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n

11.23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5-11-19 13:41
조회
529
날짜 써놓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한 달 정도 남은 모양이네요. 아직 덜 추워 그런가 그냥 가을 같기만 한데 시간 참 빠릅니다.

지난 16일은, 토론 시간에는 3부 감정에 대해 좀더 정리를 했고요, 수업 시간은 4부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동진쌤 어여 복귀하시지요 우리 막 진도 빼기 전에^^;)
만두쌤이 감사하게도 4부 발제를 꼼꼼히 해주셔서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수업은 만두쌤이 발제문에서 던진 질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피노자가 예속을 이야기할 때 그건 너무 개인적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가?
정치적 예속, 경제적 예속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지 않나?  (4부 제목은 아시다시피 "인간의 예속 도는 감정의 힘에 대하여")

서론을 여는 첫 문장이 바로 예속에 대한 정의였죠.
"감정을 제어하고 억제함에 있어서의 인간의 무능력을 나는 예속이라고 한다."
네, 스피노자가 보기에 인간이 노예가 되는 것은 외부의 억압 때문이 아니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간 자신의 무능력에 기인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의에는 정치적 예속도 포함된다는 게 채운쌤 설명.
인간은 왜 예속되는가? 그냥 무지하거나 비이성적이어서가 아닙니다.
가까운 예로, 프랑스 테러 사태에 왜 한국인 네티즌들이 분개하며 프랑스에 동일시하고 IS처단을 외치나?
채운쌤에 따르면 그 같은 동일시는 사건 전체를 보지 못할 때 일어난답니다.
그런데 사건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이성의 부족 탓이 아니라 감정이 지닌 힘 때문이라는 거죠.
왜냐하면 본디 이성과 정서가 상호 결합됨으로써 특정 행위가 이루어지는 거니까.
이런 종류의 거대한 사건 앞에서 사람들이 어떤 목소리에 확 빨려들어간다면 그건 그들의 어떤 특정한 정서에 기인하는데, 채운쌤은 이를 크게 기대감과 불안의 결합으로 봅니다. (정치인들은 확실히 이런 인간 감정을 간파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아무튼 여기서 도출되는 윤리적 문제는 결국 이성과 감정의 관계와 관련해 고찰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되겠죠.

그런데 감정 문제가 참 어려운 것이, 개체는 개체를 형성하게 하는 고유한 운동과 정지의 관계가 있고 이로 인해 감정도 발생한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
이를 완전히 바꾸는 것 혹은 여기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물론 이런 말들도 하죠. 수행하고 공부하면 기질도 바뀐다...
그런데 이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운동하고 존재하는 개체가 된다는 것이기보다는 보다 다양한 관계, 이질적인 관계들 안에서도 자신의 운동과 정지의 비율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이게 채운쌤 강의의 대략의 요지 같습니다.
일정한 것만 받아들이고 일정한 방식으로만 반응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편안해 하지 않는 것, 이게 곧 불교에서 말하는 '번뇌'가 아니겠느냐는.
이런 번뇌가 또 몰이해를 낳는데, 왜냐하면 감정에는 늘 인식이 함께 하니까요.
감정에 다른 감정들을 추가하고또 추가하고, 하여 어떤 감정이 끝나게 두지 않는한 우리의 몰이해는 끝나지 않습니다.
원인(수많은 중층적 원인, 즉 연기조건)을 참되게 이해하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죠.(=전도망상)
따라서 자신을 편안하게 존재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번뇌의 소멸이 될 것이고, 스피노자는 이것을 참된 인식 및 그로 인한 자유라고 번역합니다.

자, 여기 이어 다음 시간(11월 30일)에는 4부 정리 31까지 읽고 공통과제 써오심 되고요.
그 전에 당장 다음 주는 다시 <화엄경>으로 돌아갑니다. 49권(보현행품)~52권(여래출현품)까지 읽고 공통과제 해오시는 걸로.
간식은 수영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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