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F절차탁마 10월 31일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18-10-29 15:04
조회
186
지난 시간에는 채운샘 강의 없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각자의 에세이를 좀 더 면밀하게 점검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가졌죠. 저 같은 경우... 매주 헛된 시간을 보내면서(벌써 주제가 몇 번째 바뀐 건지 모르겠네요) 문제를 구성하는 일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에서 우리가 그것에 부과하고 있는 범주들을 그 담론적 사실들의 내적인 특성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담론에 접근함에 있어서 의심하지 않고 의존하는 범주들(가령 ‘문학’, ‘정치학’ 등의) 또한 사실은 분석되어야 할 담론적 사실들일 뿐이라는 것이죠. 나아가 푸코는 ‘책’이라는 단위를 의심합니다. 푸코는 저자의 절대적 지위와 책이라는 물질적 단위로 환원되지 않는 담론적 통일성과 담론의 복잡한 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담론의 복잡한 장을 본다는 것... 네, 그게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새삼 제가 모든 문제를 얼마나 익숙한 범주들 속에서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가령 연애를 문제 삼으려고 해도 연애를 가장 익숙한 이웃관계 속에서밖에 문제화하지 못하는 것이죠. 때문에 진부한 방식으로밖에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것이겠죠.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를 어떤 영역과의 연관 속에서 볼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것 같네요.

채운샘께서는 무작정 문제를 구성하려 하기보다는 먼저 푸코와 니체가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들을 정식화하고 그 정식화된 방식에 따라 다루려는 토픽을 바라보려고 시도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처럼 문제가 잘 구성되지 않으시는 분들께서는 이 방법을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는 <지식의 의지에 관한 강의> 중에서 12장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읽어보시고 소포클레스 의 <오이디푸스 왕>도 참고 삼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간식은 규창이와 호정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체 1

  • 2018-10-31 08:44
    정말 어려운 에세이입니다. 니체와 푸코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온다는 것은 계속해서 내 생각을 점검하고, 그것을 역사화하는 것. 어떤 지점 어떤 언표를 문서화하면서 작업해야 하는 것인지? 아, @.@;;
    드디어 오늘이네요. 다들 어떻게 고생하셨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