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소생팀이 밟은 열 번째 도시 : 야즈드 1부

작성자
지영
작성일
2019-01-15 02:51
조회
203
*소생팀 사진 후기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야즈드 다음 도시부터 인터넷을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되어 지금에야 올립니다.

페르시아 여행이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소생팀은 야즈드에서 4박5일 머물렀습니다. 이곳의 조로아스터교의 유적과 사막, 관개수로 등과 관련한 이야기만 해도 용량이 커서 1,2부로 나누었습니다.

먼저, 야즈드 시내편입니다.

제국의 흔적이 가득한 쉬라즈를 떠나 사막 도시 야즈드에 도착하기 전, 저희를 맞아 준 것은 ‘바람과 모래’였습니다.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는데요, 고속도로에서 사람과 짐을 가득 실은 10인승 승합차가 바람에 밀릴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치 안개처럼 시야를 가려버리는 모래 바람(사실 이건 금방 사라져버려 오히려 아쉬었어요)까지. 그 바람을 뚫고 가면 모래빛의 도시가 나타납니다. 바로 야즈드!

야즈드의 첫인상은 상상하던 사막의 오아시스(사막의 모래로 지은 집과 넓은 광장에 낙타를 끄는 상인들이 있을 것 같은)가 아니라, 그동안 봐온 도시들이 살짝 낡고 빛바래고 조금 작아진 것 같다는 정도였습니다. 특히 '아미르 차크마크 광장(Amir chackhmap complex)'(티무르 왕조 시대 건립)을 보면서 저의 얄팍한 망상이 확 깨졌지요

그래도 도착 기념사진은 남겨야죠!  가족 사진과 낮의 모습~



다음날 본격적으로 야즈드 탐사를 나섰습니다. 야즈드는 수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남부 사막에 위치한 지역적 특징 때문에 예부터 전쟁과 박해를 피해 온 예술가, 정치인들의 피난처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8세기 때 이슬람이 들어오고 12세기 때 몽골의 침략을 받으면서 당시 페르시아에 살던 조로아스터교도들이 박해를 피해 이곳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이 후부터 현재까지 가장 많은 조로아스터교도들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먼저 간 곳은 천 오백년 전부터 꺼지지 않았다는 ‘승리의 불’이 있는 '어타쉬바허름(Atashbahram, 조로아스터 성전)'입니다. 그 앞에서 한 장!



신전 중앙에는 조로아스터교의 상징인 '파라바허르(Faravahal)'가 있고 그 앞애 연못과 양 옆으로 나무들이 한 세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과 새의 몸통 형상을 한 '파라바허르'는, 양 꼬리와 날개가 각각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 불은 언제나 물과 있음으로써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을 보면서 얼핏 동양에서 음양오행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사유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도 그렇구요. 짧은 영어로 읽은 짜라투스트라의 영어 번역문을 보며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공부가 한참이나 미흡하구나 싶었습니다ㅜㅜ

이어서 1960년대 까지 실제로 사용되던 조로아스터교의 조장터로 가봅니다. 현지어로 ‘다흐메(침묵의 탑)’라고 하는 곳인데요, 두 개의 탑이 있고 각각 남자와 여자를 위한 조장터로 쓰였습니다.

그 중 여성용 조장터 앞에서 한 장~



조로아스터교 조장의 특징은 시체를 매장하거나 태우지 않고 마을의 외곽에 있는 높은 탑 꼭대기에 올려놓은 뒤, 새들이 쪼아 먹게 한다는 것입니다. 시체는 더러운 것이라 신성한 불로 태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거 생각하듯 비위생적인 것이 중심 개념이 아니라죽은 자는 새롭게 부활한다는 생각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이란에서 1,2위를 타툴 정도로 높고 화려한 미나렛이 있는 '야즈드 저메 모스크' 입니다. 이 모스크는 이슬람 이전 페르시아의 국교인 조로아스터교의 신전 터 위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약 6세기경 사산 왕조 시대 처음 지어졌고, 이후로 조로아스터 교당은 여러 왕조들에 의해 증축 및 확장 되었다고 합니다. 두 개의 미나렛은 16세기 사파비 시대에 지어졌고 미흐랍은 13~16세기 티무르 때 지어졌다고 하는데, 벽과 기둥에 덧붙인 듯한 타일과 통일되지 않은 양식들이 겹쳐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 었습니다.

그 앞에서~



다음으로 야즈드의 관개 수로 방식과 구조를 볼 수 있었던 '물 박물관'을 보고, 그  수로를 이용해 65km 떨어진 산에서 끌어온 물로 호화롭게 꾸민 '돌랏 어바드 정원(Dow-lat-abad garden)‘으로 향했습니다. 정문이 철장으로 막혀서 포기하고 돌아가다가 아쉬운 마음에 들른 공터 안쪽에 매표소가 있는 것을 발견! 18세기 잔드 왕조 시대에 지어진 에덴 동산의 모습을 한 페르시아식 정원의 형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2부에서~
전체 4

  • 2019-01-15 11:20
    저도 조장터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보게 되는군요. 각자의 여행기가 정말 기대됩니다.
    그리고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란은 정말 굉징하군요!

  • 2019-01-15 21:53
    재밌게 보고 있어요. 여행 가서 글 올리느라 수고가 많네요. 사진도 점점 잘 찍게 되고, 여행도 틀이 잡혀 가는데.
    ㅎㅎ. 그렇죠. 좀 익숙해지면 또 떠날 때가. 이젠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네요.
    암튼, 잘 놀다 와요. 모래사막 진심 가보고싶다.

  • 2019-01-16 07:57
    제국은 바람과 모래 사이로 지나갔는데
    바람과 모래는 지금도 불고 있군요.
    ...
    조장터에 올라가 보셨나요. 궁금해요!

  • 2019-01-19 10:09
    물길이 닿은 곳은 초목이 자라서 풍요롭게 보이는데, 물길이 끊긴 사막은 적막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목을 축이고 나면 사막으로 떠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사진 속에 아지미씨가 없으면 서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