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후기

11.26 여시아문 후기

작성자
문정
작성일
2015-11-29 22:03
조회
3579
지난 강의엔 많은 분들이 참석을 못하셨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왜냐하면 선아쌤이 정말 럭셔리한 간식을 준비해 주셨거든요^0^ 시금치/고르곤졸라를 비롯한 각종 피자들! 인원도 적겠다 간식상에 둘러앉아 일단 '먹고', 간식을 다 해치운 후에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의 아티스트는 브라이언 이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가수. 특히 전자음을 다루는 '사운드 엔지니어'입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현대음악가들이 모두 정규 음악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이 분은 그런 적이 없으시다고. 미술 전공이신데 신디사이저의 매력에 빠져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이 날 들었던 음악들도 대부분 전자음악들이었어요. 특히 '앰비언트 음악'이라는 장르의 음악들이었습니다. 앰비언트 음악이란 선율의 전개가 아니라 소리의 질감이 곡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음악이고, 그래서 음악에 집중하기 보다 그 음악이 흐르는 공간을 더 주목하게 만드는 음악입니다. 공간음악이라고도 불린다네요.
원일샘은 앰비언트 음악들을 들으면 어떤 공간이 머릿속에서 제시되는 걸 느끼신다고 합니다. 불을 끄고 앰비언트 음악 몇 가지를 들어보았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한 앨범 전체를 차지하는 58분짜리 곡, 'Neroli'. 정말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곡이었습니다. 원일샘은 이 곡을 소리들이 공간을 떠다니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런 듯 소리들이 동동동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물이 들어있는 북을 치는 소리 같기도 했고요. 이 곡의 음들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진행는데, 진행방식이 연주될 때마다 매번 달라집니다. 처음에 네번째 음을 제일 길게 지속시켰다면, 다음 반복 땐 두번째 음을 지속하고, 그 다음 연주에는 일곱번째 음을 다른 음으로 바꾸어보던지 하는 식으로. 원일샘은 이런 식으로 음들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그 음들의 늬앙스가 달리 느껴지지 않느냐고, 샘은 이런 이노의 음악을 통해서 한 프레이즈 내에 음들을 구별해내는 예민한 감각을 배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이 프레이즈에서 부각되어야 할 음은 이거다, 혹은 이 음은 이런 늬앙스로 연주 해야한다'는 것처럼요. 중요한 말씀인 것 같았습니다. 느낌있는 음악이 되려면 다른 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음을 보고 그대로 표현해야 되는데, 예민하게 음들을 구별하고 표현해내는 데 이노의 음악이 많이 도움이 될 거 같았습니다. 이 날 neroli 말고도 another green world, 앨범 apollo 전곡을 들었는데, 특히 apollo는 원일샘이 꼽으신 명반이니 꼭 한 번 들어보세요~
이노가 영향 받은 아티스트, 테리 라일리와 스티브 라이히의 대표곡들도 각각 들어보았습니다. In C 와 It's gonna rain을 들어봤는데 그 중에 In C는 정말 독특합니다. 악보엔 멜로디 도막이 53개가 그려져 있고, 이 53개를 각각 다른 연주자들이 시작을 마음대로, 마무리도 마음대로, 악기도 마음대로, 박자만 4/4박자 잘 지켜서, 53도막이 모두 연주되면 되는 곡입니다. 이노는 합주로 시작해서 합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이 곡의 연주방식을 좋아합니다. 지휘자-연주자라는 위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해요.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이 곡을 아주 신나게 연주한다고 하네요. 제겐 이 곡이 아주 가벼웠습니다. 심각하지도 않고, 엄숙하지도 않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게 되는 음악. 연주하는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놀이 같은 음악 같았어요. 실제로 외국에서 연말 파티 행사로 In C를 하루종일 연주한다고도 합니다. 규문에서도 In C 함 해보는 게 어떠냐며 원일샘이 제안하셨는데 음...?!

다음 강의가 벌써 마지막이예요. 마지막 시간에는 라디오 헤드의 음악을 듣습니다+.+ 간식은 유진 샘께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이 날은 모두 와주세요~ 뒷풀이를 할 예정입니다! 맥주 한잔 기울임서 마무리해요~
그럼 그 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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