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청소년 소생> 8주차 수업 스케치 및 공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0-05-26 23:54
조회
118
이번 주에는 유독 더웠습니다. 저번 주에는 한 바퀴 산책을 도는 대신 땅따먹기를 진행했죠. 그때는 반응이 좋았는데, 더운 날씨에도 아이들이 재밌어할지, 어떻게 야외활동을 진행할지 고민이었습니다.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왔고, 계획했던 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점심시간에 논 것보다 놀고 온 이후에 먹은 쿠키가 더 인기였던 것 같습니다. 청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저희뿐만 아니라는 걸 다시 알게 됐습니다.

이번 낭송 주제는 “정직해야 용감하다!”입니다. ‘정직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정직의 의미에 대해 우리는 ‘거짓말 하지 않음’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낭송은 ‘아버지를 고발하지 않는 자식의 마음’을 정직하다고 얘기했죠. 이에 대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니, 이상하다고 답하더군요. 하하;; 그래서 아이들에게 질문해봤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에 찝찝함이 있다면, 그것은 정직한 것인지? 반대로 거짓말을 하더라도 마음에 찝찝함이 없다면, 그것은 정직하지 않은 것인지?’ 이 질문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저희와 아이들 모두에게 남겨진 공통의 숙제입니다. 일단은 아이들에게 낭송하면서 질문을 곱씹어보라고 얘기했습니다.

지난 시간 민호쌤의 강의를 듣고 써온 아이들의 글을 나눠봤습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한 자연은 무엇인지,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란 무엇일 수 있는지에 대해 써왔습니다. 재밌게도 아이들은 인간, 자연, 환경을 나누더군요. 제 식대로 그 얘기들을 정리하자면, 자연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천연의 것이고, 환경은 그러한 자연을 인간의 필요에 맞게 가공된 것이고, 인간은 자연을 환경으로 다듬는 대장장이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글에는 과연 자연이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것들로 한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습니다. 경택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도 자연이라는 말 아닌가?”라고 써왔습니다.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깔끔하게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인간이 자연과 환경을 자신과 분리시키는 사고는 무엇인지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풀리지 않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인간, 자연, 환경을 분리하는 질문과 연관이 될 것 같은데요. 바로 ‘자연(혹은 환경)을 보호하는 행위와 나의 취미생활은 대립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였습니다. 아이들도 자연(혹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생각을 따르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오주 같은 경우에는 막연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감각하게 자연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리되지 않으니 나의 행동과 욕구를 모두 반자연적인 것으로 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특강의 형태로든지 아니면 다음 학기의 주제로 자연을 아이들과 공부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이 얘길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상상이 가네요. ㅎㅎㅎ)



이번에도 준비해주신 반찬 덕에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가리지 않고 복스럽게 잘 먹더군요. 

맛있게 밥을 먹었으면 소화를 해야죠. 날씨는 더웠지만 경찰과 도둑을 한바탕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이 서 있는 걸 찍으니 화보 같네요.



'도둑팀'에서는 도현이만이 유일하게 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현이를 뺀 나머지 도둑들이 모두 잡혀서 '경찰팀'이 승리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쫓았던 태희의 끈질긴 추격으로부터 벗어난 것도 도현이가 유일했습니다. 덥다고 하더니 잘 뛰네...



잡힌 도둑들은 경찰팀에 의해 수감됩니다. 어쩐지 아이들에게는 뙤약볕에서 달리는 것보다 그늘에서 쉬는 게 더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역사 퀴즈 시간은 또 빼놓을 수 없죠. 게다가 이번 시간은 <종횡무진 서양사>의 마지막 7부를 읽은 나름 '역사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이슬람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아는 세계사가 얼마나 서양 중심적인 기술이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낯선 내용들 한가득이겠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을 거예요~!



'몸으로 말해요'의 다크호스는 태희입니다. 적극적인 몸짓으로 문제를 설명하죠. 그런데 사실 저는 아이들이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문제를 내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어떻게 자기들끼리는 잘도 맞추던데...

다음시간 공지입니다!
  1. 우리는 행복한 미래를 상상할 때, 대체로 건물 같은 물질부터 직업 같은 활동까지 어떤 것을 ‘소유한 나’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그것을 소유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다르게 생각해봅시다. 자신이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때, 그때의 나는 어떤 것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살아가면서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실천’을 하나 정해서 친구들과 나눠봅시다!

  1.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84(<‘자연의 모호한 성격> 바로 전)까지 읽어 옵니다.

  1.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1-2장을 읽고 역사 학습지를 풀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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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01:28
    그래도 이번 몸으로 말해요는 저번보다 더 구체적이게 된듯...? 표현력이 점점 좋아진 건지 아니면 드디어 통하게(!) 된 건지 옆에서 보고 몇개 맞출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공부하고 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