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강좌

0508후기 + 0515 공지

작성자
김상현
작성일
2016-05-10 23:58
조회
540
오늘은 『죄와벌』 에필로그와 『에티카』 정리 51~59까지 읽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4분 정도 지각을 해서 또 제가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대로 읽어온 사람이 별로 없었고 우현이 형은 늦잠자서 기차시간을 놓쳐 결국 오지 못했으며 제대로 외운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에세이를 뭘 써야 할지도 대부분 정확한 상을 잡진 못한 것 같습니다. 뭔가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일단 『죄와벌』은 뭔가 재밌으면서도 약간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우선 라스꼴리니코프의 어머니는 라스꼴리니코프가 어디론가(시베리아의 감옥으로) 떠났는데도 별로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약간 정신상태가 이상해 보입니다. 라스꼴리니코프가 곧 돌아올 것이라며 집 정리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라스꼴리니코프를 자랑하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열병으로 죽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의 어머니가 라스꼴리니코프가 감옥에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끝까지 알 수 없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처음엔 감옥에서 죄수들과도 사이가 굉장히 나쁘고 소냐에게도 약간 무뚝뚝하게 굽니다. 그러다 마지막쯤에 가선 태도가 바뀌고 갑자기 소냐의 무릎을 잡고 웁니다. 그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바뀌고 있고 그의 의식속에서 무언가 전혀 새로운 것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왜 이렇게 변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재미있고 또 이들이 왜 이러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죄와벌』에는 ‘모든 것, 그의 범죄마저도, 판결과 유형마저도 현재 최초의 환희로 가슴벅차있는 그에게는 어떤 외적이고 이상한 것으로, 그에게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 사건들로만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날 밤 무엇에 대해서든 오랫동안 생각할 수 없었고, 어떤 것에든 생각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는 당시에 아무것도 의식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다만 느꼈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서 무언가 전혀 다른 것이 형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을.’이란 문장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이 인간이 새로운 힘을 사용할 때, 능동적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만약 새로운 힘을 사용하는 것을 우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이 새로운 힘을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이 이야기를 『에티카』를 통해 이해해 보려 했습니다. 『에티카』에는 능동적인 감정과 수동적인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동적인 감정은 우리가 그저 외부의 어떤 것으로부터 작용받아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능동적인 감정은(에티카 3부 정리 58의 이야기) 정신이 자신의 어떤 타당한 관념, 즉 원인 과정 결과(?)를 확실하게 포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작용을 받아서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일들을 포착할 때 우리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저는 새로운 힘을 사용하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슬픔을 느끼는데 그 슬픔의 원인과 과정, 결과(타당한 원인)을 정확하게 포착하면 우리는 그 감정에 무작정 작용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를 피로하게 하던 것들을 정확하게 포착하면 그 피로의 원인에게 받는 작용이 줄어들 테고, 이 포착을 위한 시도를 하다보면 새로운 힘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허점이 많은 것 같긴 하지만 저로써는 이렇게 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주에는 에세이 발표가 있습니다. 각자 3페이지씩 에세이를 써 오면 됩니다. 그리고 모두가 간식을 싸오기로 했습니다. 모두 에세이 화이팅!!!!!!!!!!
전체 2

  • 2016-05-11 11:09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해서 포기하는 것도, 어떤 계기가 와주길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그렇다고 맨날 새로운 꺼리들을 찾아 헤매는 것도 아닌 방법이 뭐가 있을까, 수많은 개물들 사이에서 작용을 주고받는 인간이 그래도 자기 삶에서 능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요건 네가 쓰고 싶다던 에세이와도 맞닿는 이야기가 아니더냐.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부디 알흠다운 에세이를! / 아가들아, 너희 모두 건투를 빈드아~!!

  • 2016-05-12 00:13
    윽..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