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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전사의 글쓰기 12. 26 공지

작성자
은남
작성일
2015-12-22 16:49
조회
954

<12. 19 강의 후기>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뤼쉰의 글이 참 어렵습니다. 이심집을 읽고 공통과제도 못썼어요. 루쉰은 현실을 떠나지 않는 글을 보여줍니다. 루쉰의 치열하고 치열한 공격을 펼치는 글을 읽고 왠지 감상문으로 퉁치면 안될 것 같고 나도 나의 질문을 꺼내야 할 것 같은데...그러다보니 못썻습니다. 자꾸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글이 어렵기도 하지만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냐, 어떻게 나를 직시하느냐가 더 어려웠던 것이겠지요 채운쌤은 단지 루쉰을 ‘대상화’해서 읽는다면 공부가 내 삶이 될 수도 없다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책 읽기는 책을 안 읽은 것이라 했습니다. 자기가 모기한테 물려있는 지점이 글을 쓸 수 있는 지점이라는 쌤의 고독한 외침도 이어졌습니다.

루쉰의 글이 현실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읽었던 작품집에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이 ‘노예’가 아닐까 합니다. 루쉰은 ‘노예’를 드러내기 위해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국민성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중국의 현실문제와 인간의 문제를 항상 잊지 않고 글을 씁니다. 현실을 떠나지 않았기에 ‘문예’전쟁이 펼쳐질 때 감정적이지 않은 공격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삼한집부터 갑자기 ‘문예, 문학, 예술’ 전쟁이 펼쳐집니다. 량스추 같은 자유주의 유학파들은 문학에 보편적 인성이 있는 것으로 계급성을 부정하고,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 문학가들은 문학에 인성을 부정하고 계급성만 존재하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다 국민당정부는 문예는 민족에 속한 것으로 민족 이데올로기까지 등장합니다. 문학의 계급성 문제는 채운쌤이 다음 시간에 추가로 강의한다고 하셨어요.. 루쉰은 민족, 계급, 혁명 어느 하나라도 절대화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문학의 계급성에 대해서도 문학이 사람을 통하지 않고 인성을 나타낼 수 없으므로 계급성과 단절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빌려 문예를 무기로 삼고, 문예에 깃발을 꽂고, 아니면 오로지 예술만을 위한 문예를 하는 것을 루쉰은 비판합니다. 채운쌤은 루쉰이 근본적으로 질문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루쉰은 어떤 진영에 속하기를 거부하면서 자유문학이나 혁명문학를 비판하면서 하고 있는 질문은 글쓰기 혹은 문예라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심집에서는 번역의 문제가 자주 나옵니다. 채운샘은 근대시대에 번역은 사상의 접속문제로 창작 못지 않게 중요한 작업이었으며 번역자는 사상을 접촉할 뿐만아니라 이를 언어가 없는 대중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전달의 의무가 절실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논점으로 삼아야 할 것은 루쉰은 왜 경역을 고집했느냐? 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뜻이 왜곡되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번역이 되어야 한다는 량스추로부터는 상쾌함을 주지 못하는 죽은 번역이라 비판받고 좌련의 취츄바이로부터는 절대적 백화는 아직 이루어내지 못했다고 편지를 받습니다. 루쉰은 이에 대해 ‘이도 저도 아닌 백화를 만들 수 밖에 없으며, 이 백화는 살아 있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살아 있어야 하는 까닭은 일부는 민중의 입에서 취한 것이고, 일부는 살아 있는 민중속으로 주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언어는 민중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민중에게 주입되기도 해야 합니다. 루쉰의 경역의 태도는 양진영의 문학을 비판하는 입장과 동일합니다. 루쉰 자신은 고문을 섭렵하고 유학까지 다녀온 지식인으로 자신을 기만하고 민중의 언어를 그대로 베껴쓰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지식인과 민중의 거리는 분명 있으나 지식인이 글을 써야 하는 토대 즉 삶의 토대는 자신을 포함하여 이땅에 살고 있는 민중인 아Q들입니다. 그러면서 문학이 한편으로는 삶의 현실을 외면하고 연예소설이나 쓰고 있고 한편으로는 지식인이 민중인척하면서 무엇을 규정짓고 실체화하며 환상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 대목에서 들뢰즈의 소수성을 말씀하셨지요...

이상 짧은 후기였습니다. 소수성이 뭔지 궁금하다구요? 결석하지 마세용^^

<12.26 공지사항>

1. 읽어 올 글들 : 루쉰 전집 6집 중 <남강북조집>

2. 발     제 : 민호

3. 공통과제 : 남강북조집에 대한 공통과제 및 개인 선택 암송

4. 간식 : 홍명자, 옥상 샘
전체 4

  • 2015-12-22 17:07
    왜져, 왜 노신 후기가 이토록 웃음을 자아내는 거져 ㅋㅋㅋ

  • 2015-12-22 18:28
    샘, 저와 함께 '맞춤법, 띄어쓰기'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나중에 '경역'이라도;;;;ㅋㅋ 암튼 저는 '양진영의 문학'에서 빵 터지고, '소수성이 뭔지 궁금하다구요?' 도발(?)하는 데서 ^0^ 이히히 암튼 요번 학기도 얼마 안남았는데,,, 열공합시당~~0~~!

  • 2015-12-22 19:20
    이 후기를 읽고 제일 고독한 것은 나, 그리고.... 모기....

  • 2015-12-24 17:53
    아, 귀여운 은남샘 >.<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