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0720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07-17 17:09
조회
415
며칠만에 절반 이상 까먹은 것이 분명한, 죄송하고도 죄송한 수업 정리 및 공지 올립니다; 다들 저 아니어도 잘 복습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아 ㅜ

지난 시간에는 크게 세 가지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ㅜㅜ
하나, 오이디푸스는 정말 모든 사회에서 발견되는 것인가. 둘, 원시 영토 기계에서 영토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셋, 전제군주는 언제 어떻게 출현하는가.

하나씩 간단하게 복기해볼까요. 일단 오이디푸스에 대해, 들뢰즈+가타리는 저언혀 그렇지 않다고 반복해 말하고 있지요.
정신분석학자들은 오이디푸스적인 것이야말로 선재하는 인간의 욕망이며, 모든 역사에서 출현하고 있는 것이라 말하며, 그 근거로 원시사회에서부터 발견되는 근친상간 금지를 손으로 가리켜 보입니다.
네, 우리도 직접 보았듯 원시 영토 기계에도, 전제 군주 기계에도 분명 근친상간 코드가 보이네요.
그런데 들뢰즈+가타리는 이를 역사‧사회적인 것과 무관한 사적/가족적 욕망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운쌤 설명대로 각각의 사회체 안에서 근친상간이 갖는 의미는 아주 상이합니다.
가령 영토 기계에서 근친상간은 인물적인 것이 아니라 차라리 배아적인 것, 고로 엄마와의 근친상간 이미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엄마가 아니라 강도로서의, 에너지로서의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고, 아버지, 삼촌 등등의 강도적 지대의 통과와 관련된 것이 됩니다.
엄마라서 욕망이 생기는 게 아니며, 내가 자식으로서 욕망을 갖는 게 아니고, 어머니라든지 아버지라 부를 때조차 그것은 배아적 가계를 따른 것이라는 들뢰즈+가타리의 아주아주 독특한 설명을 기억합시다.

자, 원시 영토 기계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볼까요. 책을 읽으면서는 흥미롭기는 한데 잘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채운쌤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지요.
— 원시 영토 기계는 ‘표식’을 통해 구성원을 영토에 귀속시킨다. 특정한 영토의 소속원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공동체는 개인의 신체 표면에 표식을 새기는데, 들뢰즈+가타리는 이를 원시 사회가 행하는 ‘욕망의 사회적 투여’로 이해한다.
그러니까 니체가 ‘잔혹한 기억술’이라 표현한 바 있는 통과의례 같은 것은 원시 사회체가 행하는 영토화 작업이랍니다.
물론 모든 통과의례는 공포스럽고 잔혹하고 고통스럽지만, 그러한 비일상적 의식을 통해 구성원들은 고통을 가시화하고 해소한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이는 고통을 ‘내면화’하는 근대인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고통 해석법임이 분명한 듯합니다.

채운쌤 설명에 의하며 원시 영토 기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그것은 탈코드화랍니다.
자본주의 기계가 탈코드화를 토대로 삼는 것과 달리 원시 영토 기계는 영토에 귀속되지 않는 것에 대해 큰 공포심을 갖습니다.
자, 그럼 이 탈코드화가 무엇인가. <앙띠>는 다음의 문장으로 답하는군요. “원시 시장은 등가물의 확정보다는 에누리에 의해 진행되는데, 전자는 흐름들의 탈코드화와 사회체 위의 기입 양식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등가물의 확정, 이것이 탈코드화이고, 이것이 기존의 기입 양식의 붕괴를 가져옵니다.
모스가 주목한 ‘쿨라’라든지, 클라스트르가 말하는 부족민과 족장 사이의 관계가 보여주는 것을 상기해봅시다.
원시 영토 기계를 유지하는 것은 비대칭성입니다.
영토 기계는 빚진 자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축적 현상을 막고 안정을 유지하지요.
그러니까 여기에는 교환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교환을 가능케 하는 어떤 기준, 그 기준에 의한 가치들의 균질화, 이게 없는 거지요.
고로 원시 영토 기계의 극한, 그것은 ‘교환’과 ‘추상량’이라는 탈코드화입니다.
이 순간 초월적인 것이 등장해 영토 기계를 안에서 끝장내는데, 들뢰즈+가타리는 이를 전제군주라 말하지요. 전제군주를 성립케 하는 것은 추상량, 즉 벽돌들이랍니다.

원시 영토 기계의 작동을 저지하면서 동시에 출현한 전제 군주 기계는 새 결연을 가져오고 자신이 신과 직접 혈연관계를 맺고 스스로가 기원임을 선포합니다.
그럼으로써 탈코드화된 원시 영토 위에서 재영토화를 행하고 또 초코드화를 행합니다. — 나만이 진리/표상/기표를 안다, 내가 법이다, 고로 명령은 오직 내가 한다.

자, 다음 시간에는 여기 이어 전제군주 기계를 조금 더 보고, 원국가의 출현을 함께 살펴봅니다.
다들 재미지게 읽어오시고, 질문도 그때그때 해주셔요.
후기는 수영, 간식은 재겸쌤과 홍명자쌤께 부탁드립니다.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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