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1.30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11-25 18:18
조회
505
화엄경 49~52권 함께 읽었습니다....만은 비가 와서 그런지 결석자 대거 속출!
저마다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다들 약속하신 것도 아니고...! 다음 주에는 모두 얼굴 보여주세요 ㅜ

이번 공통과제에서 저와 완수쌤이 49권 '성냄'에 언급한 걸 계기로 채운쌤이 지난 번 화엄경에 이어 이번에도 탐, 진, 치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瞋은 버럭 화내는 그런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불만족에서 오는 부정적 감정 전체, 그러니까 짜증, 무기력, 시기, 질투 등을 모조리 일컫는 것이랍니다.
수행에 있어 가장 장애를 일으키는 것(화엄경에서는 백만 가지 장애를 불러오는 게 성냄이라고...)이 바로 '진'으로, 그야말로 苦의 핵심이래요.
한편 탐은 호오를 가려서 좋아함에 의해 생기는 마음, 좋음에 집착하는 마음이라는. 그냥 욕심 많다, 이런 게 아니라 我가 있는 한 기본적으로 우리가 다 이렇다는.
그런데 이런 마음들의 근본이 되는 것이 곧 어리석음, '치'가 된답니다.
헌데 여기서 말하는 어리석음이란 지력을 뜻하기보다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력이라 이해되어야 한다네요.
받아들이지 못해 한껏 어두운 상태, 이것이 곧 치.

탐진치를 소멸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계, 정, 혜.
'계율'은 곧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좋아하는 것(식욕, 색욕...)을 포기하지 않으면 계율이고 나발이고...;
이어 '정'은 항상심(이날 결석자들은 항상심이 없다는 채운쌤의 일갈 있었습니다. 공부란 무엇보다도 항상심이다...!),
'혜'는 지혜이므로 곧 자기 질문을 만드는 과정.

화엄경을 읽는 내내 채운쌤이 반복해 환기시키는 한 가지가 있지요. 공부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어떻게 화엄경을 우리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예컨대 현옥쌤이 공통과제에서 '출가'에 대해 쓰셨는데요.
채운쌤은 여기서 말하는 家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기보다는 우리가 안주하고자 하는 영토가 아니겠는가 하셨네요.
하기야 출가가 너무너무 싫고 못 견디는 장소에서 벗어나는 것에 불과하다면 거기서 무슨 발심이 필요하겠어요.
그게 아니라 내가 가장 편안히 여기고 의지하는 곳에서 벗어나는 것, 이게 출가라는 것.
그러니 집이 아니라 내 습속, 내가 평소 하는 행동의 패턴들, 내 마음보 등을 점검하고 그에 맞게 그야말로 계율을 만들어 지키는 것, 이게 출가.
이것이, 집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우리가 출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개인적으로 이번 수업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行에 대한 것이었어요.
아는 만큼 행한다, 내지는 행해라... 뭐 이런 말 참 많이들 하는데요, 진짜 '행'은 내가 배운 것이 시험당하는 순간 시작된답니다.
그렇게 책을 읽고 글을 썼는데, 일상의 어떤 일에서 내 앎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거, 내가 아는 건 아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공부가 힘을 받을 수 있는 거라고.
좌절하거나 자괴감에 빠지거나 잔뜩 성을 낼 일이 아니라 이제야 말로 수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공부하다 번번이 이런 일과 맞닥뜨리게 된다고 요즘 자주 생각하던 지점이었는데 수업 중에 이에 대한 팁을 얻어 들었네요.
특히 미영쌤이나 만두쌤도 종종 이 비슷한 토로를 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선생님들, 그 고민이 부디 선생님들의 찐한 공부로 이어질 수 있기를...!

다음 주는 다시 <에티카>로 돌아갑니다. 4부 정리 31까지 읽어오시고 공통과제 해오시는 걸로. 발제는 제가 합니다.
간식은 완수쌤께 부탁요.
그럼 "모두들" 다음주에~
전체 2

  • 2016-08-09 02:30
    this is called ” … this is called g0;fi2hting back”. the real estate industry and the banks created this mess in the first place,so let them fix it, they broke it. Let they insanity begin! *** you BOA. +1Was this answer helpful?

  • 2015-11-26 01:50
    탐진치의 '진'은 한자로 瞋. 계율이 포기를 의미한다는 게 아니라, 계정혜戒定慧를 지금 공부하는 우리 입장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때, '계율'이라는 게 공부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능동적으로 버림' 이 아니겠느냐. 그럼 뭘 버리냐. 자신이 끝내 내려놓지 못하는 은밀한 욕망들, 소유들 그런 거 말고 뭐가 있겠는가, 하는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뭔가를 포기하고 계율을 지켜야 한다고 해버리면 아주 이상해지지. 어쨌거나, 담주엔 모두들 뵐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