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10.19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0-16 15:48
조회
340
 

일단, 공지가 엄청 늦어진 데 대해 양해 말씀 드립니다. 끙.
한 주 동안 이제나 저제나 공지 올라오길 기다린 분이야 물론 없겠으나… 그래도 앞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올리도록 할게요-_-

지난 시간에는 ‘4장 언어학의 기본 전제들’을 함께 살펴보았지요.
헌데 낮 동안 있었던 토론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된 것은 사실 추상기계였어요. 지층에서부터 언급된 추상기계의 정체가 풀리지 않으니, 언어가 개입한다는 것, 같은 말이지만 언어가 일차적으로 명령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채운 쌤 설명을 짧게 복기해볼까요.
우리 믿음(플라톤적 믿음)과 달리 우주 내에 일차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질료라고 들뢰즈+가타리는 말합니다. 선차적인 것은 끊임없이 운동하는 실재라고.
흐르는 질료 위에서 일시적으로 응고된 것을 세 번째 고원에서 지층이라 명명했지요.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존재물은 지층들입니다.
<고원>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배치’는 바로 이 지층 위에 만들어진 영토를 뜻한답니다.
세 번째 고원에서 말하듯 배치는 CsO와 지층 두 면에 동시에 닿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역동적으로 구성되고 변화합니다.
4장에서는 거기에 한 가지 사실이 더 추가되는데, 기계적 배치물과 언표행위라는 집합적 배치물의 결합체가 곧 배치라는 게 그것이죠.
지층이 표현과 내용의 차원을 가지고 있고, CsO가 기호체제와 실천체제를 가지고 있는바, 배치는 언표적인 것과 비언표적인 것들의 얽힘을 의미한다는 것.

추상기계를 이로부터 (…조금;)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운쌤에 따르면 구체적인 배치 위에서 작동하는 것으로서, 배치 위의 내용과 표현 간의 관계에 의해 추상해내는 게 가능한 기계가 있습니다.
들뢰즈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작동 중이고 이항적인 것과 접속함으로써 생산하는 기계로 이해했던 것을 기억하시죠?
그런데 비단 인간, 손, 학교, 국가만이 아니라 특정한 구체적 시공간의 배치를 결정하는 기계도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기계는 가시적이지 않아요. 다만 배치 위의 관계에 의해 추상하는 게 가능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추상기계는 형식을 갖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래서 들뢰즈+가타리는 추상기계가 도표적이라 말합니다. 이게 대체 뭔 소릴까 아리송했는데, 채운쌤 설명에 의하면 그것은 추상기계가 갖는 “현실화되지 않았으나 실재적인” 속성 내지 “현실화하는 잠재태들”이라는 속성을 의미한답니다.
일대일로 대상에 직접 대응되는 기호, 직접 대상을 지시‧표상하는 부호가 아니라, 고도로 추상화된 공식, 혹은 그래프.

작가도 일종의 추상기계라는 설명이 흥미로웠죠. 울프라는 추상기계, 니체라는 추상기계.
작가는 그가 만든 음악, 그림, 시에 대해 주체도 소유권자도 아닙니다. 사실상 작가란 작품에 대해 하나의 추상기계로서 기능할 뿐 — 잠재적인 것을 특정한/고유한 방식으로 조직화함으로써 특정한 방식으로 그것이 작동되도록 할 뿐이라는 거죠.
지난 번 공지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푸코가 특정 시대의 추상적 기능으로 추출해낸 파놉티콘이나 통치권도 하나의 추상기계입니다. 그것은 특정한 지층 안에서 작동하면서 역동적으로 배치를 구성한답니다.

기계적 배치물과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물은, 서로 독립적이라면서, 어떻게 상호교차하고 개입하는가?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추상기계를 이해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추상기계가 특정한 지층 안에서 실재적으로 작동되면서 배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언표와 물체에 동시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추상기계는 언표도 아니고 물체도 아니죠.
파놉티콘은 간수(를 지시하는 것)도, 감방(을 지시하는 것)도, 감시탑(을 지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차라리 파놉티콘은 두 차원의 경험을 연관시키면서 배치를 이룹니다.
추상기계에 의해 기계적 배치물과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물은 역동적으로 서로에게 개입하는데, 존재의 비신체적 변환이 이로써 가능해집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추상기계에 의해 언어는 역동적으로 물체적 차원의 작용(작용을 받는 것과 작용하는 것)에 개입합니다.
동일한 인물이 특정한 사건과 더불어 원수로, 혹은 은인이나 연인으로 변환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언어가 물체에 개입해 존재의 변환을 가져온 결과이지요.

언어와 관련해서는 건화의 후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우리는 다음 주에 5장 함께 읽고 모입니다.
이거 어렵다는데 다들 최선을 다해 읽어오시고 4장 내용에 있어 질문사항도 수업 때 함께 나누어요.
간식은 알렉스+진희쌤께 부탁드렸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