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12.02 절차탁마후기

작성자
락쿤
작성일
2015-12-05 22:48
조회
660
2015. 12.02. 들뢰즈 <차이와 반복> 1.차이 그 자체(1.2.3절)

우리는 들뢰즈의 사유를 마치 어둠속을 더듬어 가듯 쫒아가고 있는데요. 채운샘의 강의는 우리에게 촛불 같았습니다.

우선, 들뢰즈의 사유인 ‘차이 그 자체’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개념적 차이와는 다르다고 하는데, 무엇이 다른 것인지 마구 혼동되었습니다. 이어 채운샘은 이 물음부터 차근하게 풀어주셨습니다. 개념적 차이는 이것과 저것의 차이를 말하지만 '차이 그 자체'는 개념화 되어 있지않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듯말듯한 시선으로 있자(ㅠㅠ), 금세 알아봐주시네요. 그리고  여러 예를 들어주시며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중 우리 몸의 예입니다.
몸은 피, 뼈, 근육 등 서로 다른 것들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몸은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는라 계속해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죠. 이것은 무엇과 무엇의 차이가 아닙니다. 1초 전 피와 1초 후 피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시간을 고정시켰을 때이고, 피는 계속해서 돌면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 피돌기입니다. 즉 다음 순간으로 넘어가는 피 운동이죠. 즉 차이가 차이화하는 힘을 통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생성(되기)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고유한 개체성, 환원불가능한 개체성, 이것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는 실체가 있다. 실체가 있음을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나누고, 다시 움직이는 것을 동물로 또 동물을 세분화하여, 생각하는 이성으로, 인간을 구별해 놓고 있죠. 이것은 개념의 범주들을 나눠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차이를 부여하고 있죠. 그저 있는 것들을 범주 안에서 정의하고 같은 것이 아닌 차이들을 규정합니다.

역으로 개체가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다’ 안의 일반성에 종속되는 한에서만 차이인 것이죠. 그 안에서만 차이를 낳습니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는 차이 그 자체를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성 안에서만 차이를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개체성은 환원 불가능합니다. 고유한 개체성은 성격, 인격, 기질, 신체 등은 사건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것이죠. 잠재적 차원으로 여러 가지 뒤섞인 카우스 속에서 반복되면서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어떤 판(잠재적 차원)안에서 문제(차이)에 대한 해를 도출하는 것이 반복입니다. 동일한 사건을 어떻게 내가 반복적(차이를 구성하는 힘)으로 일정하게 구성하는냐인 것이죠. 이런 것들이 이미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건을 누군가는 더 슬프고, 누군가는 덜 슬프게 조직해 내는 방식으로 그의 고유한 개체성이 구성되는 것이죠.
신체 우리의 몸은 매번 의식하지 못하지만 환경이나 외부세계를 매번 새로운 조건 속에서 사건을 겪습니다. 그리고 매번 문제 안에서 항상성(36.5°)을 늘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환경에 대해 문제를 풀고 있는 거죠. 그러니 몸은 계속해서 차이들을 겪고 있고 차이로부터 반복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현실화 될지 모르는 상태(잠재적 상황으로)에서 매번 차이와 반복을 형성하는 것이죠. 즉 차이를 일정하게 구성하는가, 차이를 조직하는 힘이 반복인 것입니다.

“번개는 검은 하늘로부터 떨어져 나오려 하지만, 결국 그 하늘을 같이 끌고 가야만 한다.”(p.86)

들뢰즈의 번개의 사유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수업전 세미나 시간 때에도 어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멋지다!! 감탄 연발이었답니다아~^^

좀 더 채운샘의 말씀을 이어갑니다.
하늘과 번개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번개는 반짝하고 하늘에서 만들어진 사건이죠. 차이란 만들어지고 있는 것,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곧 생성입니다. 소멸까지 포함한 생성. 생성은 존재를 만들고 있는 힘, 존재는 아니죠. 존재 이전에 생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건이 잔혹한가요? 그것은 약속, 계획, 미리 예견되어 있지 않아서입니다. 사건은 느닷없이 찾아와서 난폭합니다. 사건이란 난폭함을 겪는 것입니다. 난폭하다고 하니 특별한 사건이 떠오르셨겠지만요. 채운샘은 사건은 아주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치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매번 일상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건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습관적으로 반복을 겪는 거죠. 이렇게 일반화나 어떤 법칙 속에 구겨넣으면 어떤 질문도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차!! 그리고 '일의성'의 부분은 이번 수업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는데요. 그걸 놓치고 갈 뻔 했네요.

개체는 개체와의 장과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매번 나를 발생시키는 장과 나를 분리 불가능하다.(이 말은 위에서 말한 하늘과 번개의 사유를 이미지화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신체를 만드는 장은 나한테서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개체성은 나의 정신, 나의 감성, 나의 의지 등등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주고 받는 영향을 미치는 장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구성하는가는 나의 반복의 문제죠.

환경이 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나의 일부다. 내가 이미 환경을 구성하는 것입니다.(충격이죠ㅡㅡ;; 인간 밖에 환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도 이미 환경이라는 것 말이죠. 환경따로 인간따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 말이죠. 그렇다면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보호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채운샘은 우리의 윤리적 행위를 바꾸는 것, 관계의 장을 바꾸는 것이라 말씀합니다. 우리가 환경과 구분되지 않으므로.

그러니깐 일의성은 서로 다른 존재가 바탕에 빼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탕을 하늘이라고 비유한 것처럼 어떤 개체도 만들어지기 이전의 장, 개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장입니다. 개체화의 장이 일의성입니다. “하나의 목소리” 세계는 하나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 똑같은 하나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사유가 깨어있으면 언제나 괴물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괴물은 사건을 잔혹하다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사유란 규정되지 않는 무언가를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어떤 개념으로 종속시킬 수 없는 차이들의 발생이 괴물인거죠. 그러니 괴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 습관인거죠.(저도 괴물을 만들어 내려면 습관적 후기 쓰기, 습관적 책 읽기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요... 오후에 세미나를 해보니, 저의 습관들이 마구 들어남을 알겠더라구요ㅜㅜ;;).

마지막으로 들뢰즈는 재현(표상)을 부정하기보다는 인간이 차이나는 괴물스러움도 표상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즉 차이화하기 보다는 개념적 표상 속에 이 세상을 가두려고 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삼은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수업 중에 언급된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그림을 찾아보았는데요. (어디부터 얼굴인지 눈,코,입 인지.. 형상이 뒤섞여 있는데.. 뭔가 반짝하고 튀어나올 것 같은 힘이 느껴지더라구요. ㅎㅅㅎ궁금하시죠!? 한번 미리 찾아 즐감해보세요^^
전체 3

  • 2015-12-07 11:59
    왜 안 올리시나 했더니 역시 시간 들여 꼼꼼하게 정리하셨네요. 덕분에 복습 잘 했습니다>0< 수요일에 뵈요.

  • 2015-12-07 12:09
    엄지 척! 락쿤샘, 공부 엄청 열심히 하고 계신 티가 팍팍 납니다. 화이팅이요~^^

  • 2015-12-07 22:55
    괴물-사유, 괴물-사건,, 음 울 셈나 시간도 괴물이 태어나는 시간(?)같을 것일수 있을까요...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샘 곧 만나유~~~~@@