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6/15 으랏차차 한문교실 풍경

작성자
김지현
작성일
2019-06-15 18:27
조회
158
오늘은 대종사(大宗師)편에 나오는 ‘자사(子祀), 자여(子輿), 자리(子梨), 자래(子來)’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서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즉 그들은 <무엇 때문에pourquoi?>라는 물음을 <무엇을 위해서pour quoi?>라는 물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눈은 무엇 때문에 있는 거지? 눈은 보기 위해서 있는 거야. 태양은 무엇 때문에 있는 거지? 스피노자의 동물 우화바닷 속의 물고기

 

위의 글은 인간이 존재를 목적으로 설명하는 태도에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대신 사람은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며 ‘눈, 코, 입’ 은 시간, 청각, 먹기 위한 목적때문이 아니라 어쩌다 생긴 기관과 기능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제리 코인의 『지울 수 없는 흔적』에서는 태아의 발달과정 그림을 보여줍니다. 태아는 어류, 파충류, 포유류의 진화 과정을 다 거쳐서 출산 직전에 이르러서야 사람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신체도 생명이 시작 될 때부터 현재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진화’와 ‘자연선택’으로 우리는 좀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동반한 채 주어진 조건 속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 ‘으랏차차 친구’들이 평소에 인간다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민서의 글 >

인간다움의 가치는 살아있는 생명이 가진 한 가지 종류일 뿐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죽어서 벌레가 될 수도 있고, 가축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낸 최첨단 무기와 각종 기계 때문에, 다른 생물을 죽이고 심지어 같은 인간마저 죽이기 때문에 인간이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돼지와 소를 죽여서 돼지고기, 쇠고기를 먹는다. 그럼 만약에 우리가 소나 돼지라고 생각해보자. 만약에 소나 돼지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그들에게 연쇄 살인마일 것이다.

 

< 라희의 글 >

즉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생각을 하고 추론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이다.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들을 대할 때는 매우 소중하니까 더욱 존중해야 하고, 배려와 예의는 기본적으로 지켜줘야 한다라는 것이 우리의 머릿속에 인식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곧이어 인간다운 삶, 인간적인 태도,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라는 말들을 탄생시킨 것 같다.

장자에 등장하는 네 명의 친구들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 죽어가는 친구에게 다음 생에는 쥐의 간, 벌레의 다리로 태어날 거라는 등등의 섬뜩한 이야기를 한다. 이들은 인간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 이야기들이 징그럽거나 무섭다고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인간의 가치를 너무 높게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 이우의 글 >

나는 팔이나 다리가 없는 신체적 장애인이나 정신적 장애인을 보면 신체적인 불완전함 또는 불완전한 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따져 보면 우리도 불완전한 상태이다. 옛날 사람들을 보면 원숭이처럼 생겼다. 선조 유인원의 신체에서 우리의 몸으로 변화했고 만약 이렇게 계속 우리의 신체가 변화 한다면 현재 우리의 신체도 아직 완전하다고 볼 수 없다. 지금 우리의 신체도 미래에 더 진화한 모습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완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나름대로 완전함과 불완전함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완전함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완벽한, 완전한 것은 없다.

 

< 정인이의 글 >

인간다운 생각을 정한 후로부터 우리는 인간다운 생각이라는 틀 안에 갇힐 것이다. 결국 창의성을 잃고 늘 똑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다운 생각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굳이 인간다운 생각을 정하라고 하면 오직 인간의 시점에서 보는 모든 생각이 인간다운 생각이라고 답해주고 싶다. 그 다음으로 인간다움의 가치는 인간으로부터가 아닌 인간과 인간 외에 모든 것으로부터 이뤄지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고 식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식량에는 동물과 식물이 있을 것이다. 그리그 그 동물과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의 또 다른 식량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인간만으로 발전할 수 없고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인간다움의 가치는 모든 것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을 마무리 지으면서 우리 인간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다른 생물체들을 함부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적이지 않다고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인이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식물, 동물, 해, 물과의 연관되어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 예서의 글 >

인간답다인간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어떤 기준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 친구는 사람이 병들거나 죽는 것도 인간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인 몸이란 두 발로 걷고 사지가 멀쩡한 것을 말하는데 네 친구는 병들어서 변형되고 뒤틀린 모습마저도 인간의 변화된 모습으로 보았다. 보통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적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으면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서 꼭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이라는 게 좋거나 나쁜 게 아니라 인간의 변화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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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7 13:53
    라희의 말처럼, 인간이 최고라는 내 생각이 자꾸 상상을 만들고, 편견을 낳고 하나 봅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가치들이라니!
    그런데 우리 으랏차차 친구들이 예뻐보이는 것도 너무나 인간적인 제 관념 때문인가요? ^^
    다음주 에세이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너무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