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세미나

모비딕 후기입니다.

작성자
미현
작성일
2016-05-21 22:36
조회
732
우리는 해냈습니다. 각자하시는 공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718쪽의 불량을 소화해 내시다는 대단들하십니다. 선희샘은 들고 읽느라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모비딕은 책의 반을 고래잡이에 대한 잡학사전 같았고, 왜 이런것까지 넣었을까하는 의문점을 모두가 가졌답니다. 읽는데 그만 큼의 인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의문점을 건화군은 스피노자의에티카를 가지고 이해해 보려고 했답니다. 저는 잘모르는 부분이라 건화군의 마지막 부분만 올리겠습니다. (단순히 고래와 포경업의 모든 것을 책으로 옮겨놓고자 했던것이 아니라, 문학과 과학의 구분이 보여주고 있는 저 정신, 즉 자연의 바깥에서 그것을 조망하는 인간이라는 관점을 거부하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수경샘은 문학과 과학이 같이 할 수도 있으며 서로를 견재하는 장치로 쓰일 수도 있으며 읽는 사람에 따라 문학적 접근과 과학적 접근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슈마엘의 말도 안되는 잡학 사전이 문학일 수 있는 이유, 이슈마엘의 무모한 도전이 에이헤브의 그것처럼 비극이 예정된 모험일 수 있는 이유 모비딕을 에이헤브의 모험이라 읽는 것이 명백한 오독-창조적 오독과 이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이슈마엘...고래에 미친 이놈은 그러므로 전형적인 소설 주인공이자 동시에 작가가 아닌가.) 라는 해석으로 초점을 화자인 이슈메일로 보았답니다.

소현샘은 에이헤브 혼자 맞서서 싸우는 모습은 자본주의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와 목적론적으로 흐르다가 허무주의로 흐른것이라는 것으로 풀이를 해보고 싶어 했습니다.

현숙샘은 이슈메일이 주기적으로 오는 육지에서의 갑갑함에 바다를 찾는다라고 하면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은 꿋꿋하게 살아남았다고 하면서 바다에서의 삶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자유로움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또한 에이헤브의 선원들에 대한 선동은 죽음에 대한 욕망이 아닐까하는 말을 했습니다.

은하샘은 하얀색에 대한 이미지가 백인 우월주의인가 했는데 혐오스럽고 위대한 죽음의 이미지와 연결지어진게 재미있었고, 고래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모비딕을 과학적으로 신화적으로 서술된 이중적인 구조로 쓰여진게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선희샘의 들뢰즈가 사랑한 문학쪽으로 풀어보려고 했으나 너무어려웠고 들뢰즈를 공부하고 나서 모비딕을 읽었다면 좋았었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나의 에이해브와 선원들의 공동운명체, 그리고 에에해브와 모비딕의 공동운명체라는 부분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이 나왔고요. 버버거리며 생명의 주체는 나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하나의 생명의 흐름이고 에이해브와 나는 그 안에서 만나는 흐름속의 존재들로써 만나게 되는 지점에서 만났다는 애매한 답을 내어 놓았습니다. 채운샘의 니체 강의를 듣다가 주워들은 말이 이쪽으로 와서 붙여본것이랍니다. 수경샘의 내 관계 안에 들어온것만이 운명 공동체가 아니며, 모비딕이 강하면 에이해브도 강하여 만나게되는 지점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힘의 관계로 읽는 것도 재미있다고 하며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에 대해 은하샘의 우연히 마주치는 살인도 운명공동체인가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대해 건화군의 힘을 쓰는데 약한자이며 뒤틀린 힘이며 약자들의 힘의 표출방법을 썼다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서의 힘의지에 대해 소현샘은 의문을 가지고 더 생각해 보고 싶어했으며 모비딕의 힘에 이끌려가는 에이해브의 힘의지와 힘관계는 선악은 없고 지배와 복종만이 존재하며 강한힘은 상대에게 영향력을 미치며 끌려오게 만든다는 말로 수경샘이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수경샘이 좋아한다는 루카스는 근대소설의 이전과 이후를 귀향으로 귀착되는 모험인가 귀착되지 못하는 모험인가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슈메일이 엉뚱한 고아로 끝나는 지점은 그 동안 관찰자의 시점에서 아무것도 건진것이 없기에 근대문학이후에 해당하며, 근대문학은 세계로부터의 소외이며, 더 이상 알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건 에이해브와 같이 모험하는 것이며,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힘의문제라는 말과 이야기에 능한데 사전식은 재미없었는데 그 지점에서 화자인 이슈매일이 드러나는 효과가 아닌가합니다라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후기라는 것을 올리며 보니 각자의 언어의 사용지점이 자신의 욕망의 한 단면이지 않을까?  제가 말을 참 어눌하게 얼버무리며 사용하는구나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그 동안 접할 수 없었던 책을 읽게 되는 것은 제가 모르는 골목길을 찾아헤매는것을 좋아하며, 낯선 영화를 즐겨보려 했던것의 연장선상의 일로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데도 도움이 많이 될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써보는것이 생각을 정리하게 해준다는 지점에서 힘들지만 좋았습니다.
전체 2

  • 2016-05-22 10:10
    쌤... 저 문학과 과학이 견제장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다른 분과 혼동하신 것 아닐까요 ㅎㅎㅎ그리고 제가 루카'치'를 언급한 건... 마지막에 "엉뚱한 고아"라는 표현이 재미있어서, 게다가 이게 모험소설로 분류될 수 있으니 생각난 것... '근대문학 이후'에 해당한다, 라고 하면 뭔가 오해가 있을 수도. 다른 분들 말씀하신 것을 정리하시보단 선생님의 느낌을 정리해주길 원했건만 ^^; 첫번째 후기니 신고식인 셈 하고, 다음 번엔 또 다른 느낌의 후기 부탁드려요. 모두 담주에, <파도>와 함께!

  • 2016-05-22 22:39
    미현샘 후기데뷔를 축하합니다 ^^ 지난시간 결석자로서 자세한 후기 감쏴~~
    왠지 요즘 글 쓰는 것에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솔솔~~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