 잡히지 않아 난감했었는데, 수업을 들으며 이것이야말로 보살심의 진수로구나~ 싶어 놀랐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셨을 듯.

회향이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무상으로서(어떤 상도 없이) 사는 것이라네요. ...익숙한 말이기도 하고 동시에 여전히 감도 안 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화엄경 풀이에서 고시로가 회향을 보살심의 최고 경지로 해석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채운쌤 설명에 따르면 회향은 그야말로 대승불교의 진수를 보여준답니다.
출세간으로 넘어가는 문턱 앞에서 그것을 넘지 않고 중생 곁에 머물길 택한 게 보살이라고,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들어 알고 있지요.
지난한 수행 끝에 문턱에 다다랐을 때 수행자를 기다리는 것은 마지막 분별, 곧 세간/출세간의 분별이지요.
이때 그 분별을 허무는 것, 그게 보살의 선택이며, 그게 회향이라는 겁니다.
내가 문턱 앞에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공덕, 내가 쌓은 공덕의 힘이 아님을 깨달아 알고,
내가 수행을 중단하지 않고 여기 와 있을 수 있기까지 모두로부터 일체를 받았으니 앞으로 세간에 남아 모든 것을 주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 이게 회향이랍니다.
그러니까 회향은 세간과 출세간, 준 것과 받은 것, 나와 타인 등의 어떤 분별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어떤 경계도 짓지 않는 것, 그렇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무소유로서 사는 것이 된답니다.
이는 깨달은 자만이 가능한 경지일 텐데, 왜냐하면 여기 내가 '나'라고 여기는 것은 실상 미처 파악할 수 없는 무한한 관계 속에서 이뤄진 주고 받음에 의해서만 성립되는 것일 뿐임을 체득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그게 물질적인 것이든 정서적, 정신적인 것이든 준 것과 받은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고(실상 자기 기준으로), 그 결과에 따라 상대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게 보통의 인간이 취한는 태도죠.
자신이 준 것은 잊지 않으면서 받은 것은 홀라당 까먹고 이 모든게 제 공인 양 착각하며 사는 거. 그러다보니 서로 불평불만과 원망이 한가득 생기는 듯합니다.
말로는 이처럼 자못 냉정하고도 차분하게, 다 안다는 듯 할 수 있지만, 막상 자신에게 닥친 일 앞에서는 억울해 미치고요 ㅜ
채운쌤 말씀대로 주고 받는 건 이 세상에서 다 상호간 작용이라는 것, 어떤 일에 있어 주는 주체 따로 있고 받는 주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이것만 몸소 알기만 해도 삶이 덜 번잡스럽고 덜 무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엄경>에 등장하는 보살들처럼 피도 주고 내장도 주고 가죽도 벗겨주지는 못할 지라도. ^^;

자, 다음 시간에는 다시 에티카입니다. 에티카 3부 끝까지 + 정념론 읽어오심 됩니다. 역시 공통과제는 필수.
발제는 각각 은하쌤 / 미영쌤.
간식은 정우진 쌤께서 데뷔해주십니다^^

자 그럼 모두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요.
전체 2

  • 2015-10-19 12:30
    결석합니다. 에티카 발제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네요.
    미리 다음 주 결석도 신고합니당...

  • 2015-10-19 13:38
    성실하게도 숙제방에 빽빽하게 쓴 과제는 올려놓으시고 당일에 결석계라니! 하는 맘으로 연락드렸더니, 일 때문에 지방 내려가신다고... 조정 잘 하셔서 담주에는 되도록 공부 함께 해요, 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