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1주차 수업 스케치 및 공지

작성자
혜림
작성일
2020-04-07 22:36
조회
200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모님들께서 걱정을 많이 하셔서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조심하면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처음 합류하게 됐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게 설레기도 하고 제가 잘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함께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거리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저와 다른 세대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이제 고민할 문제가 아닌 것들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의 투명한 반응들을 보면서 아이들과 소통하려면 어떤 마음으로 만나야 하는지 여러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청소년 프로그램은 머리와 목소리와 몸의 다른 근육을 쓰자는 기획으로 시작했습니다. 오전에 낭송시간에 논어를 소리 내서 읽고 오후에는 5가지 동물로 변신하는 기체조인 오금희를 합니다. 아이들이 소리 내서 책을 읽을 기회가 없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낭송시간에 아이들 소리를 들으니 웅얼거리며 발음을 뭉개서 읽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30분가량 동일한 텍스트를 반복해서 읽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하고 몸을 쓰는 공부를 하니 불편했을 겁니다. 그래도 서로 내는 소리를 듣고 선생님들의 교정을 받아가면서 조금씩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으려고 하더라고요.

낭송하고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름, 나이, 사는 동네와 자기와 함께 생활하는 독특한 물건과 현재의 고민을 나누었어요. 어떤 학교를 가야 할지, 꿈이 계속 바뀌어서, 영어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키가 안 커서, 동생들과 일을 도모할 수 없어서, 즐겨보던 연작이 끝나서 고민이라고. 고민하는 지점들이 공감되고 지금 저희도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인지 자기소개 시간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점심 먹고 산책하러 출발~



마스크 쓰고 꽃구경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산책을 한 후 오후 수업은 오금희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이게 뭔 동작인가 의아해 하면서 자기를 내려놓고 따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곰, 원숭이, 새, 호랑이, 사슴을 따라 하며 몸을 움직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몸을 오금희로 가법게 풀고 규창이가 준비한 철학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아이들이 강의 요점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수업 끝난 후 후속 모임에서 정해놓은 말들을 모두 전달하려고 하기보다 아이들이 어느 지점에서 헤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해보자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마지막 교시, 역사 시간에 혜원이가 문명의 시작과 관련한 역사 강의를 해주었습니다. 두 팀으로 나눠서 팀끼리 문제를 찾고 외우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다들 역사책 읽는 게 어렵다고 해도 퀴즈 대결을 한다고 하니 다들 열띠게 토론했습니다. 게임할 때 퀴즈 문제를 내는 사람이 야만인, 국가, 왕이라고 설명하면 신기하게도 그에 맞는 답을 맞추더라고요^^

다음 시간에는 이것을 해오세요~

1. 내가 있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내가 있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서 글을 (A4 한쪽) 써 옵니다. 쓴 글은 다 같이 나눠 읽을 수 있도록 총 12장 인쇄해 옵니다.

2.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문예출판사) 36쪽까지 읽어 옵니다.

3. <종횡무진 세계사> 2부를 읽고, 역사 학습지 (“시간 속을 걷다” <종횡무진 세계사> 읽고 알아보기)를 풀어 옵니다.
전체 1

  • 2020-04-10 13:54
    티네이져 소생, 드디어 개강했군요!
    '머리와 목소리와 몸의 다른 근육을 쓰자는 기획'이 무척 기대됩니다~ 글쓰기 숙제부터가 엄청나네요. 무척 난감할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 재밌을 것 같은 어디에서도 못 볼 숙제네요.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